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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미국여행기 |
| 동물과 인류의 조상의 만남, 미국자연사박물관! |
| 47부 2004년 8월 9일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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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거리 : 6786마일(10858 Km) 오늘부터는 뉴욕까지도 버스로 들락날락 해야 합니다. 어제 차를 반납하고서는 버스노선표가 하나 더 추가되어 우리의 짐이 늘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나 저나 가장 궁금하고, 가고 싶어하던 곳 중의 하나를 가는 날입니다. 40일 넘도록 기다려온 "미국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을 가는 날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스미소니언에 있는 자연사박물관은 일반적인 형태의 자연사박물관이지만 이 뉴욕자연사박물관은 전시형태가 특이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뉴저지 포트리의 버스정류장에서>아침에 느즈막이 일어나 버스를 타고 뉴욕으로 들어갔지요. 버스는 굴절버스라고 하는 긴 버스입니다. 이 곳 포트리에서 뉴욕 타임스스퀘어 근처의 포트 오소리티(Port Authority)까지 가는 동안 곳곳에 있는 정류장들을 모두 통과하더군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완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도 1시간이 걸립니다. 버스 노선표를 잘 분석해보니 아침 출근시간에만 직행이 있습니다. 아마 직행은 30분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포트 오소리티에 도착한 후에는 지하철을 타고 자연사박물관까지 가는 경로입니다. 뉴욕 지하철은 어제도 렌터카 반납하고 버스터미널로 올 때 한번 탔지만 본격적으로 타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데 가관입니다. 지하철역 자체가 우리네 지하철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덥기까지 하고, 솔직히 서울에서 지하철을 탈 때도 뭐가 어떻다 하면서 욕도 많이 했는데 이곳 뉴욕은 아무 욕도 안 나옵니다. 너무 황당해서요. 아마도 서울에서 살다가 이곳에 와서 지하철을 타면 누구나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워싱턴 DC는 고급입니다. 뉴욕에 비해서는...그리고 아틀란타나 보스턴도 중급입니다. 뉴욕은 하급입니다. 자연사박물관이 있는 지하철역에서 하차하여 입구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연사박물관입구입니다. 지하에서 연결됩니다. 뉴욕지하철이 서울보다 좋은 점은 입구는 바로 있습니다. 서울과 같이 한참을 걸어가야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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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박물관 앞에서>
자연사박물관은 4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1층은 광물이나 포유류, 인류의 기원, 우주에 대한 것들과 플래니타리움(Planetarium, 천체관), 2층은 인류의 역사, 3층은 파충류, 양서류, 기타 포유류들의 뼈나 박제, 그리고 4층은 고대 생물들의 화석이나 복원 모형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1, 2, 3, 4층 중 아이들이 가장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공룡들과 각종 고대 동물들의 화석, 복원물의 모습이 있는 4층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4층 전시실은 입구부터 우리의 머릿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전시공간 구조부터 기존의 박물관 형식과는 다르게 상당히 밝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유리와 아크릴을 많이 사용하고 자연 채광과 비슷하게 빛이 비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창문도 환하게 되어 있구요.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를 놀라게 만든 것은 그렇게 밝은 전시관안에 엄청난 공룡들의 뼈가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그 많은 것들을 모아 다시 조합해서 복원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엄청난 규모입니다. 공룡만이 아닌 낙타, 말들의 조상, 즉 포유류의 조상들도 있습니다. 워낙 아이들도 관심이 많고 좋아해서 하나씩 하나씩 보다 보니 4층을 한 바퀴 돌아 보는데 거의 3시간 이상이 지나갑니다. 우리가 12시 가까이가 되어서야 이곳에 들어왔으니 문 닫을 시간이 2시간도 채 안 남은 겁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미리 알았으면 아침에 서둘러 나와 10시부터 보는 건데, 그랬으면 시간에 쫓기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모자라는 시간을 쪼개 일단 관심 있는 부분부터 보고 시간이 부족하면 다음 날 다시 오는 것으로 했지요. 바로 3층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파충류들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뱀을 뼈만 남겨두고 만든 것들부터 도마뱀, 악어 등등의 박제들, 그리고 포유류들의 박제들까지 너무나 생생하게 만들어져 있어 어떤 것들은 실제 모습인 것처럼 착각이 들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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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박물관 4층 공룡전시관 내부 모습>
일단 우리는 계속 거꾸로 내려가면서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은 2층, 마지막 1층 순으로 말입니다. 다행히 2층은 그리 볼 것이 많지 않습니다. 일단 인류 문명의 역사에 대한 것으로 마야, 아즈텍, 잉카제국의 유물들과 태평양지역에 살던 민족들에 대한 것들부터 인류 문명의 역사가 기록되어 잇는 전시관들입니다. 이 곳에 재미있게도 한국에 대한 부분도 있습니다. 마지막 1층에 도착했을 무렵 시간에 약간은 여유가 생겼습니다. 2층을 거의 휘익 지나가다 보니 아직 30분 이상 여유가 생긴 겁니다. 
<3층 포유류 화석의 모습>1층은 광물자원에 대한 전시관이 별도로 구성되어 갖가지 진귀한 보석들이나 돌들이 전시되어 있고 우주에 대한 부분들도 있지요. 이중 우주에 대한 부분들은 아예 생략했습니다. 그동안 우주에 대한 것들은 항공우주박물관이나 케네디우주센터등에서 많이 보기도 했거든요. 1층에 대한 저의 주 관심은 제가 가장 궁금해 하던 "북경원인"(Peking Man)을 보는 것입니다. 북경원인에 대한 부분은 제가 앞에서 킬데블힐스의 라이트형제 사적지 갈 때 쓰기도 했지만 다시 한번 얘기하자면 아마도 원생인류 발굴의 역사에서 가장 비극이랄 수 있는 사실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바로 전쟁이라는 비극에 대한 사실입니다. 1929년 후반 당시 혼란기의 중국이 인류고고학분야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던 북경 근처의 주구점이라는 곳에서 발굴된 원생인류의 화석이 북경원인입니다. 두개골이 거의 원형 그대로 발굴되어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는데, 발굴비용과 발굴대원들을 지원했던 미국의 뉴욕자연사박물관에서 복제품을 가질 수 있었지요. 그러던 1937년 후반 북경 근방의 노구교에서 일본이 억지로 일으킨 중일전쟁 당시 그 화석은 위태해지기도 했지만 미국의 관심으로 미국 소속의 협화연구소로 옮겨져 안전하게 보관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자 이 화석은 옮길 수 밖에 없었고, 이에 일본도 이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빼앗으려고 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것이 갑자기 인류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엄청난 욕심이 부른 비극입니다. 결국 전쟁이 끝나고도 6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의 인류고고학자들은 그것이 어디로, 어떻게 사라졌는지, 아니면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는지 찾고 있을 겁니다. 이 없어진 북경원인의 복제품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곳 자연사박물관에 있습니다. 이곳에 이것만이 아니라 다른 인류의 조상에 대한 화석, 동굴벽화 등도 전시되어 있기도 하지요. 물론 복제품이기는 하지만 약 440만년 전 인류의 유골인 "루시"(Lucy)라는 이름의 여성 원생 인류의 모습도 있습니다. 이 루시도 또한 인류고고학자들간에는 유명한 발굴일화가 전해지지요. 이 루시는 1974년 이디오피아에서 발굴된 화석으로 다른 화석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조각조각 난 것이 아니라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굴되었다는 점입니다. 즉, 뼈가 온전한 것은 동물들의 습격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평온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아 땅속에서 퇴적이 제대로 되어 보존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당시 가장 오래된 인류의 조상이었던 겁니다. 물론 나중에 더 오래된 화석들이 발굴되어 이제는 인류의 최고 조상은 아니지만... 하나 재미있는 것은 발굴 당시 누군가가 카세트로 비틀즈(Beatles)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라는 노래를 틀어놓고 듣고 있다가, 이름을 짓자는 말에 누군가 "Lucy"로 하자고 해서 이름이 Lucy가 되었다는 일화입니다 또한 유명한 알타미라 동굴벽화도 재현해 놓았고, 기타 각종 원생인류의 해골들이나 화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인류의 보물들과 인류의 조상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로 뉴욕 자연사박물관 말입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이 자연사박물관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보람 있게 보냈습니다. 한국에서도 박물관에 한번 들어가면 나올 줄 모르고 끝까지 구경하는 습성을 지닌 우리 아이들 덕분에 부모인 우리들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다리운동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어 체력향상에도 큰 도움을 얻었지요. 정말 저로서도 아이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무리 공룡이나 파충류 등 동물에 관심이 많아도 어떻게 하면 공룡이름들이나 특징들을 다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어로 써져 있어 알고 싶어도 봐서는 잘 모를 텐데 어떤 공룡뼈가 나오면 바로 이름은 뭐고 특징은 뭐라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오늘 우리 식구가 이 곳에 온 것 중 하나 실수한 것은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좀 더 일찍 왔으면 더 자세히 보고 입장료를 뿌리뽑았을 텐데... 내일은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등 미술관 기행을 가는 날입니다. 내일은 좀 더 일찍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뉴저지에 사시는 박여사의 친척분이 저녁을 사신다고 합니다. 내일 저녁은 조금 일찍 와서 약속에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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