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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2월 경북 영주 |
영주의 아침은 맑은 날씨 가운데 선비촌에서 시작합니다.
2월의 국내여행이 좋은 점은 스키장이나 리조트를 제외하면 조용하고 사람이 없다는 점이지요.
덕분에 우리는 이곳, 영주에서 옛날 조선시대 마을이 재현된 선비촌과 조선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연구소인 백운동 서원과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유명한
소수서원, 그리고 고려시대 건물로 국보이자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 등을 여유롭게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신라때부터 영남과 한반도 중부를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 요충지인 경상북도 죽령자락에 있는 선비의 도시, 영주의 단아하면서 자연스런 멋에 빠져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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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촌 입구에 조선을 이끌고 간 대표적인 선비의 모습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선비촌은 수원 근교에 있는 민속촌과 비슷합니다. 민속촌과는 달리 작지만 아담하고 일반인들이 살았던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곳 영주의 조선초 당시 이름이 순흥부였습니다. 조선시대 당시 부였다는 것은 상당히 큰 도시였다는 사실인데 지금은 이렇게 작은 도시로, 그나마 시로까지 된 데는 역사적 사실이 있습니다.
조선초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내몰리고 수양대군이 스스로 왕이 된 이후 단종복위운동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중 세종대왕의 6째 아들인 금성대군이 마지막으로 유배된 이 순흥에서 당시 순흥부사와 함께 단종복위를 꾀하다가 발각되자 세조는
연관된 자들 수천명을 모두 죽이고 지금의 소수서원 앞 죽계천에 수장하고 순흥부를 폐부하여 오늘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순흥부가 이어져왔더라면 경상북도 내륙의 중심지는 안동이 아니라 영주가 되었을 겁니다.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는지는 수장되어 흐른 피가 15리를 흘러가 피끝마을이라는 곳까지 흘렀다고 합니다. 이 선비촌을 가는 도중 만나는 마을중에 피끝마을이 있습니다.
이 곳까지 피가 흘러 개천을 이루었다는 것이지요.
선비촌을 가는 도중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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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촌 입구를 지나 마을로 접어드는 주도로입니다. 이 곳 선비촌에서는 숙박도 가능합니다. 온돌방에서 숙식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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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에서 주리를 트는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고통스러워 하는 원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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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투호놀이를 한 결과가 이렇습니다. 단 하나도 투호통에 넣지를 못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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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이 농번기인 겨울에 볏짚으로 새끼를 꼬는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시골에 가도 보기가 쉽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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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촌과 소수서원 사이 개울인 죽계천을 연결한 징검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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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선생이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조정에서 현판을 내려주고 책, 토지, 노비를 하사하고 면세, 면역의 특권을 준 서원)으로 만들면서 이름이 바뀐 소수서원 강학당으로 들어가는 쪽문입니다.
조선 중종때 이 곳 순흥군수였던 주세붕선생이 1542년 만든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을 중축, 개편하여 만든 소수서원은 퇴계학의 산실입니다.
이 소수서원은 유학의 창시자, 공자나 주자학의 제창자인 주자 즉, 주희를 모신 곳이 아니라 고려 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인 회헌 안향선생을 모신 곳입니다.
퇴계선생이 이 곳 군수를 지내던 명종때에 명종으로부터 직접 친필로 하사받은 현판을 걸어놓고 지금까지 사학서원(사립 고등교육기관)으로 성리학을 발전시키거나 여론을 이끄는 역할을 했습니다.
조선말 대원군이 전국에 걸쳐 폐해가 막심했던 서원을 철폐하는 서원철폐령을 내렸을때도 이 소수서원은 살아남은 47서원중 하나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며 조선시대 서원 연구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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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소수서원은 현재 이곳 저곳이 수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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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서원 앞 소나무숲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경치 좋고 전망 좋고 조용히 사색하기 좋은 곳은 산속에 있는 산사와 강과 산을 끼고 있는 서원입니다.
안동 근처에 있는 병산서원도 배산임수의 풍수지리에 맞게 멋진 풍광을 가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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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서원에서 죽계천 건너편을 바라보면 바위위에 퇴계선생이 쓴 백운동이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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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계천 건너에서 바라본 소수서원의 전경입니다. 평지에 자리하고 있지만 죽계천을 앞에 끼고 있는 전형적인 임수의 풍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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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먹으면서 해야지요. 가장 먼저 부석사 앞 식당에서 한 상 가득 한정식을 차려놓고 먹었습니다. 이 집 고추장아찌와 된장찌개가 별미 중 별미입니다.
어찌나 맛이 있던지 주인 아주머니에게 부탁하여 고추장아찌를 얻어 집에 가져가서 먹었습니다.
또한 영주의 유명한 사과도 한상자 사가지고 갔지요.
이제 조선 선비들의 생활상과 모습을 뒤로 하고 영주가 보유하고 있는 고려시대 스님들의 세상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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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문무왕시대인 67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하여 1300여 년을 이어온 부석사는 고려때의 목조 건축물인 무량수전이라는 대표적인 국보를 가지고 있지요.
당시에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석사 창건과 관련하여 삼국유사에 전하는 설화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의상대사를 흠하던 여인이 용으로 변신하여 의상대사를 보호해 왔는데 어느 날 도적떼가 득실거려
이 여인이 도적떼를 물리치고 돌로 변신하여 사뿐히 내려 앉았다는 것입니다. 이 돌을 부석(浮石)이라 하였고 이 절의 이름을 부석사로 명명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부석사에는 아주 귀중한 국보가 있습니다. 1016년 고려 현종때 건축된 무량수전은 국보 18호로 봉정사 극락전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대 목조 건축물입니다.
이 부석사의 무량수전 편액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로 알려져 있습니다.
뭐 워낙이 유명한 무량수전이니 만큼 별도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문화유산 관련 책의 제목으로가지 나올 정도이니...배흘림기둥.
부석사 경내로 들어가는 안양문입니다. 하늘에 떠있는 듯 계단을 오르면 전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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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의 대표 건물인 무량수전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고려때 목조건물로 아직까지 남아있어 당시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답니다.
아마 다른 건 몰라도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이라는 말은 잘 아실 겁니다. 기둥이 마치 항아리 모양으로 가운데가 불룩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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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여행을 마치고 우리가 간 곳은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입니다. 지금은 영주시로 편입되어 사라졌지만 제가 학생때는 풍기군이 존재했었습니다.
풍기의 인삼시장을 보고 신라 중기부터 한강지역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인 죽령을 넘어 8경으로 유명한 단양을 거쳐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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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yp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