|
|
| 2009년 8월 강원 북부여행 |
이번 여행의 컨셉은 안보입니다.
강원도 북부 내룩지방은 휴전선에서 가까와 일반적으로 여행하기에는 적당치 않은 점이 많지만 거꾸로 그러한 점이 여행에는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화천, 양구라는 지역은 이름만 들어도 6.25 한국전쟁과 관련된 전쟁이야기나 군과 관련한 일들이 많은 지역인데 그러다 보니 일반인들이 많이 찾지않아 조용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에는 그만한 곳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행선자는 화천의 토마토축제였는데 가는 김에 양구에 있는 박수근미술관과 6.25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중 하나였던 펀치볼이라는 지역, 그리고 국민을 기만한 사기로 유명했던 평화의 댐까지 두루 살펴보는 것으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아침부터 서둘러 새로 뚫린 고속도로인 서울-춘천간 고속도로(60번)와 55번 중앙고속도로를 지나 춘천까지 간 다음 46번 국도를 타고 직행하여 박수근미술관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가 된 박수근선생은 이 곳 양구 출신으로 여타 예술가들과 비슷하게 당대보다는 사후에 더 잘 알려져 이제는 가장 우리나라에서 비싼 그림을 그린 화가가 되는 영광을 누립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죽고 나서 후대에 인정받아 엄청난 예술가로서의 지위를 누리는 인물들이 꽤 있지요. 그 후손들이 혜택을 본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스타트는 양구에 있는 박수근미술관이 끊었습니다.
|
|
박수근미술관 입구에서...
양구라는 남한내에서는 가장 외진 곳중 하나에 자리잡은 박수근미술관은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서울이나 여느 대도시에 있는 그 어떤 미술관보다도 디자인적으로 미술관이라는 느낌이 팍 옵니다.
유럽을 여행할 때 자그마한 마을에도 미술관들이 그 지역을 대표하는 화가들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것에 감탄한 적이 많았는데 박수근미술관은 그보다도 한 단계 위입니다.
건축학적으로, 미적 감각으로, 그리고 보유한 사료나 유품들이 그러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미술관에 어울리지 않게 박수근화백의 작품이 많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점은 아쉬움일 뿐입니다. 그처럼 비싼 화가의 작품을 기증이 아닌 구매나 경매로 매입하여 전시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후에 좀 더 활성화된다면 기증을 통해, 혹은 기획전시를 통해 그의 작품을 더 많이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미술관 주차장에서 만난 옥수수 같은 것을 팔고 있는 행상인 동남아 주부(아마도 베트남일 듯 싶은데)가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으로 봐서 언론에서 떠드는 외국인이주자들이 이 먼 시골 구석까지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단일민족이라는 기치를 앞세워 우리끼리라는 식의 결속을 다지기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등과 같이 다민족국가로 변화해야 할 시기인 듯 합니다.
우리의 옛 조상인 고구려가 다민족국가로 700년 제국을 만들어 계승했듯이 말입니다.
|
|
박수근미술관은 실내에서도 자유롭게 사진촬영이 가능합니다. 물론 제2전시실에서는 촬영금지이지만...
|
박수근미술관 앞에 이 곳이 박화백의 고향임을 알려주는 표석입니다.
양구의 또 하나 관광지는 다름아닌 안보관광지입니다.
일명 펀치볼(Punch Bowl)이라 불리는 지역은 예전에는 민통선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갈 수 없는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민통선이 좀 더 북쪽으로 옮겨져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습니다.
펀치볼은 말 그대로 칵테일파티를 할 때 후르츠칵테일과 같은 것들을 담아두는 둥글고 넓적한 그룻입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이 지역에서 치열하게 중공군과 전투를 할 때 미군들이 이 지형의 모습이 마치 펀치볼과 같다고 하여 붙인 별명이지요.
실제 이 펀치볼내 마을의 이름은 해안면입니다.
박수근미술관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가다 새로 뚫린 터널들을 몇 개 지나면 바로 펀치볼내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마치 화산 분화구와 같은 모습으로 분지를 산들이 빙 둘러싸고 있습니다.
보자마자 바로 아, 이래서 펀치볼이구나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한 지형구조이지요.
이 펀치볼 북쪽 능선에 을지전망대가 있고 그 밑으로 제 4땅굴이 있습니다.
을지전망대에서는 약간 북동쪽 방향으로 멀리 금강산이 직접 보이고 북서쪽으로는 6.25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중 하나인 김일성고지, 스탈린고지들이 보입니다.
철원지역과 함께 가장 치열한 한국전쟁 후반부의 중동부전선입니다.
|
|
일명 펀치볼이라는 지역의 모습입니다. 화산분화구와 같이 넙적한 사발의 모양을 하고 있지요. 그래도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왔기에 청정지역으로 손꼽힙니다.
|
을지전망대의 모습입니다. 안개가 짙게 끼여있어 북쪽으로 금강산이나 북한땅은 커녕 남쪽으로 보여야 하는 펀치볼도 보이지 않습니다. 앞의 철조망을 넘으면 남방한계선입니다.
이제 펀치볼을 벗어나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그 이름도 유명한, 아마도 누구든지 가보지는 않았어도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평화의 댐을 향합니다.
평화의 댐은 우리 현대사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간직한 곳입니다.
전두환정권 당시 북한과의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북한에서 금강산 서쪽 지역에 만들기 시작한 금강산댐과 발전소를 남한을 적화통일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수공작전을 위한 댐이라고 속여
그 댐을 북한이 임의로 폭파할 경우 300억톤의 물이 수도권 지역으로 쏟아져 63빌딩의 절반이 잠기고 하면서 언론을 통해 발표하여
전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고 다시 그 성금을 거둬 댐을 만들었는데 그 사실이 90년대 중반 민간정부에 의해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실제 수공을 하기에는 너무나 소규모라는 점이 발견되었지요.
그런데 그로부터 몇년뒤인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당시 위성사진 판독 결과 북한이 만든 그 금강산댐이 부실공사로 인해 실제 붕괴위험이 산재해있다고 하면서 우리 정부가 보강공사를 해주겠다 등등 호들갑을 떨다가
결국 그 하류에 있는 평화의 댐을 증축하여 그러한 위험을 방지하는 쪽으로 결론 나면서 평화의 댐도 다시 증축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평화의 댐은 당초의 규모인 110여 m높이에서 150m를 더 높여 총 265m 높이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
|
평화의 댐으로 가는 도중 만난 양구군의 작은 마을입니다. 이런 작은 마을에도 마을 내를 흐르는 개울을 수변공원으로 변화시켜 휴식공간을 주민들에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진 모습입니다.
|
평화의 댐의 모습입니다. 이 경사면에다 돌을 던져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됩니다. 화천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그렇게 해보라고 나옵니다.
이유는 던져보면 압니다. 이렇게...
힌트를 드리면 던진 돌이 평화의 댐 호수물에 닿을까요? 닿지 않을까요?
가서 던져보세요...
|
평화의 댐 정상에서 내려다 본 북쪽 호수지역입니다.
금강산댐이 파괴되어 밀려 내려온 물을 가두는 목적으로 만들어져 실제 평화의 댐은 저수량이 많지 않습니다.
|
평화의 댐 정상에서 내려다 본 남쪽 하류지역입니다.
만일 이 평화의 댐이 무너지면 하류에 있는 화천, 춘천, 의암, 청평, 팔당댐이 모두 위태로와질 수 있지요. 결국 서울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댐을 튼튼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위 돌 던지기 문제의 답은 정말로 호수에 돌을 빠트리기가 무지하게 어렵다입니다. 10개 던지면 1개도 채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만큼 댐이 크고 경사면이 길어, 또한 2단으로 축조되었기에 중간에 돌이 가다가 서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
|
평화의 댐 정상에서 역시 포즈를 잡는 아이들입니다.
|
평화의 댐에 있는 평화의 종입니다.
화천군과 오뚜기식품이 주최하는 화천 토마토축제는 스페인의 어느 마을 토마토축제를 본따서 만들어 화천토마토를 알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생겼습니다.
오늘 우리가 그 축제의 현장에 가서 공짜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를 먹고 토마토 축제의 모습을 볼 겁니다.
|
오늘의 우리의 목적인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제공 현장입니다. 마음대로 무한정 먹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맛도 좋았습니다.
|
|
토마토 던지기 격투장입니다. 이 곳에서 토마토를 마음껏 던져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
|
토마토축제의 현장을 떠나 인근 광덕계곡의 물가에서 즐거운 물놀이도 가졌습니다.
|
이제 오늘의 마지막 행사인 춘천 닭갈비 먹기입니다.
화천을 떠나 춘천으로 가서 저녁을 닭갈비로 해결했습니다.
25년전만 해도 춘천에서 닭갈비를 먹으면 양배추도 많이 들어갔지만 깻잎도 상당한 양이이 들어가고 닭갈비 양도 푸짐했는데 이제는 깻잎은 거의 없고 양도 적어졌습니다.
닭갈비를 끝으로 오늘의 여행을 마치면서 다시 한번 강원 북부지역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통일의 시기가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
|
ctyp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