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2009년 대만여행기 2008년 서유럽여행기 2005년 이탈리아여행기 2004년 미국여행기 국내 여행 해외 여행 우리 소개 우리 가족 사진 모음 글 남겨주세요! ctypa@naver.com

2008년 10월 서유럽 여행기 살짝 맛본 독일풍, 독일 거리 베른(Bern) → 바젤(Basel) →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 메츠(Metz) 21부 - 2008년 10월 21일 화요일 오늘 이동거리 : 399 Km, 누적거리 : 3883 Km 어제 베른으로 진입하는데는 평소의 지리 감각과 운전경험에 의한 경륜이 돋보였습니다. 만일 어느 길이든 지나쳐버리면 어디든지 일단 나가서 그 빠져나가는 길의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 U턴, P턴이나 클로버턴을 하면서 그림과 반대로 돌아가면 반대방향으로 다시 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 나라와 같이 출구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곳은 그만큼 돈을 더 내야하지만 그래도 급한 경우는 돈이 문제가 아니지요. 더구나 어제는 고속도로도 아니고 국도라 통행료도 없으니 나갔다가 다시 반대방향으로 진입하여 내가 나가야 할 출구를 찾아 나가면서 방향만 잘 선택하면 됩니다. 정말 제가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 Excellent Choice였습니다. 프랑스는 어찌 보면 답답한 구석도 있지만 재미있는 것은 우리에게서는 거의 모두 사라져버린 로터리가 아직도 거의 모든 도로에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대도시의 교차로를 제외하고는 ? 대도시 교차로도 일부 남아있습니다. ? 교차로라는 교차로는 우리 같이 신호등으로 제어하지 않고 로터리에 의해 무조건 회전을 하여 자기가 갈 방향으로 돌아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운전하는 저에게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줍니다. 길을 잘 몰라 어디로 가야 할지 정확하지 않을 경우 교차로를 계속 돌기만 하다가 자세히 보고 선택하여 갈 수도 있고 길 선택을 잘못 했을 경우 다시 그 교차로로 와서 맞는 길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지요. 신호등도 없어 조금만 조심하면 오히려 신호를 받고 가는 것보다 훨씬 편리합니다. 스위스에서도 마찬가지로 교차로들이 있습니다. 프랑스만큼은 아니지만... <연방 의회의사당 건물 앞 노천 시장에서> 오늘 아침은 새벽에 살짝 내린 보슬비로 도시 전체가 촉촉합니다. 우리가 숙박한 베른의 호텔은 호텔 시설에 비해서는 너무 비싸다는 느낌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위스라는 나라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비싸다는 느낌입니다.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의 연방 의회의사당 건물입니다. 앞에 노천시장이 들어서 있지요.> 베른은 스위스 내에서는 그리 큰 도시는 아닙니다. 그러나 베른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는 아인슈타인과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아케이드 상가입니다. 우리는 비가 와서 젖어있는 베른 시내를 아침부터 나가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밤에 잠깐 나가 보았던 광장에 아침부터 간이 시장이 섰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아담한 우리네 시골 5일장과 같은 모습의 장으로 각종 잡화가 있는 장과 신선한 채소나 육류가 있는 식료품 장이 따로 들어서 있어 우리는 잠깐동안이나마 스위스의 아침 시장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 구경을 하다보니 바로 옆에 스위스 연방 의회의사당 건물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스위스 연방의 의사당이라고 하니 쳐다보게 됩니다. 스위스의 정치체제는 좀 특이한 체제입니다. 일단 도시별로, 지역별로 직접민주주의가 발달하여 연방정부가 지역에 대해 외교, 안보이외에는 간섭하지 않습니다. 또한 철저한 지방에 의한 체제입니다. 그 지방들이 모여 합의체형식으로 중앙정부를 구성하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나라들이 중앙이 중심이 되어 지방자치를 행하는 것과는 반대입니다. 그래서 스위스의 대통령은 특별한 존재도 아니고 권력도 가지지 못합니다. 스위스는 여러 모로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일단 어제 우리가 끔직하리만치 경험했지만 하나의 나라안에서, 그것도 크기가 우리나라의 경상도만한 나라에서 공용어가 3개나 됩니다. 우리가 어제 지났던 제네바, 로잔 등의 서부 지역은 프랑스의 영토이기도 했고 프랑스의 영향권이라 불어가 공용어입니다. 동부와 중앙, 북부는 독일의 영향하에 있는 지역으로 독일어가 공용어입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와 접경지역인 남부는 이탈리아어가 공용어입니다. <베른의 상징인 시계탑과 1층이 회랑으로 만들어져 상가이면서 위는 주택인 아케이드> 스위스는 사실 내세울만한 관광자원이 없는 나라입니다. 그런데도 현재는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손꼽힙니다. 스위스라는 곳이 산악지역이라 농업이 발달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스위스인들은 가난하게 살아갔습니다. 근대 이전에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산악지형에서 자라고 성장한 그들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에 근거하여 용병으로 다른 나라의 병사로 팔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교황청, 각국의 근위대 등은 자국인들보다는 스위스용병이 고용되어 그들을 지켜주게 되지요. 지금도 로마교황청 수비대는 스위스용병들입니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루이16세와 마리 앙트와네트를 마지막까지 지킨 군대는 프랑스근위대가 아닌 스위스용병들입니다. 결국 모두 몰살을 당했지만 말입니다. 그러면서 살아갈 길을 찾던 그들은 농업보다는 공업에 치중하여 정밀공업을 발달시키게 되었고 현대에 들어와서는 그들의 험준하고 생활하기 벅찬 산악지대가 황금알을 낳는 관광자원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스위스는 가장 발전한 선진국으로. 영세중립국으로 세계적인 클린 국가가 되어 선도적인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제 베른의 볼거리인 쇼핑아케이드를 우리는 걸었습니다. 빽빽이 이어진 건물의 1층을 회랑형식으로 만들어 가게 앞 2 ~ 3m정도의 인도를 자연스럽게 가지게 하여 인도가 자연스레 건물회랑으로 이어져 비와 눈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객들이나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우산이 없어도 전혀 지장이 없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도 비가 오는 와중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아직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은 가게가 많긴 하지만 거리의 모습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집집마다 창가에 일률적으로 꽃을 얹어놓은 모습입니다.> 베른의 모습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진이나 TV에서 보던 독일의 작은 마을의 예쁜 모습과 흡사하여 마치 독일에 온 듯 합니다. 물론 베른이란 도시 자체가 독일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고 사람들도 독일인과 비슷한 외모인데다 잠깐 본 도시의 모습이지만 전체적으로 독일이라고 표현해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강 양편으로 자리잡은 3 ~ 4층 정도의 집들마다 붉그스레한 뾰족한 지붕을 가지고 있어 그 늘어서 있는 모습이 그림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도심의 아케이드 위로 건축된 집들마다 창문가 베란다에 꽃화분을 올려놓아 예쁜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스위스의 상징인 깨끗함 그 자체입니다. 베른은 20세기 과학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듣는 아인슈타인의 베른 거주시절 살던 집을 아인슈타인하우스(Einstein Haus)라는 이름으로 관리하며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1905년부터 1907년까지 약 2년간 살며 특수상대성이론을 완성하여 당시 과학계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논문을 이 시기에 발표합니다. 그는 여기서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상대적으로 운동의 법칙이 적용된다”와 “관측자의 어떤 운동상태에 대해서도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라는 당시에는 아무도 상상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2가지의 가정논리를 제공하면서 이후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발전시켜 지금은 아무도 의심치않는 이론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이 상대성이론으로 20세기 이후 과학과 공학은 상상할 수 없는 상태로 발전하게 되어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문명의 이기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만 정작 아인슈타인은 노벨상을 상대성이론으로 받지는 못했습니다. 전혀 다른 광전효과라는 논문으로 노벨상을 수상했지요. 당시에는 상대성이론이 실험으로 증명이 되지 않아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논리였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살던 집은 아케이드중 2층에 있었습니다. 내부에는 당시 그가 살고 사용하던 모습과 영화관으로 구성되어 그에 대한 생애를 볼 수 잇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집과 박물관 입구, 왼쪽 사진 위의 층이 아인슈타인의 집입니다.> 베른의 상징이라고 아이들이 꼭 봐야 한다던 또 하나의 상징물이 있습니다. 곰입니다. 아케이드 동쪽, 끝나는 지점에 있는 강을 건너면 자그마한 공원 같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곰 한마리가 동물원 우리에 갇혀있는 모습이 베른의 상징 곰입니다. 그다지 볼품도 없고 외로운 곰 한마리가 우리 속에 갇혀있을 뿐입니다.  <베른의 상징물, 곰인형과 함께> 이제 베른을 떠나 오늘의 목적지인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로 향할 시간입니다. 오늘은 다른 것들을 보는 것 대신에 베른을 떠나 스위스 북부의 제2의 도시인 바젤(Basel)을 거쳐 독일의 아우토반을 타고서 북진하다가 스트라스부르의 옆에서 독일 경제부흥의 상징인 라인강을 건너 스트라스부르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베른을 떠나면서 날씨가 개기 시작합니다. 오전 내내 주룩주룩 내리던 비가 우리가 떠날 때가 되어서야 그치고는 햇빛을 보여줍니다. 어제까지 스위스에서 고속도로를 타보지 않았던 우리는 조금 빨리 달려야 저녁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국도로 달리다 보니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아주 위험한 생각이지만 일단 통행권은 나중에 걸리면 내는 것으로 하고 - 걸려서 내면 벌금까지 추가됩니다. - 바젤로 가는 도중에 고속도로로 올라섰습니다. 확실히 고속도로가 빠른 편입니다. 40분 정도 지나자 벌써 바젤 표지판이 나오고 프랑스와 독일로 연결된 고속도로 표지판들이 뒤섞이며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통행료관계로 혹시나 있을 지 모를 톨게이트나 검문소를 생각하며 일단 바젤로 들어가는 곳으로 내려갔다가 조금 진행한 후 다시 고속도로 위로 올라섰습니다. 걸리더라도 독일로 간다고 하면 될 것 같아서지요. 그러나 다행히 독일방향으로 빠져 달리는동안 검문소도 톨게이트도 전혀 보지를 못했습니다. 독일로 나가는 차들은 이상없는데 스위스로 들어오는 차들은 트럭들이 몇 킬로미터에 걸쳐 줄을 지어 서있습니다. 아마도 뭔가 검문과 조사를 받고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이제, 말로만 듣던 고속도로의 시조이자 무료, 무한속도의 고속도로인 독일의 아우토반(Autobann)으로 들어섰습니다. 바젤에서 프라이부르그(Freibourg)를 거쳐 스투트가르트(StuttGart)를 거쳐 독일북부로 가는 고속도로는 사실 라인강을 사이에 두고 프랑스쪽 고속도로와 나란히 북으로 향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리상 차이도 거의 없는 두 고속도로중 이번 여행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독일을 잠깐이나마 경험하기 위해 독일방향으로 선택했지요. 고속도로만 달리다보면 아무리 새로운 나라 독일이라도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이곳 고속도로의 질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그렇게 뛰어난 성능도 아닙니다. 이 지역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아우토반의 명성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지하철 입구와 같은 독일 휴게소 화장실> 독일의 고속도로휴게소는 난생 처음 경험하는 형태입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는데 마치 지하철 회전바가 있는 개찰구를 들어가듯 돈을 내고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무조건 0.5유로입니다. 그 바로 앞에 감시카메라가 버젓이 자리하고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들어가면 화장실 시설은 아주 좋습니다. 화장실이 아니고 샤워실까지 겸하고 있어 낸 돈 만큼 가치는 하지만 그래도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이탈리아 등 어디에서도 강제로 돈을 받지는 않았는데 이 곳만 유일하게 돈을 내지않으면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독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요기를 합니다.> 비가 계속 오고있어 우리는 스트라스부르에서 머물 것인지 아니면 내일의 일정을 아끼기 위해 좀 더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더 전진할까 고민하다가 스트라스부르에서도 비가 계속 오면 더 서쪽으로 가서 오늘 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내일 가야하는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독일 경제부흥의 상징인 라인강을 건너 프랑스땅으로 진입했습니다. 여기서 넘는 라인강은 넓기는 하지만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강입니다. 어차피 비가 오고 있어 특별히 볼 수도 없었지요. 스트라스부르는 상당히 큰 도시입니다. 바로 이 지역이 우리에게도 유명한 알사스(Alsace)지방입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서로 피를 흘리며 몇 백년동안 싸우면서 뺏고 빼앗는 쟁탈전을 벌인 지역입니다. 1200년전 프랑크제국 당시 하나의 나라였던 독일과 프랑스는 샤를마뉴대제가 죽은 후 후계자문제로 나라가 3등분으로 쪼개지며 지금과 같은 형태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로 나뉘게 되지요. 18세기 말 나폴레옹 시절이후 프랑스 땅으로 굳어진 알사스, 로렌(Lorain)지방은 독일의 통일이후 비스마르크와 몰트케에 의해 다시 독일영토로 되면서 프랑스인들에게는 치욕의 역사가 시작되습니다. 결국 1차대전후 다시 이 지역을 50년 만에 되찬은 프랑스는 독일을 극도로 경계하며 알사스, 로렌지방을 주요 축으로 하여 로렌지방부근에 우리가 익히 사용하는 용어인 마지노선을 구축하여 다시는 독일의 침략으로 국토가 유린되는 것을 막겠다고 선언했지요. 그러나 불과 20년도 되지않아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독일의 전격적인 네덜란드로의 우회작전에 말려들어 이 견고한 마지노선은 무용지물로 바뀌어 그 후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폐허와 전쟁기념유적지 정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스포츠 등 다 방면에서 견고하게 구축된 방어선을 우리는 보통명사로 이 곳의 이름을 따서 일명 “마지노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여하튼 1871년의 독일 점령시 프랑스인들의 애환을 소설로 그려낸 사람이 알퐁스 도데이고 “마지막 수업”이라는 단편소설입니다. 스트라스부르는 독불간의 전쟁과 점령이전에 사실 로마시대부터 중요한 요새였습니다. 라인강 너머의 게르만족을 감시하던 라인강변의 4개의 중요한 요새중 하나였던 곳으로 로마군단이 상주하며 도시로 일구어낸 곳입니다. 북쪽에서부터 본, 트리어, 스트라스부르, 쮜리히까지 4개의 중요한 기지로 만들어지면서 지금의 도시로 발전한 곳입니다. 또한 알사스지방은 프랑스에서 즐겨 찾을 수 있는 와인중 화이트와인의 주산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2000년이 지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스트라스부르를 그냥 지나치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여기서 200Km이상 떨어진 메츠(Metz)까지 곧장 고속도로로 달려갔지요. 메츠는 농업지역인 로렌지방의 중심도시로 평지에 있는 도시입니다. 우리는 오늘은 특별히 볼 것은 없지만 서쪽으로 한참 들어간 이 곳 메츠 외곽에서 호텔을 잡아 숙박을 했습니다. <베른에서 본 주택가의 모습, 꼭 독일식 형태입니다.> 내일은 프랑스 서북쪽의 대표적인 도시인 아미앵(Amiens)과 대서양의 파도가 만들어낸 상 노르망디(Upper Normandie) 지역의 에트르타(Etretat)까지 동서로 긴 횡단을 해야 합니다. 내일 또 오랜 시간 운전하는 날이기에 우리 모두는 일찌감치 휴식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