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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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여행기

민속촌의 색다른 모습들!
뉴포트(New Port, Virginia) -> 윌리암스버그, 제임스타운(Williamsburg, Jamestown) -> 미들로시안(Midlothian, Virginia)

26부 2004년 7월 19일 월요일

오늘 이동거리 : 135마일(216 Km), 누적거리 : 3711마일(5937 Km)

어제의 일중 아쉬운 것은 우리가 장거리 여행을 하다 보니 원래 계획인 버지니아 비치는 가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생각과 달리 여의치 않아서 말입니다.

이제 우리의 여행도 절반을 향해 치닫습니다. 며칠만 지나면 전체 일정의 절반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지요.
그동안 1년에 한번 할 구경을 매일 한가지씩 지금까지 계속해왔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이번 여행이 끝날 때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이구요.

오늘은 영국식민지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민속촌을 가는 날입니다. 곁들여서 영국 최초의 아메리카대륙 식민지도 구경하구요.
바로 Colonial Williamsburg와 Jamestown입니다.
윌리암스버그내에 있는 "식민지시대 윌리암스버그"는 우리의 민속촌과 마찬가지입니다. 식민지시대 생활모습으로 복원하여 현재 그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그 당시와 같도록 마차나 걸어서 이동하기도 하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복장도 모두 그러한 복장으로 생활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곳이지요.
또 하나 1607년 북미대륙에 이주를 위해 처음 발을 내디딘 영국인들이 버지니아주에 건설한 최초의 식민지가 바로 제임스타운입니다. 처음 도착한 영국인들이 자신들의 국왕인 제임스 1세의 이름을 따서 제임스타운으로 명명했지요. 벌써 400년 전 일입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메이플라워호보다도 23년이 빠른 것입니다. 아마도 3년 뒤 2007년에 버지니아에서는 식민지 건설 400주년을 기념한 대대적인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콜로니얼 윌리암스버그의 모습>

우리가 윌리암스버그에 대해 아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접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사실 다른 곳에 비해 그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우리이기에 이 도시에 도착하는 순간 우리도 놀라게 된 모습입니다. 그리 큰 기대 없이 간 도시였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재미있게 보게 됐습니다.
먼저 시내에 접어들어보니 어제 투숙한 것에 대한 후회가 일어납니다. Travelodge, Quality Inn 등, 길가에 보이는 모텔들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멋진 건물들로 만들어진 각종 Inn들을 보며 어제 이 곳까지 왔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뿐입니다. 여기 모텔들의 가격은 얼마인지...싸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만 그래도 한번은 이런 곳에서도 자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모텔들도 멋들어지게 만들어진 도시이니 다른 것도 두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식민지시대 윌리암스버그에서>

역시나 예상과 다를 바 없이 도시 곳곳이 깨끗이고 낮은 층의 벽돌로 만들어진 예쁜 도시입니다. 아마도 예쁜 것을 좋아하시는 여성분들이나 아이들에게는 가히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남자분들은 버지니아의 윌리암스버그에 가족들을 데리고 가시면 아마 좋은 대우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공공주차장이 시내 곳곳에 만들어져 있고 2시간까지는 무료입니다. 대신 여러 개가 있는 만큼 한곳에서 2시간씩이니까 계속 세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걷는 것이 불편한 분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실 수 있구요.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곳에서는 걸으면서 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몇시간은 걸어야 하니까 신발이나 복장은 편한 것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주위의 가게들을 둘러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식민지시대 윌리암스버그(Colonial Williamsburg)를 보게 되었구요. 앞에서도 설명 드린 대로 이곳은 우리의 민속촌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이 곳 버지니아가 기후도 좋고 땅도 넓어서인지 길들도 널찍하게 만들어져 있고-모두 옛날식의 비포장도로입니다.- 집들도 옛날 영국식의 집 모양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산재해 있는 각종 가게들은 식민지시대 복장의 사람들이 물건을 팔고 있구요.
우리 식구는 가게들 이외에는 집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티켓을 별도로 구입하면 이 민속촌에 있는 집들도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 정도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죠. 집안보다는 바깥이 볼 것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시내 중간중간에 펼쳐진 넓은 잔디밭에서 뛰어 놀기도 하고 당시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데 쓰이는 도구며 여러 가지가 300년 전의 모습을 간직한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보존된 것이 아니고 관광지로 새로 조성된 것이라는 차이점이 있죠. 말하자면 실제로 사람이 사는 것은 아니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출퇴근하는 종업원이라는 것이죠. 마치 우리의 민속촌과 같이 인공적으로 다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이 곳에서 한참을 구경하고 거리를 활보하고는 이제 제임스타운으로 갑니다.
제임스타운하면 유명한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뭐 최초의 영국식민지인 것도 있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은 들어 본 이름, 포카혼타스(Pocahontas)입니다.
인디언 처녀 이름인 이 포카혼타스는 최초의 버지니아 이주자들이 살아남기 힘들 무렵 그들을 도와주고 인디언들과의 교류를 이루게 해준 인디언 족장의 딸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이곳 제임스타운의 영국인들 중 두 명을 살려주기도 합니다. 그 중 한 명이 제임스타운을 건설하며 지도자로 이름을 날리고 후에 버지니아 초대총독으로 임명된 존 스미스(John Smith)이구요 또 한명은 포카혼타스와 결혼하여 살게 된 존 롤프(John Rolph)라는 사람입니다.
포카혼타스는 40대 초반에 병으로 죽었고 그녀의 시신은 현재 영국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포카혼타스가 남긴 것 중 하나가 담배입니다. 버지니아의 이주자들에게 선물로 준 담배가 당시 스페인과의 담배무역전쟁에 이기기 위해 영국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이곳 버지니아에서 재배되게 된 겁니다.

<제임스타운의 포카혼타스 동상> <버지니아 초대총독 존 스미스의 동상>

제임스타운까지 가는 길은 식민지도로(Colonial Parkway)로 명명되어 조용하면서도 한산하고 숲으로 둘러싸인 드라이브하기에는 그만인 도로입니다. 중간에 강을 만나 강변-이 곳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바로 옆으로 지나가기도 합니다.
제임스타운은 현재 발굴작업이 한창입니다. 아마도 2007년을 대비해 발굴 및 복원 공사를 진행하지 않나 싶습니다. 400년이나 지난 곳이고 사람이 살지 않게 된 것도 300년이나 되어 모든 것이 땅속으로 묻혀버린 겁니다. 하긴 우리나라는 2000년이 지난 것도 발굴하는 데 까짓 300년쯤 된 것이야 무에 그리 어려울까...
다만 몇 군데 옛 모습이, 잔해가 남아 있는 곳들이 있고 존 스미스와 포카혼타스의 동상이 서있습니다.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대서양 연안이 아닌 버지니아의 체사피크만(Chesapeake Bay)을 따라 내륙으로 약간 들어온 제임스강(James River)연안에 자리잡은 덕분인지 파도는 그리 세지 않은 곳입니다. 잔잔한 물결속에 거주지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러다가 인원이 점점 더 늘어나고 내륙쪽으로 뻗어 나감에 따라 이곳을 버리고 좀더 버지니아의 내륙으로 식민지가 옮겨 가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이제 다시 윌리암스버그로 가서 지도에 나온 인형공장(Doll Factory)을 찾아 갔습니다.
아이들이나 박여사가 인형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이곳 소개자료나 지도에도 이 인형공장은 마치 명소인 것처럼 표시되어 있어 가보기로 한 거죠.
한마디로 예쁜 소녀들을 소재로 한 인형들을 각각 모두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팔고 있는 곳입니다. 인형을 만드는 공장도 바로 옆에 있어 볼 수 있구요. 다만 상당히 비싸다는 것이 흠이지요.

<윌리암스버그 인형공장과 가게>

이제 우리는 이 곳 식민지 시대 모습을 간직한 윌리암스버그를 떠나 제 친구가 사는 리치몬드(Richmond) 남서쪽의 미들로시안(Midlothian)이라는 도시로 갑니다.
이 곳을 찾아가기는 만만치 않은 곳입니다. 이 친구가 이리로 이사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신 주거지역으로 이사 오는 바람에 길도 정확하지 않고 지도상에도 잘 안 나오는 곳입니다. 단지 제 감각과 그 근방까지 나온 지도로만 가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우리 식구들은 아무도 걱정하지는 않죠.
지금까지의 결과로는 길을 잘못 들어도 찾아 갈 수 있었기에 그리 걱정하지는 않았지요. 단지 몇 시에 도착하느냐의 문제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역시나 입니다. 사실 상당히 헤매고 있었지만 그 집 근방의 길을 하나 찾은 이후 동서남북을 파악하여 겨우 찾아간 겁니다.
대문을 "딩동"하며 눌러 서로 상봉하는 순간 그 집 식구들이 놀라는 눈치입니다.

근사하게 차려진 저녁을 거하게 포식한 후-우리 아이들은 정신 없이 먹어댔지요. 요 며칠 고생하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오늘도 제임스타운 주차장에 세워진 차안에서 아침에 싸들고 간 밥을 솥 채로 먹었거든요.- 몇 년간 만나지 못한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밤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3번째 베이스캠프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과거의 미국을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했구요. 아이들이 이 모든 것을 다 기억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일 모레만 지나면 우리의 여행도 후반부로 접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