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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미국여행기 |
| 아틀란타 시내에서 만난 한국사람, 공짜 음료수! 아틀란타(Atlanta), 스톤 마운틴(Stone Mountain) |
| 21부 2004년 7월 14일 수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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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동거리 : 10마일(16 Km), 누적거리 : 2690마일(4304 Km) 아침은 상쾌했습니다. 오랜만에 느즈막이 일어나기도 했구요. 편안하게 콩나물국으로 아침을 먹고 나니 뿌듯합니다. 콩나물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보는 것이거든요. 오늘 날씨는 역시나 산뜻하고 더운 날씨입니다. 구름 한점 없이... 아침에 시내로 나가 몇 가지를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마가렛 미첼 생가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박물관입니다. 사실 미국역사에서 뭐 위대한 작가나 인물도 아니고 그저 인기 있는 소설을 썼고 그 것이 영화화되어 유명인사가 된 그런 인물까지도 생가를 가야 한다는 것이 여간 내키지 않았습니다. 고전이라고도 할 수 없는 소설이지만 워낙 많이 팔렸고 한편으로는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연합군 지역에 살던 남부의 백인 주류층들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기에 한번쯤 볼만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갔습니다. 글쎄요, 일단 별것도 없고 생가라고 해봐야 작은 집 하나, 그것도 조그만 방 하나-실제 마가렛이 산 곳은 월셋방입니다.- 보여주면서 설명은 엄청 길게 하고, 또 하나 비쌉니다. 볼 것 없고 비싸기만 한 곳입니다. 원정이와 박여사는 좋아했습니다. 영화로만 본 소설의 본 지방에 와서 작가의 사진이나 전시되어 있는 일부 편지들-실제 원고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제 생각이지만 박물관가게(Store)에서 본 인형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비비안 리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하게 생긴 인형들, 그런데 여기에 오드리 헵번은 왜 있는 것 인지... 괜시리 시간만 많이 잡아먹는 곳이지요. 만일 이 소설이 영화화되지 않았다면 어떠했을지 궁금합니다. 물론 책도 미국에서 많이 팔렸기에 영화화한 것이지만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에는 이 지역-조지아와 기타 남부지역-외의 지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러한 것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고 말입니다. 한가지 조금은 아쉬운 점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박물관을 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생가와는 다를 수도 있었을 텐데, 문이 닫혀 있더군요. 그리고 생가에서의 인상이 워낙 안좋아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구요. 드디어 우리가 이번 미국여행에서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는 날입니다. 아틀란타의 지하철을 타러 갔지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언더그라운드라는 시내중심가와 코카콜라, 주청사(State Capitol)를 보러 말입니다. 코카콜라는 마가렛 미첼 생가로 가면서 본사빌딩은 보았습니다. 아틀란타에서 코카콜라라고 하면 "The World of Coca Cola"를 보통 이야기 하는데 여기가 본사는 아닙니다. 본사는 그곳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별도의 빌딩으로 있습니다. "The World of Coca Cola"는 단순히 전시관과 시음장으로 되어 있지요. 지하철 표를 사는 곳은 기계로 되어 있네요. 헌데 이건 또 뭔지... 예전에 서울의 시내버스에서 쓰던 토큰이 표입니다. 참, 여러 가지입니다. 토큰을 승강장입구의 함에 넣고 들어 가면 됩니다. 지하철 역도 좀 더럽고, 확실히 미국은 대중교통은 문제가 있습니다. 하긴 저래서 모두들 더욱 차만 타고 다니는 지도 모르죠, 또 그래서 뚱뚱해지고...악순환인 것 같습니다. 월드 오브 코카콜라를 가기 위해 Five Points역에서 내렸습니다. 이곳의 지하층이 우리의 을지로와 같이 지하도시로 만들어져 있어 각종 상가, 식당들이 밀집해 있는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입니다. 그 곳을 지나서 지상으로 올라가면 바로 앞에 커다란 코카콜라 로고와 콜라병이 있는 "월드 오브 코카콜라" 빌딩이 나옵니다. 전세계의 콜라병들도 다 모여 있구요. 한국에서 판매한 콜라병도 있습니다. 시음장도 마찬가지로 코카콜라가 만드는 모든 음료가 다 있습니다. "다사니"만 빼고... 이 곳 미국에서는 "다사니"-Dasani, 생수입니다.-가 많이 팔리고 있더군요. 곳곳에 이 다사니가 놓여 있고 마셔보니 다른 것보다는 더 맛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몇번은 마셔봤는데 박여사의 얘기가 그러합니다. 전 잘은 모르겠고. 문제는 왜 전세계적으로 이 다사니를 판매금지시키는지 궁금합니다. 유럽에서도 금지가 되었지요. 영국에서 판매한 다사니가 생수가 아닌 수돗물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판매를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하구요. 다사니가 그렇게 코카콜라의 힘으로 판매에 나섰지만 아직도 미국내 생수시장에서는 1위가 아니라더군요. 하긴 제가 봐도 가장 비싼 물이니 그걸 누가 사 마시겠습니까? 1위는 펩시에서 만든 생수라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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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of Coca Cola"의 모습들>
이제 텍사스의 오스틴에서 봤던 주청사와 같은 조지아주 주청사(State Capitol)를 보러 갑니다. 주청사는 어디나 모양이 비슷하지요. 둥근 돔천장으로 되어 있고 건물은 돌로 만들어져 있죠.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 곳 조지아주 주청사는 돔지붕이 황금으로 만들어져 있어 햇빛에 황금색 광채가 난다는 점이 다릅니다. 주청사 앞에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동상이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조지아주 주지사출신이고 조지아주출신의 대통령이고 또한 상류층 출신이 아닌 일반 평민출신 대통령이었고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조지아 주청사내에 있는 주지사집무실은 열려 있습니다. 주지사가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 이 주청사 내부에는 조지아주 역사박물관도 겸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볼만합니다. 
<조지아주 주청사의 모습>
배는 고프고 차도 가지고 나오지 않아 걸어 다니면서 식당도 찾기로 했는데 아이들이나 박여사나 미국식의 음식들보다는 한식은 아니더라도 밥이 있는 음식, 즉 중국집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것보다 중국집을 찾아 나섰지요. 원용이는 혼자 피자 먹자고 하는데... 조금 걷다 보니 Chinese Restaurant가 보입니다. 유리를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부페형식이고 흑인들이나 멕시칸들이 많이 보이며 음식들을 먹고 있는 겁니다. 이제 들어가서 먹기로 하고 음식을 담으려고 하는데 주인인 듯한 동양인이 갑자기 한국말로 "한국분이세요?"하는 겁니다. 우리는 기절을 했죠. 사실 이번 여행에서 뜻밖의 일은 우리가 머무는 집들이 아닌 곳에서 한국인들을 만나기가 극히 드물었다는 사실이거든요. 올란도의 디즈니나 유니버설 같은 곳은 한국인들이 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거의 없었구요. 유니버설에서 한번 한국말이 들리더군요. 그 외에는 단 한번도 한국인을 만나지도, 한국말을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아틀란타의 시내중심가 식당에서 한국인을 만나 한국말을 들은 겁니다.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 분 말씀이 미국에 온지는 꽤 되었고 아틀란타 다운타운의 식당들이나 가게들은 대부분 한국인들이 경영하고 있다네요. 그러면서 우리가 텍사스에서부터 차를 가지고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놀라십니다. 그 아주머니 덕분에 우리는 음료수를 공짜로 마실 수 있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음료수는 마음대로 마시라면서... 한국분들이 만든 밥이라 그런지 더 맛이 있었구요. 아쉬운 것은 나올 때 명함이라도 받아놔야 하는 건데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나중에라도 다시 한번 아틀란타에 가면 꼭 그분들한테 인사를 하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누굽니까? 한번 갔던 길은 머릿속에 확실하게 기억하는 인간 네비게이터라서 그 곳의 위치는 알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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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돔 앞에서>
<세계적인 CNN 방송국>
이제 배도 채웠고 하니 다시 걸어다녀야지요. 조지아 돔(Georgia Dome)과 CNN입니다. 조지아 돔은 프로미식축구 NFL의 팀인 아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의 홈구장입니다. 꽤 유명한 돔구장입니다. CNN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뉴스전문방송국이구요. 이 두 곳에서 우리는 사진만 찍었지요. 물론 입장료를 내는 투어는 하지 않았습니다. 뭐 방송국이나 스타디움도 한두번 보는 것도 아니고. 단지 CNN본사까지 왔으니까 그 건물과 내부를 구경하는 것으로 끝냅니다. 사실 아틀란타에는 볼 것들이 몇 가지 있지만 예를 들면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 쓰인 터너필드-Turner Field, 현재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아틀란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입니다.-라든가 말입니다. 그 외에 하이미술관(High Museum of Art)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죠. 우리도 아틀란타에서는 많은 것을 보지는 않고 몇 가지 핵심만 보기로 한 겁니다. 어제 본 킹 역사지구, 시내구경, 그리고 지미 카터 센터와 스톤 마운틴(Stone Mountain State Park), 조지아 텍(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정도만 보기로 말입니다. 일단 지미 카터 센터와 조지아텍은 다음날 보기로 하고 이제 스톤 마운틴으로 갑니다. 제 차로 간 건 아니고 애들 이모부의 차로 그 집 내외와 같이 갔죠. 아틀란타에서 동쪽으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할 말이 없는 산입니다. 지금까지 산다운 산을 보지를 못했는데 이제 드디어 산다운 산을 보게 된 겁니다. 스톤 마운틴은 이름 그대로 입니다. 돌로 된 산입니다. 돌로 되었다기 보다 그냥 돌덩어리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산도 아닌 겁니다. 단순한 돌덩어리 하나가 평지 위에 있는 거지요. 단지 그 돌이 워낙 크니까 산이라는 이름을 붙인 겁니다. 정말 큽니다. 그게 바위 한 개로 만들어졌다니, 더 재미있는 건 그 바위덩어리 산 중간에 누군가가 거대한 그림을 조각해놓은 겁니다.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동맹군의 3명의 영웅들 모습을 그려 놓은 것이지요. 남부동맹 대통령 Jefferson Davis, 남군 총사령관 Robert Lee 장군, 남군 최고의 용장 Stonewall Jackson 장군, 이렇게 3명의 조각이 새겨져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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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마운틴 전경>
<암벽등반중인 원용>
아마도 호주에 다녀 오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에어즈락(Ayers Rock)을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바위덩어리 하나인 곳입니다. 우리는 오늘은 '네잎 클로버'를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스톤 마운틴 산정상까지 케이블카가 다니는 데 우리가 표를 사고 나서 타려는 순간에 비바람에 의해 운행중단이 되더군요. 하필 우리 앞에서 끝난 겁니다. 결국 표는 환불받고... 올라가지는 못하고 밑에서만 구경하고 아이들은 암벽등반 체험코스가 있어 그걸 했지요. 암벽등반이라고 해서 스톤 마운틴을 암벽등반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장사꾼이 10m짜리 가짜 암벽등반 코스-국내에도 많이 있는 연습용 암벽-에서 해본 것이지요. 한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미국애들이 하는 걸 보더니 자기도 하고 싶다고 졸라대서 1인당 거금 5달러씩 주고 시켰지요. 원용이는 생각보다 금방 올라가더라구요. 한번도 해본 적 없던 놈이 잘도 올라갑니다. 꼭대기 가서 종치고 내려 오니까 성인용 코스로 주인이 한번 더하라고 합니다. 성인용 코스는 좀 어려운지 끝까지는 못 가고 8m정도 올라가고는 내려옵니다. 원정이는 7m정도 올라가더니 더 이상 못 올라가고 내려왔구요. 이 스톤 마운틴에서는 밤에 하는 레이저 쇼가 재미있습니다. 우리야 올란도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지치고 힘들어 한번도 못 봤는데 여기서 볼 수 있었네요. 좋았던 것은 음악에 맞춘 레이저쇼입니다. 그 음악이 예전에 많이 듣던 미국 남부의 서던락(Southern Rock)이나 블루스(Blues), 컨츄리(Country) 음악들입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재미있게 느낀 것 중 하나는 아직도 미국의 남북 사이에는 서로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 남부만을 여행하고 있어서 그런지 여기 남부는 미국연방기(성조기)외에도 남부동맹기가 눈에 많이 띤다는 것이지요.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깃발이 아직도 휘날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것도 공공건물에서도 가끔 보입니다. 북부입장에서 보면 반란군 깃발인데... 여기 스톤 마운틴에 있는 조각상도 마찬가지이구요. 사실 승리자인 북군의 입장에서 보면 반란군의 수괴 아닙니까? 그런데도 그러한 일들이 용납되는 걸 보면 우리와는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오늘의 할 일"은 다 마쳤습니다. 내일 하루 이 집에 더 머물면 또 출발합니다. 확실한 건 집이라는 것은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집은 떠나봐야 그 가치를 안다던데 우리 가족은 요즘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모텔생활은 아무의 눈치도 안보고 자유로와서 좋긴 하지만 역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남의 집이지만 어느 집에 있다는 건 그 자체로도 상당히 편안함을 우리에게 주는 것 같습니다. 하물며 내집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집에 가기에는 아직도 너무 먼 나날들이 남아 있습니다. 자그마치 4주하고도 반이 더 남아 있습니다. 
<스톤 마운틴의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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