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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여행기 대서양 물에 몸을 맡기고...     휴스턴(Houston) -> 갤베스톤(Galveston) -> 휴스턴(Houston) 8부 2004년 7월 1일 목요일 오늘 이동거리 : 150마일(240 Km), 누적거리 : 650마일(1040 Km) 1박2일의 단기여행을 가기 전에, 계획했던 갤베스톤을 가기로 한 날입니다. 오늘도 아침에 북쪽하늘을 바라보며 반대방향으로 떠있는 해를 쳐다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모습입니다. 꼭 화성 같은 곳으로 온 것처럼. 오전에 아이들은 드디어 수영을 했습니다. 이번 미국여행에 대비해 4개월간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쳤습니다. 왜냐구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짐을 줄이기 위해서. 무슨 얘기냐 하면 수영을 못하면 어쩔 수 없이 튜브랑 에어펌프랑 전부 다 들고 와야 하고 또 여기서도 계속 튜브에 바람을 넣었다 뺐다 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예 잘하지는 못해도 자유형 정도만 가르쳐서 오면 그런 건 준비 안 해도 되고 또 그런 수고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죠. 순전히 부모의 이기심에 의해 가르친 거죠. 이유야 어찌됐든 4개월을 배우면서 생각보다는 많이 배운 모양입니다. 한반에 15명 정도씩 됐었는데 언제 저렇게 많이 배웠지? 아니 글쎄 자유형만이 아니고 배영도 하지 뭡니까? 사실 아빠인 제가 물에서는 완전 물개 저리 가라 하는 사람인데-수영을 잘한다는 게 아니고 아예 물개와 달리 못한다는 얘깁니다. 물에 관한 한 맥주병, 아니 콜라병 입니다. 이제 아이들한테 수영이나 배워야겠다.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들 눈도 있고 해서 못 배웠는데-전 돈 들여서 배우는 건 워낙 싫어해서요- 여기 미국에서는 남의 눈도 없고 하니 아이들한테 배워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돈 들여서 가르치긴 잘한 모양입니다. 오전 내내 수영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확실히 야외수영장이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까 좋으네요. 한국에서 어디 야외수영장을 집에서 즐길 수 있나요? 아주 돈이 많아 집안에다 풀(Pool)을 만들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서울로 말하면 아파트 단지일 텐데 왜 한국에서도 관리비 다 받아 챙기면서도 이런 시설 하나 운영하지 못할까요? 겨우 있는 운동시설이라야 테니스코트 1면 ~ 2면 정도 관리하고서. 사실 수영장이나 기타 체육시설들도 그렇게 비싼 돈 받아 분양하면 만들어 주고 관리비에서 관리해줘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속성이 자기자신에게 불리한 계약도 뭐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가는데 이런 것이야 말로 자기 재산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단지내에 체육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고 관리도 잘 되고 있으면 집값이 올라가지 않겠어요? 여기는 오전인데도 1시간에 한번씩 관리실 직원이 와서 물을 떠 가더라구요, 수질검사한데나...우리나라도 이런 것쯤은 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규모인데. 이젠 가난해서, 못살아서 그렇다는 따위의 핑계는 안 했으면 합니다. 이게 꼭 돈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삶의 질이라는 것이 모든 것이 돈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저의 쓸데없는 한탄이구요... 아이들은 정말이지 잘 놉니다. 왜냐구요? 잘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죠. 우리가 누굽니까? 남들 열심히 일하고 공부할 시간에 50일씩 해외여행 온 백수들 아닙니까? 그러니 이 멀쩡한 날 오전에 회사 안가고 집에 있는 수영장에서 놀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아이들과 저는 -물론 상우아빠와 조카도 마찬가지지만-미친 듯이 놀고 일광욕하고 했습니다. 하긴 내일 모레 출발하면 언제 오전에 수영해보겠습니까? 앞으로는 기껏 해봐야 저녁때나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바닷가에서나 해수욕으로 할까요? 저도 덕분에 아이들 수영하는 것 보면서 자유형을 조금은 익혔죠. 사실 제가 물에서 잘 하는 건 잠수입니다. 어렸을 때 물에서 안 좋은 기억이 있은 후로는 수영하는 건 겁이 나서 못 배웠죠. 하지만 폐활량이 좋은 건지 물속에 들어가 숨 안 쉬고 헤엄치는 잠수는 한 20~30m 이상씩 갑니다. 요즘은 나이가 들어 20m쯤 가면 숨이 차서 더 이상은 못 가지만.    <점심으로 먹은 Taj Mahal의 인도음식> 오후에 기분 좋게 갤베스톤(Galveston)으로 출발했습니다. 휴스턴에서 1시간쯤 걸리는 상당히 가까운 곳에 있는 바닷가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원래 갤베스톤이 휴스턴보다도 훨씬 큰 도시였다고 합니다.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 여건도 좋고 항구도시이기도 하구요. 아마 텍사스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였던 모양입니다. 헌데 1900년대 초에 몰아친 해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되고 폐허가 되어 지금과 같이 초라한 소도시로, 그리고 사라져가는 도시로 변한 것이라구요. 참, 자연의 힘이란 무서운 것이지요. 대도시가 폐허가 되어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복구가 안 된다니... 가면서 잠깐 인도음식을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Taj Mahal"이라는 작은 인도음식점에서 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이나 우리집 식구들은 전세계 어디를 갔다 놔도 굶어 죽지는 않을 겁니다. 뭐든지 잘 먹으니까요. 크기나 시설 등에 비하면 몇가지 메뉴가 없어도 맛은 상당한 집입니다. 원래 상우아빠가 인도음식을 좋아하는데 예전에 혼자 휴스턴에 있을 동안 이 집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1달 이상을 매일 와서 먹었다더군요. 그 후로는 몇 년에 한번 와도 주인이 알아보고 말도 걸고 한답니다. 또 한국에서 오는 손님들을 이 집에 데려와서 소개도 시켜 주구요. 귀국해서 몇 년씩 있다가 어느 날 가면 굉장히 반가와 한다네요. 오늘도 우리와 가더니 주인에게 인사를 시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봤죠. 싸게 해주거나 VIP대접 받느냐고. 상우아빠의 말이 걸작입니다. 이 집은 카드도 안 된다네요. 즉, 이 집이 다 좋은데 아무리 많이 오고 해도 별도의 특별서비스도, 할인해주는 것도 없다네요. 하긴 카드도 안되는 집이니까. 저야 속으로 그랬죠, 그럼 뭐하러 여기오나...그래도 맛은 끝내주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갤베스톤까지는 I-45 S를 타고 가면 됩니다. 전혀 걱정 없이 가면 됩니다. I-45의 남쪽끝이 바로 갤베스톤이거든요. 남쪽으로 가다보니까 NASA의 휴스턴 우주센터인 존슨우주센터(Johnson Space Center)가 보입니다. 이제는 플로리다의 케네디우주센터(Kennedy Space Center)로 발사기지의 위용은 모두 넘겨주고 실제 발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의 아폴로계획에 의한 아폴로우주선들은 모두 여기서 계획되었고 유인우주선 관제센터로 자리했습니다만 이제는 폐기처분 단계에 들어간 걸까요? 우리는 플로리다에서 케네디우주센터를 볼 예정이기 때문에 여기 존슨센터는 방문하지를 않았고 지나가면서 얼핏 보이는 모습만 봤습니다. 확실히 바닷가의 풍경입니다. 냄새도 바다냄새가 나고...예, 바로 갤베스톤입니다. 다리를 건너 갤베스톤섬으로 들어서서 가다 보니 바다가 나옵니다. 바닷가로 들어 가려니 입장료를 받네요. 입장료인지 주차료인지 차량당 7달러를 받습니다. 바닷가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해변가를 바라보니 양쪽 끝이 전혀 안 보일 정도로 크더군요. 아마도 해운대해수욕장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입니다. 아니 백사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모습입니다. 그 드넓은 바닷가에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네요. 우리야 신이 나게 놀았지요. 기껏해야 수백 명밖에 없어서인지 다른 사람들과 북적대며 부딪힐 일도 없구요. 예전 2~3년 전쯤에 국내에서 여름에 해수욕장을 갔을 때 충남 태안군의 신두리해수욕장을 갔더랬습니다. 그 당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해수욕장이라 그런지 대천해수욕장만큼이나 넓은 해변가에 사람이라고는 기껏 100여명이어서 아이들과 정말 하루 종일 재미있게 놀았고 나중에는 제 친구네 가족과 같이 갔다 오기도 했죠. 밀물썰물의 차이도 커서 썰물 때는 몇 백미터씩 걸어가야 하기도 했구요. 지금이야 거기도 펜션이니 해서 개발을 하느라 복잡해지고 해서 주차장도 없어지고 영화촬영도 하는 모양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가지 않지만. 아직도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아무튼 우리식구들은 사람 없는 곳을 좋아해서 다시 새로운 곳을 개척해야죠. 사람 많고 시끄러운 것은 제가 질색이라. 그런데 신두리가 어디냐구요? 아마 한번씩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들었거나 보셨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막과 같은 모래언덕, 즉 사구가 있는 환경을 보호해야 할 구역이지요. 아마 환경보존지역으로 되어 있을 겁니다. 단지 그 동네 사람들 중 일부는 찬성하고 일부는 사유재산침해라며 들고 일어나고 있죠. 아무튼 독특한 해변입니다. 제가 작년에 갔을 때는 곳곳에 숙박시설들이 들어서고 하면서 정신없이 공사장으로 변해있었구요. 덕분에 주위의 사구(모래언덕)들이 많이 훼손되고 있었지요. 아무튼 여기 갤베스톤도 거의 2년 전 갔었던 신두리와 같은 모습입니다. 단지 규모가 훨씬 더 크구요. 사람이 없으니까 바다에서 놀기가 훨 낫습니다. 아이들도 이리 뛰고 저리 뒹글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놀아도 되니 얼마나 좋습니까? 또 사람이 없으니 확실히 물도 깨끗하고요. 1시간쯤 지날 무렵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7달러씩 낸 돈을 버리고 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역시나 우리 가족은 날씨에 관한 한 운수대통입니다. 샤워실에서 샤워하고 나오는데 비가 그친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의 성화와 내심 저 자신의 욕심에 다시 바다로 들어가 더욱 세차게 놀았죠. 덕분에 수영복을 안 가지고 간 박여사와 상우엄마만 빈둥거리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과 상우아빠, 그리고 저는 오늘 아주 뽕을 뽑습니다. 오전부터 수영장에서, 그리고 다시 바닷가에서...수영으로 시작하여 수영으로 오늘을 마치려나... 그냥 가기는 섭섭하고 아직도 해는 질 기미가 안 보이고-여기 미국에 온 이후로 해가 지지않습니다. 뭐 북극지방이라면야 백야니 하면서 이해가 되는데 여기서야 설마 백야가? 여하간 해가 지는 시각이 9시쯤은 되어야 어두워져서 낮이 길더군요. 우리야 낮이 길면 길수록 구경할 시간이 많으니 좋지만요. 시간대가 동쪽에 있는 지역들과 같아서 그런가? 이지역은 같은 시간대중에는 가장 서쪽에 위치한 지역이라 그만큼 해가 늦게 지는 건지. 이런 것까지도 저에게는 궁금증으로 작용하여 호기심이 생기는 걸 어떡합니까?                  <갤베스톤 해변가에서>                  <갤베스톤 시내의 예쁜 크리스마스용품가게> 그래도 집에는 가야 하는 데 아직 해는 지지 않았고 그래서 갤베스톤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죠. 처음 본 갤베스톤 시내의 풍경은 바로 뉴올리언즈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혹시 뉴올리언즈를 가봤냐구요? 물론 아닙니다. 가본적이 없어 이번 여행에서 뉴올리언즈를 갈 예정이구요. 그럼 어떻게 아느냐고요? 간단합니다. 텔레비전과 책, 사진을 많이 본 결과입니다. 이상하게도 저에게는 지리적인 감각과 추리력이 발달한 것 같습니다. 가보지도 않고서 책이나 사진 등으로 공부를 하면 그 도시에 대한 대강의 밑 그림을 그릴 수 있거든요. 더욱이 예전에 읽은 존 그리샴의 소설이며 영화로도 만들어진 "The Firm"(한국영화제목은 야망의 함정입니다.)에서도 뉴올리언즈가 묘사된 적이 있어요. 그런 것과 사진, 또 하나 좋은 자료가 2년 전 서부에 갔을 때 "Legoland"를 갔었는데 거기에 미니어쳐-Miniature-로 뉴올리언즈의 거리 모형이 만들어져 있었거든요. 그리고 텔레비전에서도 2~3월경에 있는 뉴올리언즈의 축제인 Mardi Gras에 대한 것들을 보기도 했구요. 정말 비슷합니다. 뭐 나중에 확인할 수 있겠지만. 참, 나중도 아니네요. 이틀만 지나면 확인 가능합니다. 정말이지 그리 크지 않고 관광객도 별로 없는 작은 소도시입니다. 다만 크리스마스 용품가게 등은 아직도 큰 모습입니다. 우리가족에게는 오늘 새로운 미국의 모습을 본 겁니다. 바로 대서양을 처음 봤고 또 처음으로 대서양에서 해수욕을 했으니까요, 그것도 멕시코만에서 말입니다. 사실 계획상으로는 며칠 뒤면 플로리다의 펜사콜라 비치(Pensacola Beach)나 클리어워터 비치(Clearwater Beach), 세인트 피터스버그(St. Petersburg)의 해변들, 그리고 데이토나 비치(Daytona Beach) 및 버지니아의 버지니아 비치(Virginia Beach) 등 대서양에서 해수욕할 날들이 수없이 많이 있지만 첫번째이기에 더했습니다. 그러나 대서양도 똑 같은 바다네요. 태평양과 다를 바 없는...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의 성화에 결국 다시 수영장으로... 오늘은 하루 종일 수영만 했군요...이런 식이면 아이들이 수영선수가 되겠습니다....    <갤베스톤시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