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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미국여행기 |
|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 뉴저지에서의 마지막 밤! |
| 52부 2004년 8월 14일 토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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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거리 : 6786마일(10858 Km) 오늘은 아침부터 여유는 있지만 손과 다리가 바쁜 하루로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내일 출발하는 날이라 그동안 한참을 머물렀던 이 곳 뉴저지 포트리의 고모댁에 풀어헤쳐진 상태로 있는 짐들을 모두 가방과 박스에 넣어야 합니다. 새로 사서 잘 썼던 밥솥이며 원용이 축구공이며 무겁지는 않지만 부피가 나가는 두 개의 짐 덕분에 박스를 하나 구해서 포장도 했습니다. 사실 이 박스 구하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인 코넷티컷의 월마트에서 종업원들에게 사정사정하여 빈 박스를 하나 구했는데, 그거 구하느라 월마트 창고에도 들어가 보았지만 신통치 않았지요. 그러다가 매장에 쓸모 없는 것이 있어 물어서 겨우 하나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아예 그 두 가지 물건은 포장을 해버렸습니다. 다시 배낭도 꾸리고 가방들도 정리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하며 정리를 했지요. 이 곳에서 약 10일간을 지내다 보니 저도 숙식 값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천만다행히 화장실과 부엌의 전등이 나가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나서서 고쳤는데 부엌 것은 잘 고쳐졌고 화장실 것은 도저히 고칠 수가 없었습니다. 전등도 새 것으로 사와서 안간힘을 써서 해봤지만 안 되더라구요. 결국 밥값은 절반도 하지 못하고... 
<중국 레스토랑 "Ruby Foos"에서> 오전에 느즈막이 다시 뉴욕으로 나갔지요. 타임스스퀘어로 말입니다. 점심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여사 친구에게 지난번 이태리 식당에서의 점심도 그렇고, 라이온킹 뮤지컬도 그렇고, 계속 우리가 얻어 먹었기에 오늘은 우리가 사기로 하고 약속했지요. 추가로 이곳에 사는 박여사 사촌동생도 불러내서 같이 먹기로 약속한 겁니다. 우리끼리라면 차이나타운과 같은 곳에 가서 먹겠지만 손님을 초대하고 먹으려니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고급스러운 중국집(Chinese Restaurant)을 예약했습니다. 뭐, 예약은 우리가 하지 않고 박여사의 친구가 했습니다. 우리가 맨해턴에 식당이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거니와 예약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식당이름은 "루비푸"(Ruby Foos)입니다. 음식도 그런대로 맛있었고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동안 서로의 얘기들을 주고 받고는 헤어지게 되었지요.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이제 우리의 뉴욕일정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러 포트 오소리티로 가면서 마지막으로 타임스스퀘어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지나온 타임스스퀘어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그곳으로 갈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자세히 보게 됩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의 마지막>뉴욕에서 강하게 느낀 것 중 하나가 긴급차량들의 사이렌소리입니다. 앰블런스나 소방차, 경찰차 할 것 없이 쉴새 없이 울려대는 사이렌소리는 서울에서 편안하게 지내던 우리에게 강한 자극을 줍니다. 강한 자극이란 다름아닌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어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귀에서부터 뇌에 이르기까지 보이지도 않으면서 무의식적으로 공포심이나 위험에 대한 위기의식이 들 정도로 강하게 울린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미국사회가 한국에 비해서는 치안이나 공중도덕, 질서가 덜 잡혀있다는 뜻인지...즉, 웬만해서는 차들도 비켜주지 않고 사람들도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갈 길만 재촉하니 더욱 시끄럽게 위협적으로 사이렌을 울려대는 건 아닌지요. 우리 같으면 앰블런스나 경찰차가 멀리서부터 사이렌이 울리면 비켜줄 생각부터 하기 일쑤인데 이 곳은 안 그런가 봅니다. 엄청나게 강하고 시끄러운 사이렌소리를 내며 마치 앞길을 막지 말라는 듯이 내쳐 달리는 모습에서 또 다른 위급상황을 보게 됩니다. 안전과는 무관하게 질주하는 모습은 영화에서 본 거리에서 일어나는 카레이싱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 점이 뉴욕여행에서 느낀 또 다른 뉴욕의 모습입니다. 범죄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사고가 많아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무조건 그러면서 달리는 것이 긴급차량들인지... 낮에 뉴저지로 가는 버스를 타면 색다른 기분을 느낍니다. 뉴저지 측에서 바라다 보이는 맨해턴의 오후 모습도 색다르고요. 내일 아침에 고모댁에서 나와 JFK공항으로 갑니다. 열흘 동안 잘 지내고 편안하게 해주신 고모내외분과 이별할 시간이 다가온 것입니다. 언제 다시 볼 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우리는 뉴욕을 우리 계획대로 차분하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밤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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