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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여행기 한국에서부터 찾아온 아이들의 "토마스 기차" 타기 행사!     댄버리(Danbury, Connecticut) -> 토마슨(Thomaston, Connecticut) -> 워터버리(Waterbury, Connecticut) -> 포트리(Fort Lee, New Jersey) 44부 2004년 8월 6일 금요일 오늘 이동거리 : 182마일(291 Km), 누적거리 : 6718마일(10749 Km) 오늘 날씨는 쾌청합니다. 하늘도 맑고 듬성듬성 있는 구름도 파란 하늘과 조화롭게 떠 있는 모습입니다. 헌데 기온은 다릅니다.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9월말이나 10월초의 가을 날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맑은 가을 하늘에다 서늘한 기온, 영락없는 가을 날씨입니다. 아이들에게 오랜만에 잠바를 입히고 나서 떠날 준비를 한 뒤, 식당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짐은 모두 차에 옮겨다 싣고 식당으로 갔더니만 이 모텔의 식당은 다른 곳들과 달리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있습니다. 어제 모텔 쿠폰북에서 Continental Breakfast라고 쓰여 있었고 프론트데스크에서도 그렇다고 안내를 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인지를 알지 못했는데 오늘 보니 부페 수준입니다. 이 모텔이 생각보다는 시설이 잘되어 있는 데 실내수영장도 있었죠. 남쪽의 모텔들은 모두 다 야외 수영장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곳은 북쪽이라 추워서 그런지 실내에 수영장이 있는 겁니다. 추우면 야외에다 수영장을 운영하지도, 관리하기도 나쁠 테니 실내에 설치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실내수영장이 있는 줄 몰라 수영을 하지 못했지만 말이죠. 아침부터 소시지에 햄버거도 만들어 먹고 여러 가지로 배를 불린 다음 목표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정확한 거리를 몰라 일찍 출발했지요. 동쪽을 향해 I-84를 따라 가면서 워터베리(Waterbury)를 지나 다시 토마슨(Thomaston) 방향으로 8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어제 저녁에 댄버리로 들어설 때까지는 몰랐는데 생각보다는 상당히 가까운 거리입니다. 그런 줄 미리 알았다면 워터베리까지 오는 건데... 30분도 안되어 토마슨에 도착했습니다만 이 곳 기차역에서는 "Day Out with Thomas the Tank Engine"(토마스 기차) 행사는 이 곳에서 하지 않고 남쪽에 있는 워터베리에서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리로 가라고 지도까지 줍니다. 조금은 허탈해 하면서 다시 이동했지요. 10분도 안되어 워터베리에 도착, 역으로 달려갔습니다. 역까지 가는 도중에 차도 별로 없고 길도 한가하고 해서 우리는 이 곳 시골에서 열리는 행사라서, 그리고 금요일이라는 평일에 열리는 행사라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는 여유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생각은 역시나 꿈이었습니다. 역앞에 도착하니 가는 도중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이 모두 상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또한 역시나 귀한 행사는 사람이 몰리는 법이라는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로 바글거렸고 차량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결국은 우리도 그들 무리 속으로 섞여 들어갔지요. 주차비는 없습니다. 주차를 하고는 역앞에 서 있으니 토마스 얼굴을 한 기차가 저 멀리 떠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아, 벌써 첫번째 기차가 운행을 한 것이지요. 역 건너편 공원에 천막들을 치고 이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곳으로 가서 티켓을 사는데 인터넷에서 본 가격과 같은 액수입니다. 1인당 14달러입니다. 어린이 할인도 없고 - 하긴 이 행사가 대상이 아이들이니 아이들을 깎아줄 리가 없죠. - 4식구 합계 56달러를 내고 표를 끊었습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도착한 것이 10시쯤인데 기차는 12시 45분 기차입니다. 아니, 미국 사람들은 금요일에 일도 안하는지, 아니면 노는 백수들이 그렇게 많은 것인지, 정말이지 웃음밖에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더군요. 이 행사에 참석하려고 한국이라는 태평양 건너에서부터 비행기 타고, 차를 끌고 여기까지 왔더니만 바로 타지를 못하고 3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한다니 허탈한 심정입니다. 그래도 아이들 실망시킬 수는 없고 그냥 기다렸다가 타기로 했습니다. 대신 다른 행사들에 모두 참가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지요. 지역 NBC방송국에서 텔레비전 중계 차량도 나와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부러 그 중계 카메라 앞에서 어슬렁거리면서 기자 앞으로 가서 아이들을 그 앞에 있는 기차놀이기구들을 가지고 놀도록 했죠. 방송에 나올 수 있다는 상상으로...                         <지역 NBC방송국 차량과 함께> 3시간이 생각보다는 빨리 지나갔습니다. 사실 기다릴지 말지를 결정하기가 어려웠던 것은 이 곳에서 떠나 오늘 뉴욕 맨해턴 바로 옆 뉴저지의 포트리(Fort Lee)에 있는 고모댁에 저녁 전에는 들어가야 하는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실제 타는 시간이 30분을 안 넘기기에 타는 것으로 결정한 거지요. 기차는 텔레비전 화면으로 봤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플랫폼에 서서 굴뚝으로 연기를 내뿜고 있는 기차를 보자마자 아이들이 탄성을 지릅니다. 기차 앞의 엔진실의 둥그런 앞면이 사람얼굴을 한 그 모습 그대로 보이고, 깨끗하고 산뜻한 색상의 구식의 증기기관차 모습과 객차모습을 보며, 저와 박여사는 이 행사에 참석하기를 잘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6개월 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펜실베니아의 랭카스터 지역의 장난감기차박물관(National Toy Train Museum)을 검색하다 이 곳, 코넷티컷에서 이 "토마스 기차타기" 행사가 있는 걸 알게 되었고, 박여사와 저는 그때부터 이 행사에 참여해 아이들을 놀래 켜주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물론 이번 미국여행 일정표를 보여줄 때 미리 보게 되어서 놀래 키는 것은 기회가 지나갔지만 서도...                   <토마스기차 앞에서>                                        <토마스기차 내부> 기차를 타기 전에 기관차에 타고서 얼굴에 그윽한 미소를 띠고 있는 기관사 아저씨에게 아이들이 손을 흔들자 기관사 아저씨가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줍니다. 이곳에는 어린 갓난 애기들부터 시작해서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몰려 붐비고 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이 행사를 즐깁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재미있는 행사이지요. 모두들 아이들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온 모양입니다. 객차 안은 온통 "토마스와 친구들" 만화에 나오는 여러 기차들의 그림과 파티를 벌이는 듯한 모습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물론 기차 자체는 뭐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오래 전에 타던 통일호기차보다도 내부의 의자들은 더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딱딱한 나무의자는 아닙니다.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천천히 뒤로 움직였습니다. 기차가 움직이는 도중에 승무원으로 분장한 할아버지 같은 분이 "토마스기차" 노래 가사와 여러 기념품들을 나눠줍니다. 약 15분 정도 뒤로 가면서 토마슨역까지 운행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출발했던 워터베리역으로 되돌아갑니다. 이 코스를 하루에도 여러 번 운행합니다. 이 곳에서 모레까지 3일간 운행하고서는 다시 다른 지역으로 떠나갑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로는 캘리포니아에도 가는 걸로 되어있습니다. 펜실베니아도 가고...아마 펜실베니아는 지난 번 랭카스터지역에서 보았던 Railroad Museum of Pennsylvania와 그 옆에 있던 기차역에서 이 행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화 "토마스기차"시리즈에 나오는 역장님>                       <토마스 기차 옆모습> 30분 정도 기차를 탄 소감으로는 정말이지 상업적인 면이 많이 가미돼 비싸기도 한 미국식 상업주의의 극치라고 할 수 있지요. 다만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행사라는 면도 있습니다. 부모 마음이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고, 사주고 싶은 것이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만고의 진리가 아니겠습니까? 이 곳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부모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 미국 부모들의 표현방식을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디즈니에서나 유니버설에서나 이곳에서나 말입니다. 전혀 쓸모 없을 것 같고 짐만 되는 것까지도 사주는 부모들이 여기는 상당하니까요. 기차를 타고 나서는 기념사진도 여러 장 찍고... 이제 다시 뉴저지를 향해 출발을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여행지인 뉴욕을 향해, 뉴욕을 보러, 뉴욕 맨해턴의 바로 강 건너편에 있는 포트리(Fort Lee)로 향해 갔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단거리의 길은 지도상으로는 두 가지입니다. I-84, I-684, I-95를 타고 가는 경로와 I-84, I-684만 타고서도 갈 수 있는 경로의 2 가지입니다. 헌데, 금요일 오후이기도 했고 어제 이 곳으로 올 때 지나왔던 조지워싱턴 브릿지(George Washington Bridge)와 I-95의 복잡한 모습이 생각나 I-95를 통해 조지워싱턴 브릿지로 가는 길을 피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I-84, I-684로 계속 가는 코스를 택한 것이지요. 한참 서쪽으로 가서 다시 남쪽으로 이어진 I-684를 타고 내려가다 보니 길이 많이 막힙니다. 아직 한참을 가야 하는데 벌써 막혀 우리는 길을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더 서쪽으로 가는 I-287을 타고 가다 뉴욕주의 주도인 알바니(Albany)에서부터 이어진 I-87을 타고 남쪽으로 가는 길로 돌아간 겁니다. 역시 40일 넘게 미국을 여행하다 보니 나름대로 감이란 것이 생기나 봅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I-87은 전혀 막힘이 없이 용커스(Yonkers)지역까지 바로 빠집니다. 거기서부터는 조금씩 막히는 증상을 보였는데 그래도 어제 본 I-95나 조금 전까지 가던 I-684보다는 훨씬 수월한 편입니다. 좀 더 내려가면 브롱크스 지역이 나오는데 양키스 스타디움(Yankees Stadium) 표지판이며 브롱크스 동물원 표지판들이 나타나더군요. 아, 이제 거의 다 왔구나 했는데 문제는 마지막 한 고비가 남았죠. 바로 조지워싱턴 브릿지입니다. 이 다리만 건너면 바로 오늘의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포트리에 도착하게 됩니다. 운명의 여신은 여기까지 우리를 보살펴주고는 떠나갑니다. 조지워싱턴 다리를 눈앞에 빤히 두고 결국 꽉 막힌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가서 막히면, 다리위로 진입해서 막히면 좋았을 것을... 아래위 상하 2층으로 된 다리 중, 아래층 다리를 통해 건너가는 길로 들어서기까지 약 30분이 넘게 걸립니다. 그래도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천천히 차선을 따라 움직이다 보니 다리 한가운데까지 와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리를 건너고 포트리에 들어서니 한글 간판이 여기 저기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다니면서 들은 얘기가 포트리는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뉴저지의 Koreatown이라고 하더군요. 엄청난 규모의 한국 슈퍼도 있고 말이죠. 우리는 친숙한 한글 간판들을 보며 최종목적지의 위치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때는 오후 5시경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차분한 도시분위기이고요.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와 같은 아파트들이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고층 아파트 말입니다. 5시 조금 넘어 고층아파트에 사시는 고모댁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때와 다르지 않게 예정시간에 맞춰 도착한 거지요. 이 곳 아파트는 입구가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달리 아무나 들어가지는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경비들이 있고 그들이 문을 열어줘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보안이 철저하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달리 총기 강도도 많고 범죄가 많아 더욱 그런 모양입니다. 우리가 집으로 들어서자 근방에 살고 있는 저의 사촌동생들도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모두들 반가이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환영분위기가 꼭 과거시험에 장원 급제하여 금의환향한 장원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물론 고모네 식구들도 우리가 남부 텍사스에서 이곳까지 차를 가지고 온 것을 다들 알고 있고 중간중간에 우리가 별도로 연락도 드렸고, 시라큐스의 작은집과도 서로 연락을 하였기에 무사히, 아무 탈없이 온 것을 알고 있었지요. 집안 내에서도 어느 누구도 이런 형태의 여행을 해 본 사람이 없기에 더욱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날 저녁은 정말이지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들의 잔치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고모부와도 술 한잔을 하고 편안한 저녁과 밤을 보냈습니다. 아이들도 오랜만에 또래의 형제들을 만나 즐겁게 떠들고 놀면서 오늘의 마지막을 보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뉴욕 시내를 이곳에서 다닐 예정입니다. 일단 내일은 차를 가지고 들어가서 - 내일은 토요일이라 휴일이고 해서 많이 막히지는 않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 박여사의 절친한 친구를 만나 뉴욕시내를 관광할 생각입니다. 드디어 뉴욕시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