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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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여행기

한번도 겪지 못했던 무서운 Thunder Storm!
샌안토니오(San Antonio) -> 휴스턴(Houston)

7부 2004년 6월 30일 수요일

오늘 이동거리 : 210마일(336 Km), 누적거리 : 500마일(800 Km)

박여사와 아이들도 이제는 시차에 적응이 된 모양입니다.
잠들도 잘 자고 일어나 보니 바깥이 약간은 우중충 합니다.
그렇다고 어제같이 비가 세차게 내리지도 않고 구름이 낀 상태로 약간씩만 비가 오네요.

제가 씻을 동안 박여사와 원용이가 모텔 프론트에 가서 아침식사를 가져왔습니다.
비가 보슬보슬 와서 그런지 잠바들을 걸치고 갔는데 냅킨으로 주스며 커피며 뚜껑을 해서 가져 왔네요.
이제 어떡하나? 휴스턴으로 일찍 돌아가서 휴식이나 취해야 하는지...걱정입니다.
가지고 온 도넛, 주스, 커피와 방에서 끓인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고-생각보다 Days Inn에서주는 아침이 부실하네요. 서울에서 듣기로는 Days Inn은 아침도 괜찮다고 들었는데- 서로 얘기하기를 좀 더 한 11시 정도까지 기다렸다가 그때도 계속 비가 오면 모텔에서 점심까지 라면 끓여먹고 출발하자고 했지요.
다행히 9시반이 넘으니까 비가 그치며 갑자기 날씨가 좋아지는 겁니다. 쨍하고 말입니다.
차는 그대로 모텔에 세워두고-프론트에 물어보니까 자기네가 비싼 이유가 주차비가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얼마든지 세워두라고 합니다. 알라모요새 바로 근처에 있는 public parking도 보니까 7달러가 넘습니다. 우리는 그 주차장과 불과 10여 m정도 떨어진 거리에 묵은 것이니까 주차비는 벌었지요. 어제 샌안토니오 외곽에서 투숙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이유가 된 겁니다. 외곽에서 자면 일단 어제 저녁 먹으러 시내에 들어와 주차비 내고 오늘 다시 들어와 주차비를 내면 아무리 싸게 잡아도 주차비만 20달러는 나올 겁니다. 그러므로 실제로 우리는 60달러 대에서 자게 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제 주차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샌안토니오 시내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어제 본 건물 중 Menger Hotel을 구경했습니다. 이 호텔은 우리가 묵는 그런 모텔과는 다르게 상당히 고급 호텔입니다. 보기에도 그렇게 보이는데 우리는 개의치 않고 그 호텔 화장실부터 이용했죠.
화장실 수준이 영화에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호텔분위기도 홍콩에 있는 페닌슐라 호텔 같은 분위기며 전통 있고 꼭 한번쯤 투숙하고 싶어지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귀족과 같은 분위기랄까요.
우리는 바로 Riverwalk으로 가지 않고 Menger호텔 옆에 있는 River Center Mall로 들어 갔습니다. 여기서 River Boat Ticket을 사서 배를 탈 수가 있거든요. Mall안도 역시나 다양한 시설과 각종 가게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우리는 지체하지 않고 Ticket Booth까지 갔는데 마침 시간이 맞지 않고 생각보다 요금이 비싸고 해서-한국에서 올 때 미리 요금정보를 다 알아가지고 왔지만 막상 어제 River를 보니까 그리 탈만한 가치는 없었습니다.-그냥 River주위의 Riverwalk을 걷는 것으로 생각을 바꿨지요. 우리가 걷다 보니까 날씨가 좋아져서인지 유람선-말이 유람선이지 실제로는 보트수준입니다.-들이 선착장으로 무더기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때다 싶어 그걸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구요. 그걸로 배를 타지 않은 것을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까 어제 저녁을 먹은 'Rio Rio'가 보이더군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다시 도로로 올라와 근방에 있는 Ripley’s Believe It or Not(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을 갔습니다. 원래 Circus박물관을 갈 예정이었는데 거기는 여기서는 좀 떨어져 있어 우리는 이곳으로 대체하기로 했구요. 원래 이 곳은 Wax Museum과 같이 있어 표도 Combo로 팔지만 우리는 Wax Museum은 제외하고 Believe It or Not Museum만 보기로 했죠. 그것도 특별한 관심이 없는 저는 빼고 박여사와 아이들만 갔습니다. 덕분에 돈은 많이 절약이 되었구요.
그럼 저는 그동안 뭘 했느냐? 궁금하시겠지만 저는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앞이 알라모요새라서 그런지 공원과 같이 되어 있었는데 저는 거기서 다람쥐와 비둘기 구경을 했습니다. 덤으로 미국 남부의 거지구경도 했구요. 이만하면 돈 아끼고 색다른 경험도 하고, 이런걸 '일석이조'라고 하죠.

<샌안토니오 Riverwalk에서> <예쁜 Cat Shop(고양이가게)에서>

다시 바로 앞에 있는 알라모요새로 갔습니다. 알라모요새에 대하여는 다들 너무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하여 소개는 거의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텍사스가 멕시코로부터 독립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알라모에서의 전투입니다. 7000명의 멕시코군과 180여명의 텍사스독립주의자들이 싸운 이 전투는 텍사스군이 전멸했지만 결국은 멕시코가 텍사스를 포기하게 됨으로써 독립을 했지요. 존 웨인이 주연한 '알라모요새'영화 덕분에 잘 알려진 곳이구요. 요새라고 하여 어디 시 외곽에 있는 것이 아니고 샌안토니오 시내 한복판, Downtown내에 있습니다. 또한 당시에 싸웠던 건물들이 아직 남아 있고 당시의 성당도 남아 있습니다. 찾기도 쉽고 보는데도 규모가 작아 시간이 얼마 걸리지가 않습니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무료입니다!

이제 아침에 보았던 Menger호텔옆에 있던 Toy Soldier Shop을 들어 갔습니다. 아침에 지나갈 때 원용이가 들어가 보고 싶다고 했는데 closed되어 있어서 다시 오자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야지요.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가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온갖 장난감병정들이며, 중세 기사단의 모습들, 1~2차 대전 때의 독일군 모습, 고대로부터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거의 모든 서양의 병정들을 다 모아 놓은 것 같더라구요. 심지어 무굴제국과 같은 인도의 군대까지도... 우리는 한참을 구경하고 비디오 촬영도 하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Toy Soldier Shop이나 여러 가게들이 가게수준이 아닌 박물관 수준입니다. 한참을 구경하고는 배가 고프기 시작합니다.
다시 River Center Mall로 들어가서 보니까 2층에 Magic World라는 마술용품가게를 지나게 되었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재미있는 쇼를 공짜로 보게 되었지요. 물론 그들이야 장사하려고 5분간 쇼하는 것이지만 신용카드나 트럼프카드 등 가게에 손님으로 온 사람들에게서 카드 종류중 하나를 받아 바로 던지면 이 카드가 줄이 달린 양 빙글빙글 돌다가 마술쇼를 하는 사람의 손으로 다시 날아가는 겁니다. 또 한가지는 어떤 그림책을 펼쳐서 보여주는데 처음에는 밑그림만 검은색으로 스케치되어 있는 그림이 한번 덮었다 펴면 칼라로 완전히 칠해져 있고 다시 덮었다 펴면 아무 것도 없게 되고 하는 희한한 마술이지요. 여기서 원용이가 모델로 나서는 영광을 얻습니다. 쇼를 하던 종업원이 아무 생각 없이 맨 앞에서 넋이 빠져 쳐다보는 원용이를 부르더니 자기자신의 몸 여기저기에 손수건을 넣는데 꺼내는 것은 항상 원용이의 몸에서 꺼내던 쇼지요. 우리 원용이는 그저 놀라 멋쩍게 웃기만 하고, 하여간 잠깐이라도 우리 네식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됐습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또 어디를 구경할까 하다가 밖을 내다보니 아뿔싸! 다시 비가 오고 있는 겁니다. 그것도 꽤 세차게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차를 가지러 모텔로 뛰어 갔구요. 온통 비에 젖었지만 역시 여름이라 춥거나 하지는 않고 오히려 시원하더군요. 잠깐 사이에 폭우가 내린 것 같았습니다. 차에 도착하여 시동을 걸자 얼마 안 있어 빗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있다가 올걸. 5분 먼저 가려다 소나기 맞은 겁니다.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다들 무사히 비도 안 맞고 차에 탔구요. 이제는 차로 드라이브하면서 시내구경을 하게 됐지요. 아직은 계속 비가 내리는 관계로...약하기는 하지만.
어제 오늘 구경을 다녔지만 다른 도시와 같은 번화가는 보지 못했었는데 시내도로로 쭉 가다보니 빌딩들도 만나고 고풍스러운 도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돌고 돌아 이만하면 샌안토니오를 전체적으로는 주유했다고 판단되어 휴스턴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휴스턴으로 돌아가는 길은 찾기도 쉽고 편안한 길입니다. 뭐 고민할 것도 없이 I-10 E로 가면 되지요. 그냥 한 200마일 정도 가면 됩니다. 앞에서 얘기한 Auto Cruise Control System을 이용하여 발도 쓰지 않고 손만 사용하고 눈만 똑바로 뜨면서 가면 되니까요.
이제 익숙해진 Cruise Control을 on시켰다가 off시켰다가 장난도 쳐 가면서 아주 여유를 부려도 봅니다.
그러나 세상일이 모두 그렇게 마음 먹은 대로 되지도 않고 또한 쉽게 가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비가 무섭다는 표현을 쓴다는 것을 언제 한번 상상이나 해봤을까하는 정도의 비를 맞이하게 된 겁니다.
물론 한국에서 오기전에 미국에 계신 분들로부터 "남부의 Thunder Storm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 네 평생에 그런 비바람은 처음일 것이다." 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경고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얘기일 뿐이고 제 머릿속에는 그런 기억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무척 센가 보구나 했지요. 작년에 대관령 삼양목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하필 비 오는 날 가게 되어 그날 엄청난 바람을 맞은 적은 있죠. 그 때 바람의 세기가 자동차문을 열기 어려울 정도였고 아이들이 바람에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고 하여 아예 차 안에 있으라고 한 적이 있었거든요. 제 생각에 그런 정도 일 거라고 생각하고 차 안에 있으면 안전하겠지 생각했지요.
헌데 이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자연현상을 맞은 겁니다. 그렇다고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는 아니구요.
샌안토니오를 출발하여 한참을 가던 도중에 갑자기 멀리 앞이 시꺼멓더군요.
다른 방향으로 구름이 흘러가는지 눈 여겨보면서 운전하는데 이 시꺼먼 구름덩어리가 삽시간에 제가 가고 있는 방향으로 몰려오는 겁니다. 순식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데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구요. 조금 있으니 와이퍼를 가장 빠르게 했는데도 앞 유리창이 안 보이는 형상이 나타나더군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세차게 내리 퍼붓는 겁니다. 거의 드럼통으로 물을 붓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도저히 앞을 볼 수가 없었고 결국 속도도 40마일 정도로 감속을 하게 되었지요. 이렇게 되면 휴스턴까지 6~7시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는 거리였는데, 잘못하면 중간에 어딘가에서 묵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어떤 차들은 70마일 이상의 속도로 쌩쌩 달리고, 아마도 경험들이 많은 탓일까? 차를 중간에 세울까도 생각했고 많은 차들이 육교밑에 주차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처지도 안되었던 것이 육교를 발견하면 다른 차가 주차해 있고-육교 자체가 보이는 것이 고작 10~20m앞에서 였으니 도저히 멈추기도 어려웠죠.- 조금 지나니까 다행히 제 앞에 있는 커다란 컨테이너 트럭의 빨간 후미등이 제법 강하게 보이는 겁니다. 이 차는 다른 차에 비해 훨씬 강한 불빛을 보였는데 덕분에 저는 그 차 뒤에서 계속 쫓아가기만 할 뿐이었죠. 가는 도중 천둥과 번개가 우리차 바로 옆에 떨어지는 것 같았고 겁도 나면서도 이런 대평원 지대에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와중에 볼만한 풍경이 하나 지나갑니다. 어떤 컨버터블 차가 60~70마일로 지나가는데 이 차가 가관입니다. 그 비바람 속에 뚜껑을 닫긴 했는데 뚜껑의 뒷부분이 전부 찢어져 있어 앞과 운전자 위만 가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찌나 웃기던지, 그러면서도 과속을 하더군요. 정말이지 목숨 걸고 운전하는 사람들 많더라구요. 또 하나 미국은 고속도로에도 오토바이가 들어 올 수 있는데-물론 아주 소형은 아니고-이런 날씨속에도 오토바이가 다닌다는 겁니다. 목욕하려면 집에 가서 하지, 왜 이 세찬 비바람 속에 목욕을 하는지, 원.
약 40여분이 지나자 비바람이 걷히기 시작했구요. 옅은 물줄기로 바뀌더니 부슬비로 바뀝니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정말이지 겁없기로 소문난 제가 다 겁이 날 정도였으니까요. 아이들과 박여사는 어찌할 줄 모르고 3명이 전부 운전하는 제 쪽으로 바짝 몸을 기대어 앞만 뚫어지게 보고는 역시 눈이 좋은 박여사가 저보다 먼저 앞 컨테이너의 불빛을 찾아내고요.
역시 사람은 눈이 좋아야 하는데 아이들이 다른 건 절 닮아도 눈은 엄마를 닮아야 하는데 어째 눈을 절 닮아가지고, 둘 다 시력이 그리 좋지는 않죠.
이제 그 지역을 벗어 나니까 도로가 온통 물바다로 변해 있고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 있어 계속 정체되고 한 20여분 이상을 그렇게 서있으니까- 여기서 한국과 다를 바 없는, 지금까지 듣던 것과는 다른 미국사람들이 나옵니다. 소수의 사람들만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길이 막히니까 이 사람들 갓길로 back을 하여 뒤에 있는 exit로 빠져 다른 길로 가거나, 아니면 나가는 exit로 빠져서 들어오는 exit로 다시 들어 오는 등 아주 비열하고 약삭빠른 짓들을 하더군요. 한 두대도 아니고 처음 한 두대가 하니까 너나 없이 합니다. 저 역시 하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았지만 전 안 했습니다. Rule을 지키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솔직히 할 수가 없는 처지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맨 안쪽 1차선에 서있어서 바깥 차선으로 빠져 나갈 수가 없었지요. 아마 저도 바깥 차선에 있었으면 옳다구나 싶어 빠져 나갔을 겁니다. 역시 사람은 환경에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미국이 넓고 크다고 해도 그 사람들도 막히고 하면 별 수 없이 끼어들고 위반하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고 차량들이 수습되고 서서히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가기 시작합니다. 다들 1시간 가까이 지체되어서 그런지 과속으로 운행합니다. 거의 90~100마일의 속도로 달립니다. 하긴 그래야 원래 예정한 시간에 도착하니까.
오늘은 아주 좋은 경험을 한 겁니다. 앞으로 계속 남부를 여행할 거고 또 여름이니 이런 Thunder Storm을 안 만난다는 보장이 없지요. 미리 예방주사를 맞으면 나중에는 좀 더 대처하기가 쉬워질 것이고 겁도 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40여분간의 Thunder Storm은 좋은 보약일 겁니다.
가다가 맥도널드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맥도널드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사주었거든요.
여기만 특별한 건지 미국은 뭐든지 크다고 하더니 서울에서 먹던 것을 생각하고 박여사와 아이들 것 해서 3개를 샀는데 받아보니 이건 하나가 3인분 짜리더군요.
사실 미국 와서 들은 철칙중 하나가 '절대 먹을 것 시킬 때 머릿수대로 시키지 말 것!'이었는데 Thunder Storm 와중에 정신이 없었는지 그냥 3개를 시킨 겁니다.
결국 꾸역꾸역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까지도 동원하여 먹긴 했는데 약간은 버렸습니다. 정말 보기만 해도 먹기가 싫어질 정도로 크더군요. 그걸 3개나 시켰으니, 하나면 충분한데...
앞으로는 절대 사람수대로 시키지 말자고 다짐을 했지요.

이제 휴스턴이 가까워집니다.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면 맥도널드며 모텔이며 Mall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기 시작한 겁니다. 대도시 입구에 들어서면 나타나는 것들 말입니다.

상우네 집 근방에서 상우네를 만나 한국마트와 Wall Mart를 갔습니다. 쇼핑하러 간 건 아니고 이제 며칠 뒤면 떠나야 할 우리이기에 사야 할 물건들에 대한 장을 본 겁니다. 한국마트에서는 부탄가스, 쌀, 김치, 단무지, 몇 가지 밑반찬 등을 사고 다시 Wall Mart에서는 전기밥솥과 벌레예방 스프레이인 "Off"를 샀지요. 원래 한국에서 올 때 10달러 정도되는 보온도 안되는 단순하게 밥만 되는 밥솥으로 사서 쓰고 귀국할 때는 버리고 갈 예정이었는데, 여기서 본 밥솥은 20달러 정도에 보온까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저 없이 이것을 사서 쓰고 서울 갈 때 다시 가져가자고 했지요. 의견은 받아들여졌지요. 이 밥솥은 좀 특이했습니다. 한국에서 파는 밥솥들은 모두다 제대로 된 뚜껑이 있는 것들인데 이것은 뚜껑이 꼭 유리로 된 냄비뚜껑 같은 것이지요. 즉 닫히지 않고 그냥 덮어놓는 뚜껑입니다. 조리법도 간단하여 "cook" 과 "warm"의 두가지 버튼만 있는 것입니다. 하얀 색의 간단한 모습이라 부피도 크지 않고 하여 마음에 들더라구요. 어차피 서울 집에 있는 우리 밥솥은 13년이 넘어 거의 사용에 문제가 있는 밥솥이라 새로 사야 하는데 이 것을 가져가면 되지 않겠냐 하는 논리로 돈쓰기는 죽기보다 싫어하는 박여사를 설득했지요. 옆에서 상우네내외가 부추기기도 했구요. 아무튼 이렇게 해서 미국 현지에서 구입할 물품들은 웬만한 것은 다 샀습니다. 한가지 남은 것이 아이스박스에 넣을 아이스팩만 남았지요. 이건 다음날 사기로 하고...

무섭게 몰아치던 Thunder Storm의 날이 지나갔습니다.

<샌안토니오 알라모요새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