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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여행기 4100마일을 달린 우리의 "닷지 스트라투스"와의 이별!     포트리 -> 뉴욕 -> 포트리 46부 2004년 8월 8일 일요일 오늘 이동거리 : 26마일(42 Km), 누적거리 : 6786마일(10858 Km) 어제 11시가 넘어 들어오는 바람에 오늘은 늦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4식구 모두가 말이죠. 그래도 9시 이전에는 일어나 아침식사는 같이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젯밤 맨해턴에서 이 곳으로 오는 도중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있었는데 꼭대기가 초록색으로 빛나고 있더군요. 제가 듣기로 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매일 매일 요일별로 색깔을 달리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초록색을 먼저 봤으니 다음에는 다른 색깔을 볼 수 있겠지요. 어제 만난 박여사의 친구가 친한 친구가 한국에서 왔는데 그냥 보낼 수 없다며 수요일 저녁, "라이온 킹"뮤지컬을 예약해 놨답니다. 그러면서 표를 주는데 메자닌석이라고, 양옆의 사이드에 있는 발코니 같이 불룩 튀어나온 곳이라고 합니다. 저녁 8시에 시작, 10시45분에 끝나는 거라 고민이 많습니다. 아이들 때문이기도 하고 밤에 다시 뉴저지로 오는 것도 어떨지... 오늘 우리는 맨해턴의 미드타운을 걸으면서 구경하고 나서 렌터카를 반납한 후 센트럴파크까지 구경할 예정이라 좀 바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일 월요일은 뉴욕자연사박물관을 볼 예정이고, 화요일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을, 수요일은 자유의 여신상과 저녁에 라이온킹 뮤지컬을, 목요일은 인트리피드항공우주박물관과 차이나타운, 소호, 그리니치 빌리지, 첼시등을 구경하고 마지막 금요일은 특별한 계획 없이 휴식을 취하며 맨해턴에서 보지 못한 곳을 선택해 볼 예정으로 마지막 뉴욕에서의 일정을 세웠습니다. 오전부터 다시 뉴욕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갑니다. 어제와 오늘은 토요일, 일요일이라 그나마 교통문제에서는 해방된 느낌입니다. 어제 하루 경험한 것에 불과한데도 맨해턴에 대한 공포심은 사라지고 여유가 생겼지요. 오늘 맨해턴으로 들어가는 코스는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링컨터널을 통해 들어갔습니다. 주차도 또한 어제와 같이 박여사 친구인 소영씨 아파트 근방에 주차를 했지요. 무료라서 자리가 있지는 않았지만 근처를 몇 바퀴 돌다 보니 자리가 생기더군요. 아주 운 좋게... 차는 주차를 했겠다, 이제부터는 대중교통과 40일간 단련된 튼튼한 다리로 걸어 다니면서 구경을 할 차례입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이 곳 31번 St.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까지 걸어가는 것입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까지 걸어가면서 맨해턴의 풍경을 이것 저것 머리 속에 담기 바빴습니다. 아이들도 우리 가족끼리 구경하는 것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맨해턴을 걸으면서 서울과는 많이 다른 것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공중화장실입니다. 서울에서는 시내에서 길을 가다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건물안에 들어가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별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는데 반해 이곳 맨해턴은 화장실 찾기가 금덩어리 찾기보다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 지나서야 그것도 방법을 터득했지만 서도... 문구점 같은 곳도 화장실이 없어 근처의 맥도널드 있는 곳까지 가서 찾을 수 있는 겁니다. 저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인데, 그 곳 직원들은 화장실도 안 가나요? 아니면 직원용은 별도로 숨겨놓고 자기들끼리만 가는 것인지...하여간 이런 면에는 우리나라보다 덜 인간적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이들이 화장실을 가겠다는 바람에 일부러 Office Depot와 같은 문구점에까지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없어 할 수 없이 근처 맥도널드 화장실을 이용하느라 시간과 노력만 허비한 꼴이 됐습니다.        <높디 높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로비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931년 총 102층으로 만들어져 1971년 지금은 무너져버린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생기기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워낙 높은 빌딩들이 많아 세계 최고와는 거리가 멀지만 지금도 뉴욕에서는 가장 높은 빌딩입니다. 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하늘 위로 저 멀리 꼭대기가 보이는 높디 높은 빌딩입니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흘러 지나가는 것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빌딩이 움직이는 듯 착각이 들 정도로 빙빙 돕니다. 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넓이도 상당히 넓습니다. 원래 처음부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려고 이 곳에 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차한 곳에서는 이 곳이 가까워 일단 이 곳으로 이동한 것인데 의외로 빌딩 겉에서 보니 들어가 볼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구에 있는 Waiting Time 표지판이 1시간을 가리키고 있어 저는 올라가서 구경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생각했지요. 일요일이고 오전 이른 시각이라 사람들이 없나 보다 하는 생각으로 빌딩내로 들어갔습니다. 참, 착각도 여러 가지이지요. 왜 Waiting Time이 줄 서서 기다리는 걸로 생각지 못하고 올라가서 구경하는 시간으로 착각했는지, 잠깐이라도 귀신에 홀린 겁니다. 티켓을 사는 곳은 지하에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보니 착각도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혀 상상 밖입니다. 빌딩 복도 전체가 줄로 이어져 있어 1시간은 기다려야 빌딩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표를 사는 데만도 1시간은 걸릴 것 같습니다. 표 사러 내려가는 것도 검문 검색을 거쳐 줄을 서서 가야 하고 말입니다. 고민고민 하다가 일단 포기하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다음 날 일찍 나와서 보자고 아이들에게 말하고 오늘은 다른 곳을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돈 안드는 곳으로... 사실 오후에 렌터카도 반납하려니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여기서 2시간이상을 쏟아 부으면 결국 오늘 하루는 자연스럽게 날라가 버릴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대신 그 곳에서부터 서북쪽으로 진행하여 타임스스퀘어(Times Square)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어제 지나간 뉴욕 공립도서관도 구경하고요. 건물은 역시나 르네상스식 돌 건축물로 크기가 예전 중앙청(일제의 총독부 청사) 건물 정도는 되어 보입니다. 빌딩들 사이의 길들은 햇빛이 들지 않아 뒷골목과 같이 보입니다. 이름은 스트리트(St.)라도 폭도 좁고 하여 서울로 얘기하면 골목길 정도인 곳도 많습니다. 나쁘게 얘기하면 이런 곳이 야간에 강도 만나기 쉬운 곳일 겁니다. 다시 거꾸로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면서 우동으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차를 가지고 94번가의 West지역에 있는 알라모 렌터카 회사 사무실까지 맨해턴 한복판을 가로질러 갔습니다. 이제 이차를 돌려줄 차례이거든요. 아틀란타에서 여기까지 우리 식구들의 안전을 책임져주고 이동에 불편함이 없게 해준 이 "스트라투스"가 우리에게는 가족과 같은 느낌이 들어 막상 헤어지려니 섭섭하네요. 원래 예정으로는 화요일에 반납하기로 계약이 되었는데 이틀 일찍 반납하는 것은 빨리 반납할 경우 환급을 해준다는 계약 때문입니다. 돈을 돌려준다는데 굳이 이 복잡한 뉴욕에서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는 거죠. 알라모 렌트카는 우리에게 이 곳에서도 친절을 베풀어줍니다. 차를 반납시에 기름을 Full로 채워 넣어야 하는데 이 맨해턴에서는 주유소를 찾을 수 가 없습니다. 기름을 넣지 않으면 갤런당 5달러 정도를 내야 하는데 검사하던 사람이 가장 가까운 주유소 위치를 알려주면서 가서 기름을 넣고 오랍니다. 뭐 이 곳보다는 싸지요. 어차피 맨해턴과 같은 금싸라기 땅에 주유소가 있다면 가격이 쌀 리는 없을 거라 생각했지요. 그래도 렌터카회사 규정에 있는 5달러보다는 싸니까 저도 그곳까지 가서 넣었습니다. 이 주유소는 건물 1층에 마련된 주유소로 차가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뒤로 나와야 할 정도로 규모는 작습니다. 그래도 제가 보기에 렌터카 반납 하러 오는 차들이 대부분 이 곳으로 와서 기름을 채우는 것 같아 돈은 많이 벌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쟁자가 없으니까... 그동안 다니면서 주유소도 여러 군데를 경험했는데 남부에서는 별 걱정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셀프서비스(Self Service)라 항상 일정했었는데 동부에 오니 풀서비스(Full Service) 주유소가 있는 겁니다. 처음에 우리는 당황하여 어떤 곳에서는 그냥 도망가 버린 적도 있었죠. 갑자기 아가씨가 다가오기에 이건 또 무슨 팁을 줘야 하나 하고서는 다른 주유소로 들어갔던 겁니다. 나중에 보니 주유소에서는 풀서비스를 받아도 팁을 안 줘도 되는 모양입니다. 팁을 줄까 말까 물어보기도 우습고해서 - 준다고 대답하면 꼼짝없이 주어야 하니 문제죠. - 한번은 일부러 주유기에 찍힌 금액보다 한참 많은 금액을 지폐로 내보기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유기 금액을 뺀 잔액을 잔돈으로 다시 돌려줍니다. 저는 내심 기뻐했지요. 즉, 주유소에서는 팁을 안 줘도 된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 뒤로는 어떤 주유소에 가도 별 걱정 없이 들어가 기름을 넣고 나왔지요.     <우리차의 마지막 모습> 이제 차를 반납하기 위해 모두 내리고 차를 넘겨주었습니다. 알라모는 다른 렌터카와 달리 처음 차를 렌트할 때 카드결제가 선금으로 이루어져 환급을 받는 식으로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140달러 정도를 환급으로 되돌려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차앞에서 사진도 찍고 잘했는데, 멍청한 제가 또 실수를 저지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비디오도 찍고 나서는 옆에 있는 사무실로 가서 결제처리를 하고 있는데, 세차장으로 들어간 차가 세차되는 모습을 구경한다며 세차장으로 가있던 아이들이 뛰어옵니다. 한 손에 많이 보던 우리의 캠코더를 들고서... 웬일인가 싶었는데, 글쎄 아이들이 하는 말이 세차하던 아저씨가 차에서 꺼낸 거라며 캠코더를 주더라는 겁니다. 그제서야 아차 싶었습니다. 캠코더를 차에다 두고 내린 거지요. 천만 다행히 그 세차원이 돌려주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캠코더를 영원히 잃어버릴 뻔 했습니다. 이제 홀가분하게 배낭을 메고 옆에 있는 센트럴파크(Central Park)로 향해 갑니다. 오후 4시경쯤으로 서서히 해가 기울어져 가고 있고 지나가는 길에 자연사박물관이 바로 보입니다. 어, 이 근방이면 1980년에 비틀즈의 멤버인 존 레논(John Lennon)이 자신이 살던 "다코다 아파트" 앞에서 암살당한 현장이 있는 근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다코다 아파트"가 바로 이 동네 어딘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지만 아이들은 빨리 센트럴파크 구경을 하자고 재촉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센트럴파크의 서쪽, 자연사박물관 바로 옆으로 난 입구를 통해 들어갔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모습의 센트럴파크입니다. 센트럴파크는 도심의 공원이라 숲보다는 잔디밭이나 공원형태라 생각했는데 이 곳은 숲이 우거진 공원입니다. 우거진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깊은 숲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위들도 있는 것이 자연상태인 것처럼 보입니다. 꼭 서울대공원에 있는 산림욕장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동상"(Alice in Wonderland Statue)이며 동화작가로 유명한 "안데르센동상"(Andersen Statue)도 보고, "베데스타 분수"(Bethesda Fountain)도 구경하고, 일요일이라 공원에 많이 나와있는 화가들, 음악가들을 보면서 센트럴파크의 여름 풍경을 즐기기도 했지요. "시프메도"(Sheep Meadow)라는 나무들로 둘러싸인, 센트럴파크 너머로 보이는 고층빌딩들을 배경으로 한 넓은 잔디밭에도 가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센트럴파크안을 있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뉴욕이라는 세계적인 대도시의 공원을 만끽하는 하루로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린이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도 했구요. 등산을 할 수 있도록 꾸며진 놀이터에서 말입니다. 센트럴파크를 나오면서 박여사와 다음 날 다시 와서 아이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일반 초상화보다는 캐리커처가 무척 재미있어 보이더군요. 가격도 1인당 5달러입니다. 오늘의 일정은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뉴욕의 맨해턴의 복판을 걸어 다니기도 하고, 센트럴파크를 헤집고 다니기도 하며 뉴욕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내일부터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일정입니다. 참, 추가해서, 오늘 저녁 뉴저지로 넘어올 때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일요일이라서 운 좋게 4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건 운이 좋은 경우입니다. 내일부터 탈 버스는 얼마나 걸릴지, 사실 저도 불안합니다. 지하철은 많이 타봤어도 버스는 미국에서 처음 타거든요.     <안데르센 동상에서>          <센트럴파크안의 컬럼버스동상>              <센트럴파크 서쪽 입구인 컬럼버스광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