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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여행기 악몽의 미션스페이스!     디즈니월드 엡콧(Walt Disney World, EPCOT) 14부 2004년 7월 7일 수요일 오늘 이동거리 : 10마일(16 Km), 누적거리 : 1870마일(2992 Km) 어제는 무척 더운 하루였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의 7월의 플로리다의 햇볕으로 인해 오후에 퍼레이드를 볼 때는 모두들 어느 정도는 지쳐있었지요. 벌써 집 떠난 지 열흘 정도 지났고 휴스턴을 떠나 여기까지 3일간 자동차로 이동한 거리도 1200마일 정도였으니 지칠 만도 하지요.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침부터 덥네요...서울의 8월초 한여름의 무더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내일을 휴식일로 잡기는 잘한 것 같습니다. 다시 도시락을 싸들고 디즈니월드로 향합니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표지판을 정확히 보고, 또 어제와는 다르게 차선을 잡았지요. 드디어 엡콧(EPCOT)에 도착했습니다. 엡콧 특유의 미키의 손이 붙어 있는 거대한 둥그런 구형의 지구모습이 주차장에서부터 보입니다.                  <디즈니 엡콧 앞에서>                               <디즈니 엡콧의 이미지관 앞> 사실 엡콧은 LA의 디즈니랜드에는 전혀 없는 생소한 디즈니 놀이공원입니다. 제가 미리 사전에 공부한 바로는 과학분야의 각종 체험이나 Ride가 있는 미래의 세계(Future World) 그리고 세계 각국의 문화관과 같은 형태로 Ride나 Attraction들이 있는 World Showcase, 크게 이렇게 두 곳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World Showcase에 물론 한국관은 없습니다. 아쉽게도... 미래의 세계(Future World)는 아마도 예전의 대전 Expo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요? 자, 이제부터 엡콧을 소개합니다. 매직킹덤과 달리 주차장에서 걸어서 바로 입구로 갈 수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지도를 구하느라-여기는 지도가 어디 있는지 찾기가 어렵네요. - 시간을 약간 허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인기가 있다는 "Test Track"-이건 자동차 테스트하는 형식의 Ride입니다.-이나 "Mission: Space"-화성에 있는 탐험대를 구조하는 형식의 우주여행 시물레이션입니다. -와 같은 것은 "FP(Fast Pass)"가 벌써 오후시간에나 예약이 됩니다. 일단은 Test Track만 오후로 예약을 했구요. 어제는 FP를 최대한 이용하여 중간에 거의 쉬지 않고 움직였는데 오늘은 무엇을 먼저 타야 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Universe of Energy"라는 에너지관을 들어 갔습니다. 일단 줄을 안서고 있어 인기가 없는 것부터 먼저 타려고 한 겁니다. 그리 기대하지 않고 들어 갔지요. 홀 입구에서 가만히 서서 대기하다가 극장으로 들어가 앉아 있으려니 갑자기 극장 앞의 스크린이 열리면서 극장의 좌석들이 일제히 이동을 합니다. 몇 개의 단위로 나누어져 마치 보트를 타듯이 말입니다. 그러면서 지구의 역사를 사방에서 입체적으로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화산폭발이나 공룡시대의 개막, 인류의 탄생과 현재의 모습까지 20분 이상을 정말 실감나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지요.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어제의 매직킹덤에서 저 같은 경우는 디즈니랜드와 비슷한 모습이라 그런지 그렇게까지 재미있었다고는 할 수 없었는데-3D영화였던 "Micky's Philhamagic"과 신데렐라쇼는 재미있었지요. -엡콧에서는 첫 번째 것부터가 상상을 초월한 작품입니다. 이런 시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무척 즐거운 표정을 지으면서, 특히 아이들이 좋아했지요.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공룡이나 화산, 지진과 같은 것들, 그리고 과학계통을 상당히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데 그런 것들을 실감나게 느끼도록 보여주고, 특히 공룡들이 바로 머리 위에서 콧바람을 뿜어대고 울부짖고 하는 모습들에서는 아마 꿈속에 있는 듯한 생각들이었을 겁니다. 다음으로는 "Wonder of Life"라는 인체에 대한 탐험관을 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공사중이더군요. 여기에서 "Body War"(인체속 탐험)이라든지 "Making of Me"같은 것들은 꼭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항상 디즈니 테마파크들은 완전하게 다 열어놓은 경우가 없더라구요. 우리가 가는 시기가 비수기라서 그런지...지난번 서부여행시의 디즈니랜드에서도 피터팬이 공사 중이었고 어제 갔던 매직킹덤에서도 툰타운-Toon Town, 아린이들이 좋아하게 만든 디즈니만화의 모습들을 한데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이 공사 중이었고 오늘은 인체관이 문을 닫았네요... 이제 "Imagination"관에 있는 "Honey, I Shrunk the Audience"를 보러 갔습니다. 서울에서 미리 디즈니사이트에 들어와 각 테마파크별로 간단한 설명과 동영상을 봐서 그런지 박여사가 공부는 많이 했네요. 다음은 어디를 가자 하는 건 대부분 박여사의 안내로 가는 겁니다. 단지 그리로 가는 길은 제가 지도를 보고 찾았구요. 어제도 얘기했지만 이곳에서의 주제는 실감나는 3-D체험영화입니다. 여기 이미지관에서 본 "Honey, I Shrunk the Audience"도 역시 3D입니다. 역시 3D가 대세인 모양입니다. 이건 어제의 "미키 필하매직"보다 한술 더 뜨는 3D입니다. 어떠냐구요? 이건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키 때와 같이 물도 뿌리고 하는데 의자도 흔들거리고, 더욱이 쥐들을 풀어 놓는 장면에서 실제로 발 밑으로 뭔가가 지나가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정말이지 골을 때린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장면도 있습니다. 갈수록 3D는 태산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를 보고 지구관("The Land") 실내에 있는 식당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식당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 들고 주먹밥을 먹으니까 서양사람들이 모두들 쳐다봅니다. 글쎄요, 부러워서인지 이상하다고 본 것인지...아무튼 그들은 대부분 비싸고 맛없는 패스트푸드를 사가지고 먹고 있는데 우리는 집에서 싸가지고 온 주먹밥을 젓가락으로 맛있게 먹고 있으니 부럽기도 할 겁니다. 이제 오후가 시작되는데 날씨는 무척이나 덥네요. 아직 예약된 테스트트랙-Test Track-시간은 남아 있고 해서 시원할 것으로 생각한 바다관("The Living Seas")으로 들어갔습니다. 입구에 영화 "Finding Nemo"에 나오는 니모가 커다랗게 서있고 아이들은 그 곳에서 사진들을 찍습니다. 우리 아이들이요?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원한 실내에서 밖으로 나오니까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가 오기 시작한 겁니다. 조금 전까지 쨍쨍하게 내리쬐던 해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시커먼 먹구름이 어느 틈엔가 몰려와서는 비를 조금씩 뿌리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날씨에 관한 한 운수대통이었는데 드디어 날씨가 변덕을 부려 우리를 골탕 먹인 겁니다. 더욱이 기분이 안 좋았던 것은 어제 매직킹덤 갈 때는 비옷을 배낭에다 넣어 가지고 다니느라 짐만 가득 들고 무거워서 오늘은 차에다 두고 내렸거든요. 그랬더니만 비가 온 겁니다. 머피의 법칙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오는가 봅니다. 하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위안도 됩니다. 워낙 더웠기에 이제 바람도 세차게 불고 시원해진 겁니다. 할 수없이 대충 비를 피하면서 테스트트랙까지 갔지요. 이건 또 무슨 일입니까? Thunder Storm예보 때문에 일단 다 중단했다는 겁니다. 아침부터 오후 1시40분으로 예약하고서는 아이들과 그걸 타려고 기다려왔는데... 어쩔 수 없어 World Showcase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비가 조금씩 와서 보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판단도 들고... 순서대로 보려고 멕시코관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비가 폭우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아이고, 이제 돈 버렸구나...이게 얼마짜리 티켓인데...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절반도 못보고 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문제는 모텔로 돌아가지도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비 쫄딱 맞고 생쥐모양으로 갈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멕시코관에서 그냥 저냥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에게 평생에도 없는 멕시코 그림그리기 체험을 시켜주고...웬만한 사람들이 모두 이리로 들어 온 것 같았습니다. 멕시코관이 그야말로 사람으로 꽉 찬 겁니다. <멕시코관에서 비를 피하며 시간을 보내면서...>                       <미국관에서 ...> 그래도 우리는 머나먼 타국, 대한민국에서 온, 진짜 어금니 꽉 물고 마음먹고 온 동양인들 아닙니까? 비 온다고 그냥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지요. 결국 거금 30달러를 주고 울며겨자먹기로 디즈니 로고가 찍혀 있는 비옷을 샀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4벌을 말입니다. 디즈니에서는 절대로 물건도 사지 말고 해야 하는데 바가지도 보통 바가지가 아닙니다. 비닐로 된 레인코트는 바깥에서는 개당 2~3달러 정도 하는 것인데 이걸 무슨 10달러씩이나 받는지. 이거 절대 버리지 말고 한국까지 가져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별수없이 입었습니다. 어쨌든 준비 못한 우리가 바보지요. 비옷이 생기니까 아이들부터가 나가자고 야단입니다. 바깥으로 나가보니 아까보다는 비가 줄어있더군요. 좀 얌전하게 비가 내리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아이들과 옆에 있는 노르웨이관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Ride도 타고...비가 오니까 좋은 점이 사람이 없네요. 실내에서 운행하는 건 계속하는데 사람이 없어 바로 탈 수 있구요. 뭐 별 재미는 없습니다. 이 곳 월드 쇼케이스가 재미있다는 분들도 많은데 글쎄요, 저는 별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안 들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텔레비전이나 책, 영화를 통해 세계 각국의 풍습, 문화,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들을 많이 접하면서 사는 우리들 아닙니까? 여기 각 국의 문화관들이 특별한 이벤트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있어도 별 흥미진진하지는 않고 또 그 나라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해서 별 재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아이들은 새로운 것들이라 재미를 느낍니다. 너무 장삿속이 들여다 보여서인지 그리 호감은 가지 않습니다. 독일관에 있었던 인형 만드는 모습은 아이들이 좋아할 것 들입니다. 아마도 비가 와서 저한테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즐거워합니다. 박여사도 마찬가지로 즐거워하고... 한참을 보다가 "미션: 스페이스" 예약시간이 다되어 미래의 세계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다가 보니까 낮에 중지했던 테스트트랙이 다시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줄을 서 있고...저는 FP티켓을 버리지 않고 있었기에 혹시나 했지요. 역시나 그 티켓을 보여주자마자 바로 들여보내주더군요. 줄도 안 서고...확실히 이 Fast Pass제도는 우리를 위한 제도입니다. 이건 정말 탈만 했습니다. 차량에 탑승하여 실제 자동차 주행테스트 하는 것과 같이 여러 다양한 환경 속에서 급제동, 급가속 등을 하는 겁니다.    <전시된 자동차앞에서 원정이>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미래의 세계에 있는 "미션: 스페이스"입니다. 엡콧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Ride입니다. 내용은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우주에 관한 것입니다. 우주선 발사부터 시작하고... 문제는 실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아니고 아이들도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인데도 아마 웬만한 사람들은 타고 나서 멀미를 하거나 어지러워 하거나 두 번 다시 안 탄다는 말들을 하게 된다는 거죠. 제가 만나본 대부분의 사람들 중 이것을 추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들도 결국 마찬가지 상황에 도달합니다. 일단, 박여사는 기절, 원정이는 타는 동안 내내 울고불고 미치려고 하고, 원용이는 눈감고 겨우 참아내고... 저는 으음...이게 왜 그렇게 길게 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시뮬레이션 기계에 앉아 있는 시간이 상당히 길게 느껴지구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배울 때 생각이 나더군요. 왜? 있잖습니까? 애인과 만나면 시간이 엄청 빨리 흐르고, 고통스러운 건 시간이 죽어도 가지 않는다는 설명 말입니다. 이쯤 설명하면 아시겠지요. 박여사는 그야말로 초죽음이 되어 가지고 나옵니다. 원정이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둘 다 결심을 하더군요. "앞으로 스페이스(Space)라는 글이 들어 가는 건 죽어도 안탄다." 하긴 어제 매직킹덤에서도 원정이는 스페이스마운틴(Space Mountain)을 타고는 울었거든요. 깜깜한 공간 속에서 롤러코스터가 움직이니 오죽했겠습니까? 이제 더 이상 다닐 기력들이 안 보입니다. 그 정도로 쓰러지면 안 되는데... 한참을 앉아서 쉬다가 비도 그쳤길래 월드 쇼케이스를 더 구경하기로 했죠. 그래도 미션스페이스의 여파로 인해 박여사가 회복이 안되어 결국은 7시반 쯤 엡콧과 작별을 하게 됩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미션스페이스를 탔으니 다행이지 초반에 탔으면 하는 생각이 들자 앞이 캄캄했습니다. 오늘 티켓값 날릴 뻔 했는데... 그래도 내일은 휴식일이니까 다행입니다.          <엡콧의 바다관앞의 니모와 함께...>                       <저녁에 본 엡콧의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