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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서유럽 여행기 길고도 비싼 터널, 몽블랑터널! 볼뢰쉬르메르(Beaulieu-sur-Mer) → 모나코(Monaco) → 토리노(Torino) → 아오스타(Aosta) → 샤모니(Chamonix-Mont-Blanc) 19부 -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오늘 이동거리 : 482 Km, 누적거리 : 3194 Km 니스 부근이지만 이 곳은 조용한 마을입니다. 부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듯 집들도 고급스럽고 위치 자체가 절벽에 자리잡고 있어 아마도 요트를 타고 바다에서 바라보면 절경일 것 같습니다. 사실 니스부터 시작하여 모나코를 거쳐 이탈리아의 산레모, 제노바를 거쳐 피사까지 이르는 A8/E80 - 이탈리아에서부터는 A10/E80로 이름이 바뀝니다. - 도로는 지중해를 끼고 달리는 절경을 가지고 있는 도로입니다. 이 부근은 해안이 넓지가 않아 절벽 밑에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어 실제로 해변에다 도로를 연결해서 이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알프스산맥의 마지막이 맞닿는 이곳에 수많은 터널과 높은 다리를 세워 고속도로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차를 몰고 달리는 입장에서는 절경의 연속적인 모습을 구경하면서 갈 수 있습니다. 만드는 사람들은 엄청난 고행의 연속이었겠지만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그 길을 지나갈 예정입니다. 제노바, 피사까지는 아니지만 가다가 토리노방면으로 좌회전 하여 북쪽에 있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공업도시 토리노를 거쳐 알프스산맥 밑에 자리잡고서 프랑스와의 경계를 이루는 아오스타와 알프스의 몽블랑터널을 거쳐 프랑스의 샤모니까지 달리는 여정입니다. 꽤 길면서도 험한 코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모나코를 거쳐 샤모니까지 가는 데에는 이 노선이 가장 빠릅니다. <모나코의 수많은 콘도미니엄, 호텔, 아파트들입니다.> 볼뢰쉬르메르는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아침 일찍 이 곳을 출발하여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모나코를 향해 갔습니다. 한마디로 지리산 성삼재 올라갈때와 같은 분위기의 험한 코스입니다. 꼬불꼬불하고 한쪽은 천길 낭떠러지이면서 반대편은 위로 솟은 바위산의 낭떠러지가 있습니다.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이런 곳을 계속 가다보니 생각보다는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래도 워낙이 가까운 20Km도 채 되지않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모나코도 니스나 칸느와 다름없이 이름만 들어본 세계적인 휴양지이자 카지노의 도시입니다. 아니 도시국가입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모나코입니다. 모나코를 유명하게 한 것은 소비산업과 지금은 돌아가신 왕비입니다. 50년대의 유명한 여배우였던 그레이스 켈리를 빼놓고는 모나코를 얘기하기 어려울 겁니다. 한마디로 미국의 영화배우로 이름을 날리기는 했지만 귀족은 아니었던 그레이스 켈리를 1956년 모나코의 젊은 국왕인 레이니어 3세가 신부로 맞아들여 일약 신데렐라가 된 여인이지요. 26년을 모나코의 국모인 왕비로 지내다가 82년 사망한 그레이스 켈리는 “상류사회”라든지 서부영화 “하이눈”, 그리고 히치콕 감독의 여러 주옥 같은 명화에 주연으로 열연했었습니다. 얼마전인 2005년 타계한 레이니어 3세와의 사이에서 1남 2녀를 낳았고 왕자가 지금의 모나코 국왕입니다. 딸들 중에는 막내인 스테파니공주가 스캔들로 유럽의 호사가들을 정신없게 만들곤 합니다. <해안쪽에서 바라본 몬테카를로 카지노의 모습입니다.> 다른 하나인 소비산업은 카지노, 쇼핑, 리조트, 그리고 또하나는 F1입니다. 다른 것은 다들 아실테고 F1은 바로 세계 3대 스포츠라고 불리는 자동차경주대회입니다. 자동차경주중 으뜸이 바로 F1 레이스입니다. 차종도 가장 스포츠카 같은 차량인데 이 경주대회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유명하지도 인기도 없지만 유럽과 남미, 북미, 동남아시아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F1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것이 바로 모나토에서 열리는 그랑프리대회입니다. 매년 5월경에 펼쳐지는 F1 그랑프리가 열릴 때면 모나코 전체가 그랑프리대회준비로 도로를 차단하고 공사도 하고 레이스를 위한 주행로를 다듬고 관중석과 운영본부 들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별도의 경기장이 아닌 모나코 시내도로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경기용 자동차의 특유의 굉음과 관객들의 소란스러움으로 모나코 전체가 축제의 분위기로 들뜨게 된다고 합니다. 모나코는 평지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서 아마도 좁고 꼬불꼬불한 그 거리를 달리는 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나코는 절벽과 그 뒤 해안에 세워진 도시국가입니다. 절벽위 곳곳에 높은 고층빌딩들과 깔끔하게 잘 다듬어진 도시내 도로 등이 갖춰진 깨끗한 도시입니다. 지중해와 맞닿은 만을 끼고 반대편으로 올라가면 그곳이 그리도 이름높은 도박의 도시, 몬테카를로입니다. 몬테카를로에서 차를 세워주고 내려서 걷다보면 정말 깨끗하다는 느낌입니다. 건물, 도로, 가로수, 심지어 경찰들의 복장까지도 깨끗해서 그동안 우리가 본 유럽과는 전혀 다른느낌을 받았습니다. 몬테카를로의 중심지인 몬테카를로 카지노 앞 중앙광장은 분수와 나무들로 작은 공원을 이루고 있었고 이 곳에서 좌우 사방을 둘러보면 영화에서 보았던 바로 그런 모습의 호텔들, 콘도미니엄, 리조트, 쇼핑센터들입니다. <몬테카를로지역의 대표적인 건물인 몬테카를로 카지노, 볼록거울안의 모습이 거꾸로 보입니다.> 같은 작은 나라라도 안도라, 바티칸과는 천양지차인 풍경입니다. 쇼핑센터도 고급스러운 온갖 상표들의 전시장으로 꾸며져있어 일반인이 들어가기조차 껄끄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우리가 구경했던 어떤 도시보다도 고급의 향기를 내뿜고 있는 최상류층이 즐기기 좋은 도시입니다. 몬테카를로지역을 떠나 모나코의 유명한 볼거리라는 해양수족관(Musee Oceanographique)으로 향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절벽 위로 왕궁과 아쿠아리움이 있는 그 옛날의 요새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수족관은 모나코왕궁이 있는 해안가 절벽위에 왕궁중 하나를 개조하여 만들었습니다. 이 건물은 지중해를 바라보는 해안가의 깍아지른 절벽위의 요새에 만들어진 궁전입니다. 이 곳에서 바라보면 푸른 지중해가 한 눈에 들어와 유럽이 지금과 같이 평화로운 시절이 아닌 전쟁으로 나날을 보내던 시절, 외적의 침입을 막고자 만들어진 시설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절벽 위에 포대를 설치하였고 멀리까지 내다보여 누가 다가오는지 바로 파악하여 대처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궁전안에다 만든 수족관이라 건물 자체가 호화스러운 모습입니다. 수족관은 상당히 큰 모습입니다.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1층까지 높이만 10m가 넘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수족관이외에는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습니다. 아마도 예전에 만든 것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미국 볼티모어의 국립수족관과 비교하면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수족관이지요.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세계 곳곳의 수족관들이 모나코의 것보다 더 잘 만들어졌을 겁니다. 다만 이 모나코의 수족관이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상당히 놀라운 규모였으리라 추측이 될뿐이지요. 모나코에서 떠나기전 우리는 아주 운이 좋게도 카레이스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수족관을 나와 떠나가려는데 모나코만에 위치한 항구에서 요란하게 천지를 진동시키는 경주용 자동차소리가 들려 우리는 그 방향으로 가서 길에 차를 세우고는 그것이 뭔지 구경을 했습니다. 해변에 간이로 자동차경기장을 만들어 F1은 아니지만 소규모의 카트라이더를 이용한 경주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방송국 중계차량과 중계카메라도 나와 열심히 중계도 하고 관중석도 별도로 만들어져 진짜 경주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차를 세워둔 곳 근처에 경기장의 급커브 길이 있다보니 입장료 없이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속도는 80Km 남짓일 듯한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서로 추월하느라 정신없는 모습입니다. <모나코 해양수족관의 모습입니다.> 이런 자그마한 카트도 이럴진대 정식 F1이 이 거리에서 펼쳐지면 장관일 것 같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F1 그랑프리가 펼쳐지는 시기에 이 곳 모나코에 와서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남프랑스에서의 모든 일정은 끝났습니다. 이제는 지중해변을 따라 이탈리아쪽으로 가다가 토리노방면 내륙으로 꺽어져 알프스를 향해 가야합니다. 모나코를 떠나 길을 재촉하면 절벽위로 난 길을 따라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프랑스땅인 망통 조금 못 미치는 곳에서 고속도로로 접어들게 되는데 이 도로에서 내려다보면 오른쪽으로 지중해가 까마득하게 밑으로 그림같이 펼쳐지는 풍경이 계속 보여집니다. 가다보면 터널과 다리가 계속적으로 나타나는데 터널이나 다리가 수도 없이 계속 나타납니다. 알프스산맥의 끝이 내륙이 아니고 이 곳 해변끝까지 이어져있어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자연스러운 국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서로가 넘나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와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같은 고속도로이지만 프랑스에서의 도로와 이탈리아에서의 도로는 다른 느낌입니다. 확실히 속도는 줄어듭니다. 시속 130Km에 익숙했던 속도감이 다시 시속 100Km 정도로 줄어들어 천천히 가게 됩니다. 물론 이 지역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라 길도 구불구불하여 직선위주가 아니다보니 속도를 내고 싶어도 내기가 어렵지요. 모나코에서 이탈리아로 방향을 잡으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이탈리아 도시는 산레모(San Remo)입니다. 과거 이탈리아의 가요인 칸쪼네의 음악제로 유명한 도시인 산레모는 크지는 않지만 아담한 모습이 도로상에서 저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황색 지붕들로 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도시를 이루고 있지요. 해변을 따라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고속도로이다 보니 내륙으로 접어들었다가 다시 해안이 보이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보면 이런 터널과 다리가 수도 없이 나타납니다.> 모나코를 지나 첫번째 만나는 이탈리아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리는 점심으로 이탈리아 피자를 먹었습니다. 피자를 파리에서도 바르셀로나에서도, 그리고 남프랑스에서도 먹어봤지만 역시 본토 피자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비싼 피자가 아닌 간이식당 같은 곳에서 파는 피자를 먹어왔는데 고속도로 휴게소라 별 생각없이 시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곳에서 먹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음식이라는 것이 그 나라에 가서 먹어봐야 제 맛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별다른 토핑없는 마르게리타 피자인데도 너무 맛있어 다른 것들도 몇 가지를 먹었는데 싸면서 다 맛있습니다. 다음에 이탈리아에 가면 피자와 스파게티의 진수를 먹어 봐야지요. 우리는 가다가 토리노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네비게이션은 제노바 근처에서 A26으로 빠지도록 안내했지만 우리는 그보다 훨씬 전 사보나(Savona) 못 미쳐 A6로 빠져 내륙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제 지중해는 유럽에 다시 오지 않는한 볼 수 없을 거라 알려주면서 실컷보라고 얘기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서쪽 끝인 이 지역은 상당히 발전이 뒤쳐진 모습입니다. 산과 고원지대로 이루어졌다는 지리적인 요인도 있을 것이고 프랑스라는 강대국과의 국경지역이라 과거에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200Km이상을 달리면 나타나는 곳이 이탈리아 최대의 공업단지인 토리노입니다. 토리노는 이탈리아 자동차의 자존심이라고 하는 피아트자동차 본사가 있는 공업의 중심지중 하나입니다. 몇 년전에는 토리노 동계올림픽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나 모두 농촌의 풍경은 비슷합니다. 토리노를 지나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점점 깊어지는 산악지대로 들어서게 됩니다. 광산의 흔적도 보이고 점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듯 합니다. 도로의 제한속도도 시속 120Km에서 80Km로 떨어지는 곳도 많이 나타나 우리의 진행속도를 떨어뜨립니다. 오늘 우리의 목적이 알프스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 바로 밑의 마을인 프랑스의 샤모니까지 가서 투숙하는 것이므로 아침부터 서둘러 왔는데 아마도 저녁전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서북쪽의 도시인 아오스타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악도로가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고속도로도 없어지고 구불구불하고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깊은 산중의 임도와 같은 도로를 지나게 되고 길이가 몇 Km에 달하는 터널도 계속 지나가게 됩니다. 낮에 지중해안에서 지나던 터널과 도로와는 형태와 질적으로 다릅니다. 지중해안의 도로는 터널과 다리가 많아도 길이는 그리 길지 않고 급경사도 많지는 않으면서 주위의 모습은 태양이 환히 보이는 그런 모습인데 반해 이 곳에서는 일단 길이가 무지하게 길고 터널마다 다리마다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간간히 바깥으로 보이는 주위를 뒤덮은 산들은 험한 산세와 높이를 자랑합니다. 드디어 우리가 알프스의 주봉에 가까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옆으로 보이던 높디 높은 산들의 모습이 눈으로 덮혀있는 산들을 보게 된겁니다. 우리 가족들은 저마다 저것이 몽블랑이다 아니다로 설왕설래 했지만 여하튼 우리가 알프스산맥의 중심에 가까운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제 이 지역의 수많은 터널중 가장 길고 요금을 별도로 받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국경인 몽블랑터널만 건너면 바로 프랑스의 샤모니입니다. 몽블랑터널은 길이가 12Km에 달하는 엄청나게 긴 터널입니다. 이 몽블랑터널은 말 그대로 몽블랑 산봉우리 바로 옆으로 뚫어 만든 터널입니다. 이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이탈리아에서 알프스산맥을 지나가려면 로마시대부터 있어왔던 토리노에서 바로 서쪽으로 빠져 이탈리아 수사(Susa)를 지나 프랑스의 그레노블(Grenoble)로 빠지는 길을 통해 산맥을 넘거나 밀라노에서 스위스를 거쳐야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물자 수송이 가능했었는데 이 터널이 개통됨으로써 토리노에서 아오스타를 거쳐 바로 스위스 제네바를 거쳐 프랑스 리용이나 파리로 갈 수 있게 되어 거리상으로는 약 200Km, 시간상으로는 3 ~ 4시간 이상을 줄일 수 있게 되어 서로간의 교류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몽블랑터널로 가는 길은 계속 산위로 올라갑니다. 올라가다 첩첩산중의 어느 곳에 갑자기 큰 터미널 같은 터널입구가 나타났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는데는 상당히 비싼 요금인 35유로를 내야 합니다. 터널내에서는 시속 60Km로 달리도록 되어 있어 터널을 통과하는데 약 10분 이상이 걸립니다. 터널을 나오면 바로 표지판이 불어로 바뀌어 있습니다. 우리의 목적지인 샤모니 몽블랑(Chamonix-Mont-Blanc)은 터널을 나오면 바로 있습니다. 옆으로 몽블랑의 산 봉우리가 높이 뻗어 있고 그 산 위로 하얀 만년설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 드디어 만년설을 처음 보는 순간입니다. 해가 질 무렵이라 그런지 하얀 눈속에 덮힌 산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잡혀 저 위의 봉우리들이 4000m대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몽블랑(Mont-Blanc)은 알프스산맥에서 가장 높은 4810m의 높이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우리에게 아이스크림 이름으로 유명한 몬테비안코(Monte Bianco)라고 부릅니다. 둘다 같은 의미로 하얀 봉우리라는 뜻입니다. 산 정상이 정복된지는 이제 200년이 조금 넘은 산입니다. 알프스에서 3대 등반코스라고 하면 여기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을 이루는 4830m의 몽블랑과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을 이루는 4478m의 마테호른(Matterhorn), 그리고 스위스 인터라켄(Interlaken)에서 오를 수 있는 아이거북벽(Eiger Nord Wand)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요즘 많이 가는 코스로 인터라켄에서 오르는 융푸라우인데 그 인터라켄에서 융푸라우가 아닌 그린델발트방면으로 오르는 길에 아이거북벽을 볼 수 있습니다. 스위스 체르마트(Zermatt)에서 오르는 마테호른도 요즘은 코스가 알려져 꽤 많은 사람들이 가기도 하는데 교통이 다른 곳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몽블랑은 90년대 초반 해외여행 자유화 후 유럽에 가던 우리나라사람들이 많이 찾던 곳인데 요즘은 예전에 비하면 시들해 진편입니다. 우리도 처음엔 마테호른을 생각했었지만 여행 코스상 너무 돌아가기에 몽블랑으로 바꾸었고 내일 이 몽블랑에 오를 생각입니다. 중간인 2300m대까지 걸어서 올라가 그 위는 케이블카를 타고 갈까도 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소요되어 전체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보는 것으로 끝내기로 했습니다. 샤모니는 바로 이 하얀 산 봉우리인 몽블랑 바로 밑에 위치한 마을이며 전진기지입니다. 해발 고도가 1040m대인 샤모니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몽블랑의 바로 밑 3842m의 에기유 뒤 미디(Aiguille du Midi)라는 봉우리까지 올라갑니다. 그 곳에서 몽블랑까지는 고도가 1000m내이므로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다만 만년설로 뒤덮힌 지역이라 겨울 등반장비를 갖추고 전문적으로 해야합니다. 이제 샤모니에서 숙박을 해야하는데 아마도 상당히 비쌀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비싼 게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호텔이나 산장들이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지금은 10월 중순이라 비시즌이기에 문을 닫아 운영비를 아꼈다가 11월 본격적인 스키시즌이 다가오면 다시 문을 연답니다. 힘들게 겨우 찾은 샤모니 중심가의 한 호텔에서 80유로가 넘는 거금을 주고서야 숙박을 할 수 있었습니다. 비시즌의 샤모니는 정말이지 황량합니다. 밤에는 가게들도 거의 문을 닫아 걸어 아무 것도 볼 거리가 없고 컴컴하여 시즌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입니다. <오늘 본 모나코의 해양수족관의 바다쪽 모습, 절벽위에 지은 건물입니다.> 오늘 고속도로 및 터널 요금만 100유로가 넘는 큰 돈을 썼습니다. 무지하게 비싼 고속도로 통행료이고 터널비입니다. 이 정도면 사실 하루 숙박비보다도 비싼 편입니다. 내일도 총 100유로가 조금 넘는 돈을 주고 몽블랑 앞 에기유 뒤 미디까지 오르기 위해 푹 잠을 청해 봅니다. 확실히 남프랑스보다는 상당히 추워 반팔 차림이 아닌 긴팔에 스웨터나 코트를 걸쳐 입어야 할 날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