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2009년 대만여행기 2008년 서유럽여행기 2005년 이탈리아여행기 2004년 미국여행기 국내 여행 해외 여행 우리 소개 우리 가족 사진 모음 글 남겨주세요! ctypa@naver.com

2004년 미국여행기 점심도 굶고, 놀지도 못하고, 러시아워에 휩싸이고!     뉴헤이븐(New Haven, Connecticut) -> 브릿지포트(Bridgeport, Connecticut) -> 롱아일랜드(Long Island, New York) -> 배스킹 릿지(Basking Ridge, New Jersey) 40부 2004년 8월 2일 월요일 오늘 이동거리 : 230마일(368 Km), 누적거리 : 6266마일(10025 Km) 오늘은 "호텔"에서 일어났습니다. 모텔이 아니라 호텔입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말입니다. 부모로써 그렇게 여행 다니면서 아이들 고생시키더니 호텔도 한번 안 데려가고... 민박에, 콘도에, 모텔에, 여관에 다 가봤지만 어찌된 일인지 호텔이 빠졌는데 어제 오늘은 호텔인 겁니다. 오늘은 롱아일랜드로 해서 뉴저지로 들어갑니다. 제 후배가 살고 있는 뉴저지의 배스킹 릿지가 최종 목적지입니다. 이제 드디어 뉴욕 근방으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그만큼 이 여행의 종착역이 가깝다는 얘기이지요. 계획상으로는 육로로 해서 롱아일랜드로 가는 것이었는데 이 곳 미국의 동부에 사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본 결과, 배로 이동하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괜찮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오늘 우리는 카페리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배를 타보는 것은 5번째입니다. 처음, 올란도의 디즈니 매직킹덤을 구경하고 돌아오면서 탔었고, 엡콧에서도 또 탔었고, 버지니아의 노포크에서 해군기지 크루즈를 하면서, 또 나이아가라에서 관광할 때, 그리고 이번 카페리까지 5번째입니다. 오늘의 아침식사는 다른 날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먹었습니다. 이제 40일정도 잘 사용했던 상우네 전기튀김기를 버리기로 한 날입니다. 정말이지 이 튀김기는 문제가 많았지만 상당히 큰 용량이고 빨리 끓어 국도 끓이고 라면도 끓여 먹고 커피도 끓여먹고 했지요. 급할때는 "딱"이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취사에 대한 것은 별로 걱정하지 않고 여행을 다녔는데 - 물론 밥솥도 아주 마음에 들게 밥이 잘 되었지요. - 이제 그것을 버린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을 주기에는 또 너무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리가 세 개중 하나가 없는 상태인데다 전기코드도 물 끓을 때 뜨거워지곤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기에는 조금은 위험한 물건입니다. 또 한국으로 가져오기에는 너무 부피가 크고 한국에서는 그리 쓰임새가 없기도 하구요. 별수없이 버리기로 한 것이지요. 오늘 들어갈 집에 가지고 가기보다는 그냥 버리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아직 하루정도를 더 우리끼리 밥을 해먹어야 하지만 이제 반찬이나 쌀도 다 떨어져서 더 이상 해먹고 싶어도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어거지로 해먹으려면 각종 물품들을 사야하는데 그러기보다는 다음 번은 사먹기로 한 것입니다. 이제 어디서 버리느냐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우리 식구들 음식을 책임져주었던 물건인데 아쉬움은 많지요. 앞으로 가면 갈수록 이런 아쉬움은 더 생기겠죠. 종착역이 가까워지니까 말입니다. 아침부터 밝고 상쾌한 모습입니다. 어제 투숙했던 호텔은 아침이 제공되지 않아 더욱 우리끼리 아침을 해먹었습니다. 어제가 일요일이라 뉴헤이븐에서는 더 이상 볼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예일대학의 겉 모습은 전체적으로 구경했기에 오늘 다시 구경하는 것은 지양했습니다. 어제 뉴포트에서 지체하는 바람에 그 다음 일정이 차질을 빚었던 경험도 있고 해서 바로 다음 일정으로 진행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하바드에서도 그렇고, MIT에서도 그러했고, 여기 예일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학교내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교 자체도 크고 건물도 많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지도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지도만 있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게다가 있는 지도는 모두 건물의 이름만 나와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냥 우리식으로 학생회관, 자연대, 경영대, 이런 식으로 표기되어 있으면 찾기가 어렵지 않을 텐데도 이 곳 미국의 학교들은 로렌스홀, 무슨 무슨 관 등으로 그 건물의 정식명칭으로만 지도에 나와 있어 우리와 같이 처음 오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울 따름입니다. 결국 대학별로 기념품도 거의 사지 못했지요.        <롱아일랜드로 가는 카페리안에서>                       <우리가 타고온 카페리의 모습> 이제 카페리를 타러 브릿지포트(Bridgeport)로 달려갑니다. 뉴헤이븐에서 브릿지포트까지는 그리 멀지 않고 가까운 거리라 우리는 서둘렀습니다. 롱아일랜드라는 이름은 책에서건 영화에서건 많이 들었던 이름 아닙니까? 빨리 가서 많이 봐야지요. 그리고 서쪽 끝은 뉴욕시입니다. 약 1주일간 뉴잉글랜드라는 미국에서도 본토라는 지역을 여행했는데, 이제는 뉴잉글랜드는 이별하고 유태인이 만든, 유태인의 도시 "뉴욕"에 접근하러 갑니다. 배는 약 1시간 정도 대서양을 건너갑니다. 멀리 롱아일랜드의 양 옆으로 끝이 안보이는 기다란 육지의 모습이 점점 다가오며 우리에게 새로운 곳의 풍경이 나타나지만 뭐 별볼 것 없습니다. 그냥 항상 보던 바닷가의 모습입니다. 카페리에서 내린 곳은 롱아일랜드의 중북부에 있는 포트제퍼슨(Port Jefferson)이라는 곳으로 여기서 우리는 동쪽에 위치한 사우스탬턴(Southampton)까지 가서 해수욕도 하고 구경도 하면서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여 브룩클린(Brooklyn)을 지나 뉴저지(new Jersey)로 갈 예정입니다. 섬의 길은 한가롭고 농장들도 많은 가운데 상당히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여유있는 일정이라 판단하고 여유있게 길을 가며 점심은 롱아일랜드에서 해산물을 먹기로 계획했지요. 한참 잘 뚫린 길을 따라 가다보니 갑자기 길이 막혀 있습니다. 지도로 판단해보니 사우스탬턴까지는 아직 한참을 더 가야하는 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오랜 시간 막히는 겁니다. 30분이 지나도 길이 뚫릴 기미가 없습니다. 할 수 없이 롱아일랜드의 동쪽 끝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서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롱아일랜드, 포트 제퍼슨의 한가로운 모습> 이제는 가면서 밥 먹는 것도 신경 써야 하는데 도대체가 먹을만한 곳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패스트푸드를 먹을 수도 없구요. 일단 차 안에서 여러 가지 잡다한 먹을 것으로 대강 해결하고 Fire Island National Seashore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번역하면 "화도(火島) 국립 해안" 정도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곳에 가면 해수욕장도 있고 자연보호구역도 있고 해서 우리의 목표인 롱아일랜드에서의 해수욕을 목표로 그리로 향했습니다. 롱아일랜드의 중간쯤에 위치한 남쪽해안이지요. 우리가 듣기로 롱아일랜드는 해수욕하기에 더없이 좋고 먹을 것도 해산물들이 풍부하다고 들었는데 아직까지는 아니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것도 동쪽 끝 지역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런 믿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간 우리에게서 또 다른 일이 발생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런 믿음을 준 사람들을 원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롱아일랜드의 동쪽 끝인 몬톡(Montauk)이나 사우스탬턴으로 가지 못한 것이 잘못이겠지만 알려주려면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하는데 그냥 롱아일랜드가 좋다고만 해서 우리는 전체가 다 그런 줄 알았던 거죠. 헌데 국립해안인지 뭔지 하는 Fire Island에 들어서서 잠깐 화장실을 가자마자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선 치우지도 관리도 하지 않는 그런 화장실입니다. 그래선지 들어서자마자 제가 모기떼의 맛있는 먹이감이 됩니다. 아마도 이 곳의 모기들은 뜯어 먹을 먹이감이 없어 한동안 굶었는지 제가 나타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바로 달려들어 피를 빨아 먹더군요. 원용이와 같이 들어갔는데 저만 10군데 이상 순식간에 물린 것이지요. 미국은 Rest Area에 있는 화장실들도 웬만해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제 잘못이지요. 모기에 물리자마자 더 이상 구경이고 해수욕이고 간에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고, 마침 구름이 잔뜩 끼어 비가 오기직전의 날씨를 보이기도 해서 바로 떠나기로 합니다. 그나마 돈을 내지 않는 쪽으로 들어와서 주차를 했으니 망정이지 주차장으로 갔으면 돈도 아까웠을 테고... 일단 롱아일랜드라는 곳의 인상이 구겨진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지도와 가이드북을 찾아본 결과 존스비치(Jones Beach)가 뉴욕시민들에게 인기있는 해수욕장이라는 글이 보입니다. 이번에는 그리로 갔지요. 뉴욕시민들이 좋아하고 자주 즐긴다면 괜찮은 시설이 되어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말입니다. 허나 이것도 속았습니다. 해수욕장이 번듯하게 차려져 있고 백사장도 바다와는 상당히 먼 우리네 서해안의 모습입니다만 한가지,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인 물이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온갖 잡동사니에다 부유물들이 바다 위에 그대로 떠다니고 있어 도저히 해수욕할 마음이 나지 않는 겁니다. 저는 웬만하면 지저분한 것 가리지 않고 잘 노는 편인데도 이곳은 도저히 놀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얼마 동안만 놀다가 바로 샤워장으로 직행했지요. 샤워장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나중에 후배에게서 들은 얘기이지만 롱아일랜드는 동쪽 끝에서 놀아야 한다더군요. 서쪽으로 올수록 더럽고 지저분해서 놀기는 어려울 거라고 말입니다. 진작 그런 것을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긴 원래 계획으로는 후배네 식구와 같이 롱아일랜드를 가는 것으로 했었는데 우리끼리 가다 보니 이런 시행착오도 겪는가 봅니다. 여하튼 기다란 롱아일랜드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밥도 못 먹고 횡단하려니 짜증도 납니다. 빨리 후배네 집에 들어가 저녁식사나 맛있게 해야 정신이 가다듬어질 것 같습니다. 월요일이라 브룩클린을 지나가기가 두려워집니다. 워싱턴 DC에서 러시아워를 경험했던 우리는 과연 그보다 더 심하다는 뉴욕의 러시아워를 버틸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길도 Interstate가 아닌 일반도로라 신호등도 많고, 계속해서 차량도 뉴욕에 가까울수록 많아지고... 맨해턴(Manhattan)지역으로 들어가는 고속도로가 있었지만 도저히 저녁시간에 그리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냥 일반도로인 27번 도로를 따라 가면서 브룩클린에서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Beltway를 지나 스태튼섬(Staten Island)으로 들어가고, 다시 Staten Expressway를 타다가 I-95 N으로, 그리고는 I-78 W로 가는 코스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상당히 돌아가는 코스를 택한 것이지요. 그래도 뉴욕의 러시아워는 최대한 피할 수 있다는 바람으로... 헌데 여기서 생각도 못한 요금을 내게 되었습니다. 스태튼섬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길은 덜 막히는데 비해 섬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는 비용이 8달러나 하는 겁니다. 이 다리가 Verrazano Narrows Bridge입니다. 비싸기도 엄청 비싼 다리이지요. 그래도 길은 안 막히니까 다행입니다. 이제는 뉴저지입니다. 얼마 안 있어 뉴욕시내를 구경할 텐데 요금도 그렇고, 길도 그렇고, 차를 가지고 다녀야 할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오늘 외곽에서 스쳐 지나갔을 뿐인데도 막히는 걸 보니 예삿일이 아닙니다. 정확히 예정한 시간에 후배네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 집 식구는 3식구인데 아들 하나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는 안면식도 있고 나이도 우리아이들보다 2~3살 정도 위라 적당히 어울릴 수 있는 나이입니다. 아이들도 빨리 만나러 가자고 난리입니다. 도착하고 보니 역시 미국에 사는 친지분들의 집에 들어가면서 느낀 것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우리가 온다고 저녁을 푸짐하게 바비큐로 준비해 놓은 겁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롱아일랜드에서의 기분 나쁜 기억들을 씻어내기에는 역시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가 최고입니다. 점심까지 굶은 우리이기에 기를 쓰고 맛있게 먹었지요. 그 집 식구들이 들으면 미안한 얘기이지만... 잔디밭으로 둘러싸이고 숲도 있는 그런 집이며, 수영장도 상당히 큰 것이 있고 잔디 축구장과 테니스장, 농구장까지 갖춰진 타운하우스입니다. 휴식을 취하기에는 그만인 집입니다. 여기서 3일정도 머무르면서 뉴욕으로 입성할 준비를 해야지요. 내일은 이번 여행에서 휴스턴을 출발하고서는 처음으로 아무 일정이 없는 날입니다. 그냥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쉬려고 합니다. 그리고 모레, 프린스턴 대학(Princeton University)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구요. 또 한가지, 필라델피아는 결국 일정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미리 갈 수 있을 때 가지 않으면 결국은 가기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이지요. 펜실베니아를 갔을 때 가지 못한 것이 일정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한 거지요. 그래도 미국 독립의 현장이고 전통을 가진 대도시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