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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서유럽 여행기 자연주의자 가우디의 족적, 그것으로 먹고 사는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Barcelona) 12부 - 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바르셀로나의 날씨는 어제 도착해서 분수쇼를 볼때까지만 해도 하늘에 구름 한점없이 맑고 더운 날씨였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올듯이 흐리고 바람이 세차게 붑니다. 어제는 저녁에 민박집에서 걸어나갔다가 걸어오느라 지하철을 타볼 생각을 전혀 못했는데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가우디의 날입니다. 바르셀로나가 배출한 세계적인 건축가인 가우디의 작품들을 투어하는 날인 거죠. 오늘의 바르셀로나가 관광의 도시가 된 건 좋은 날씨와 지중해라는 천혜의 바다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가우디라는 천재적인 건축가의 덕분입니다. 1852년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1926년 전차에 치여 사망할 때까지 독창적인 건축물을 남겼는데 이 적분으로 바르셀로나는 도시의 얼굴이 바뀌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아니 유럽의 건축계에서는 이 가우디를 건축의 신이라고까지 높이 추앙하고 받들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100년도 되지 않은 현대적인 건축물은 세계유산으로 선정하지 않는데도 이 가우디의 건축물인 구엘공원(Parc Guell)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Templo de la Sagrada Familia)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가우디가 이 곳에 남긴 수많은 설계 건축물들은 지금도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바로 이 가우디의 건축물들을 보러 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갑니다. 허나 이 가우디 건축물들은 맑은 날 보아야 파란 하늘 아래 보이는 더 빛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가우디 건축물중 구엘공원(Parc Guell)을 먼저 보고 다음으로 산빠우병원(Hospital de Sant Pau),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Templo de la Sagrada Familia), 카사밀라(Casa Mila), 카사바트요(Casa Batllo)의 순서로 보고 바르셀로나의 가장 번화한 거리인 람블라 거리(La Rambla)를 걸어다니며 바르셀로나를 느껴볼 예정입니다. 시간이 남으면 바르셀로나 해변도 가 볼 예정입니다. <구엘공원의 쇼핑홀 옥상 겸 운동장> 구엘공원은 가우디가 20세기 초반에 후원자인 구엘의 자금을 가지고 공원 형태를 띤 고급주택을 분양하여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구현하려고 만든 곳으로 실제로는 60여채 중 1채만 분양이 되고 나머지는 분양이 안되어 있던 것을 구엘이 사망한 이후 자손들이 바르셀로나시에 공원으로 기증한 곳입니다. 가우디가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다하여 자연친화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자 했던 것인데 공원으로 개방된 거죠. 그리고 공원안 가운데 부분에 가우디가 당시 살던 집도 있는데 현재는 가우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유명한 모자이크타일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긴 벤치와 헨델과 그레텔의 집> 입구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바로 입구 문옆의 헨델과 그레텔의 집과 형형색색의 모자이크조각으로 만들어진 바르셀로나의 상징물 중 하나인 도마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조각 주위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도 찍고 구경하는데 그 위로 90개가 넘는 기둥을 갖춘 쇼핑홀이 있습니다. 실제로 가우디는 이 쇼핑홀에 주택가에 맞는 시장을 조성하려고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런 용도가 아닌 관광의 용도로 쓰이고 있지요. 이 쇼핑홀도 역시 천정에 각양각색의 모자이크조각이 있어 스테인드 글라스와 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쇼핑홀의 옥상이자 운동장에는 세상에서 가장 긴 벤치라고 알려진 구불구불한 뱀모양의 벤치도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유명한 것이 모자이크 타일인데 이 각양각색의 사기 타일을 이용하여 벤치를 만들어 놓은 겁니다. 이 공원에는 가우디가 상상력으로 구상하여 만들어 여러 개의 돌을 가지고 끼워 맞춰 기둥으로 사용했거나 자연은 직선이 아닌 곡선이라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생각을 실천하여 직선이 아닌 곡선의 형태를 취한 모습 등으로 특이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르셀로나 북쪽에 자리잡은 산위에 자연상태의 모습을 그대로 둔채 돌들로 만든 공원의 여러 구조물들이 독특하다 못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어찌 보면 돌로 만든 곳이 아니고 나무숲으로 이루어진 듯한 그런 모습입니다. 이 곳 구엘공원에서 보면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얼마 안 떨어진 곳에 120년 전부터 짓기 시작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꼭 총알처럼 생긴 토레 악바 빌딩, 멀리 어제 본 몬주익과 바르셀로나 해변까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산빠우병원으로 향합니다. 산빠우병원으로 향하는 도중에 우리는 이곳 바르셀로나가 축구의 도시입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르셀로나뿐만 아니라 유럽의 거의 모든 지역들이 축구에 관한 한 엄청난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나 이곳 스페인의 축구열기는 이탈리아, 영국과 함께 유럽의 3대 국민으로 꼽힐 만큼 대단합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에 있는 레알마드리드구단과 함께 스페인의 최고구단으로 꼽히는 FC바르셀로나를 보유한 도시입니다. 세계에서도 둘째라면 서러워할 세계적인 구단입니다. 그러한 스페인의 축구열기를 우리는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빠우병원으로 가다가 중간에 작은 축구장이 있었습니다. 동네축구장은 아니고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고 관객을 위한 스탠드도 있는 그런 축구장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실제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고 실제 입장료를 내지않으면 입장을 못하게 합니다. 관중석은 기껏해야 몇천명 정도 수용할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경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입구에서 외국에서 온 관광객임을 알리고는 사정을 하여 경기장내로 잠깐 들어가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요. 아마도 3부리그나 4부리그쯤 되는 경기인 것 같은데 그래도 홈구장 팀의 역사는 꽤 되었던 듯 합니다. 몇 십년이상 말이죠. 약 5분 정도 구경을 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일반 시민들이 즐기는 축구의 모습을 재미있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이기에…… 산빠우병원은 가우디가 설계한 것은 아니지만 병원 같지 않게 예쁘장한 모습을 간직한 큰 병원입니다. 병원의 건물 수가 48개라고 하더군요. 가우디가 전차에 치여 사망한 곳이 바로 이 산빠우병원입니다. 산빠우병원 건축도 역시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입니다. 우리는 산빠우병원 앞에서 아주 운이 좋게도 리 카탈루냐 지방의 민속춤인 사르다나춤을 추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아코디언과 같은 악기로 반주를 하고 수십명이 모여 우리네 강강수월래와 같이 둥그렇게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것이지요.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것은 모두들 겉옷을 벗어 춤을 추는 원의 가운데에 쌓아 놓고 춤을 추는 것입니다. 그렇게 모두들 볼 수 있는 가운데에 쌓아 놓으면 도둑맞을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 아이디어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산빠우병원의 정문 모습과 병원 내부의 또 다른 병원 건물> 다시 가우디의 건축물중 가장 독창적이고 거대하며 상상력을 가지고 만든 가장 위대한 건축물로 손꼽히는 사그라다 파밀리라입니다. 우리 말로 하면 성가족성당입니다. 아마도 다른 건 몰라도 이 건물의 외관은 한번쯤은 사진이나 TV를 통해서 보셨을 겁니다. 아직도 건축중인 성당, 옥수수와 같은 첨탑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의 성당! 1882년 건축을 시작한 이래 아직도 계속 짓고 있고 언제 완성될 지 아무도 모르는 성당입니다. 멀리서 보면 쭈굴쭈굴한 면들이 보이면서 오래되어 돌이 많이 상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가까이 가보면 그 쭈굴쭈굴한 것들이 바로 돌을 가지고 쪼개고 자르고 해서 섬세한 조각이라는 것이 두 눈에 믿기지 않을 만큼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이것을 어떻게 조각가들이 한나씩 하나씩 조각을 했을까, 이 거대한 성당의 모든 돌의 모든 끝부분들을 하나같이 어떻게 저렇게 조각을 했을까하는 생각들에 저는 도저히 인간이 만드는 성당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유럽에서 유명하다는 성당은 상당히 많이 봐왔지만 예컨대 밀라노 두오모 같은 경우 그 조각들이나 돌 하나 하나에 새겨진 장인의 숨결을 느길 수 있었지만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그 정도가 인간의 경지를 벗어납니다. 너무 기가 막히고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성당 전체의 50%도 아직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우디라는 천재의 번득이는 재능과 창의성, 창조력, 그리고 이 성당을 직접 만들고 있는 모든 장인들의 손길과 그들의 기술자로서의 열정, 노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우디는 평생 신에 대한 믿음과 건축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간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축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성당 탄생의 문과 고난의 문의 다른 형태의 조각들, 위:고난의 문, 아래:탄생의 문> 이 성당의 문은 총 3개인데 그 중 하나는 가우디가 생전에 만든 탄생의 문입니다. 문의 위에는 예수의 탄생을 묘사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는데 3인의 동방박사, 탄생을 축하하는 나팔을 불고 있는 나팔수, 천사 등 수많은 조각들이 사실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단지 이 부분은 100여년 전에 만들어져서인지 돌의 색깔이 변색되어 있습니다. 백년이라는 시차로 인해 현재 만들고 있는 부분과 과거에 만들어진 부분은 서로 뚜렷이 구별됩니다. 또 하나의 문인 정문을 겸하는 고난의 문은 앞의 탄생의 문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고난의 문 부분은 전체적으로 추상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문도 거대하지만 그 위의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상이나 기타 수많은 제자들이나 사람들의 조각이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추상적으로 조각되어 마치 피카소의 작품을 보는 듯 합니다. 현재까지 이 성당은 8개의 옥수수모양의 첨탑이 세워져 있지만 완공후의 조감도에 의하면 이 옥수수 첨탑 말고 가운데에 가장 큰 첨탑이 올라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옥수수 첨탑의 높이가 최대 120m쯤 되는데 비해 이 가운데 세워질 첨탑의 높이는 180m가 넘습니다. 완공후의 성당 모습이 눈에 선한데도 그걸 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왜 못 보느냐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그렇게 오래 살 수는 없으니까요. 아직도 100년 이상을 더 만들어야 하는데 인간의 수명은 그렇게까지 늘려지지는 않지요. 설사 제가 150살까지 살더라도 그 시기에 이곳 바르셀로나까지 여행할 수는 없겠지요. 우리 손자들 정도 되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당 내부의 모습, 아직 공사중이라 완성된 모습은 아닙니다.> 성당 내부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외모에서 압도당한 관람객들은 성당 내부에서도 지금까지 보아온 성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성당 내부에 아마 말을 잇지 못할 겁니다. 가우디가 이 성당을 처음 설계하였을 당시 도저히 인간이 이 성당을 완성할 수는 없다고 당시 건축계에서 얘기했다는데 내부에서의 모습은 그 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나에겐 불가능은 없다고 했던 것처럼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내부의 기중도 형이상학적인 모양으로 나무에서 가지가 뻗어나오는 것처럼 밑의 기둥에서 올라가면서 위에서 두개의 곁가지 모양으로 천정을 받치고 있습니다. 그 기둥도 역시 형이상학적 모양의 기둥입니다. 톱니바퀴도 아닌 것이 톱니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지요. 그래도 성당이니만큼 스테인드 글라스는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성당 내부에서 찍은 사진이나 TV프로그램에서 보면 첨탑위에 올라가 볼 수 있도록 되어있었는데 아마도 공사중이라서인지 올라가 볼 수는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성당의 모습과 내부를 보면 성당 지하에 박물관이 있습니다. 성당과 관련한 박물관으로 이 성당의 건축 초기의 사진, 그림, 성당 모형, 가우디의 설계그림, 그의 건축인생의 이력 등 많은 기념물이나 그림, 사진들이 전시되어 가우디라는 건축가의 건축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가우디의 유품은 많지 않습니다. 그가 죽은지 10년후 우리에게 헤밍웨이의 참전과 작품, 또 피카소의 게르니카라는 작품으로 너무나 유명한 스페인내전때 이 곳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내부가 파괴되어 가우디가 혼신을 다해 만든 설계도와 각종 모형들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아쉬운 일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과 그 건축물을 설계한 사람의 자취를 한순간의 전쟁으로 없어지게 만들었다니 너무나 아쉬움이 커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잠깐이라도 전쟁이 없던 날이 없었던 우리나라도 그와 같이 수많은 문화재와 유적, 서적들이 사라져 지금에 이르러 과거에 대한 기록, 유물이 거의 없으니까요. 혹시라도 바르셀로나에 가시게 되면 다른 것은 모두 차치하고라도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만큼은 꼭 한번씩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입장료는 그리 싸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스페인정부나 시정부에서 건축비를 받지않고 순수하게 입장료와 성당내부 기념품가게 수입으로만 건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어린이들은 입장료를 받지않습니다. 덕분에 우리도 쌍둥이들이 무료입장이 되어 상당히 많은 입장료를 절약했지요. <가우디가 건설한 아파트인 카사밀라의 모습, 옥상의 굴뚝이 심상치 않은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구엘공원에서부터 계속 걸어서 다녔는데 이제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했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또 가우디의 작품인 카사밀라입니다. 이 카사밀라는 바르셀로나의 가장 번화한 중심가인 람블라거리의 북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부터 다시 걸어서 람블라거리로 갈 예정입니다. 카사밀라는 고급아파트입니다. 실제로 현재 사람들이 살고 잇는 곳으로 워낙이 건물 모양이 특이하고 가우디가 그의 자연주의적인 정신에 의해 곡선형태로 설계한 것으로 관광객이 많다보니 그중 한층과 옥상만 공개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은 역시나 외벽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돌과 철 구조물을 이용하여 부드러운 곡선으로 각 층의 발코니를 처리하였고 옥상에 있는 굴뚝은 중세시대 서구의 철 투구를 쓴 기사의 모습을 표현하여 만들었습니다. 이 옥상에 있는 중세기사의 모형을 본따 헐리우드의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조지 루카스가 영화”스타워스”에서 제국의 군대를 만들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시대를 100년은 앞서 간 가우디의 상상력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카사바트요도 있습니다. 곳곳에 가우디가 만들어 놓은 건축물들이 있고 그 주위로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도 찍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관람들을 합니다. 아침부터 점심이후 지금까지 계속 가우디와 관련한 건축물들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오후가 되었고 우리는 람블라거리로 들어서서 일요일 오후의 번화가를 돌아다녔습니다.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불어 쌀쌀하지만 거리는 온통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거리의 악사도, 판토마임을 하는 거리 예술가들도, 그리고 초상화나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까지 관광객과 뒤섞여 수많은 자연스러운 관광을 유도하고 있지요. 어느 누구도 앞장서서 주도하는 이도 없이 자연스럽게 생성된 거리 문화입니다. 우리네 거리문화는 항상 관이나 민이나 어느 곳에서든 주도하는 이가 있어 그들을 중심으로 판이 벌어지고 어느 정도 흥이 나야 스스로 놀기 시작하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이 한명도 없이 혼자 있어도 스스로 판을 벌리지요. 그러다보면 사람들이 모이는 식입니다. 람블라거리는 대로의 가운데 부분을 광장으로 만들어 그곳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곳입니다. <플라타너스가 가로수인 바르셀로나의 가장 번화한 거리인 람블라 거리> 우리네 청계천과 같이 양쪽 끝은 자동차도로로 되어 한차선씩 차가 다니고 길 가운데에 사람들이 광장으로 사용하며 온갖 포장마차와 간이판매점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자동차 차로 옆, 길가에는 상점들과 식당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도 어느 한 식당에 들어가 스페인의 유명한 요리중 하나인 빠에야(Paella)를 시켜 먹었습니다. 우리네 볶은밥과 같은 요리이지요. 인터넷 글에서는 스페인 음식들은 너무 짜서 먹기가 어렵다는데 이 집은 그리 짜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남유럽 국가들의 음식이 짤 수밖에 없습니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이고 스페인도 마찬가지지만 지중해 연안국가들의 기후가 일반적인 위도와는 상관없이 무척 덥습니다. 아마도 지중해가 대양이 아니고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대륙으로 둘러싸여있어 호수와 같은 바다인데다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사막의 더운 대기에 의해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져 그 연안국가들의 기온이 상승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지중해 연안국가들은 여름에는 거의 40도에 가깝고 겨울에도 여간해서는 영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코스타 델 솔(Costa del sol)”, 바르셀로나, 칸느, 니스, 모나코 등의 세계적인 휴양지들이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특히나 스페인서부터 남프랑스에 이르는 연안은 휴양지로서는 최고의 기후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덥고 따뜻하다보니 음식이 상하기 쉽고 보존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라들도 더위에 지치기 쉽기에 아마도 음식에 소금을 많이 넣는가 봅니다. 우리나라도 더운 지방일수록 음식이 짜고 매운 것과 같은 이치죠. 여하튼 빠에야는 맛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서양음식중에 가장 먹기 좋은 음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명이 들어온 컬럼부스기념탑 및 동상> 해가 진 이후 람블라거리의 끝인 바닷가에 우뚝 선 그 유명한 컬럼부스동상과 기념탑은 아직 불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합니다. 컬럼버스기념탑의 꼭대기에 서있는 컬럼부스동상은 어느 한 방향을 향해 손을 뻗은 모습입니다. 바로 그가 발견한 신대륙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사람인 그가 스페인의 여왕인 이사벨라여왕에게서 극비의 임무를 부여받고 이 곳 바르셀로나 항구에서 힘찬 출발을 했습니다. 1492년 망망대해인 대서양을 횡단하여 마침내 그가 도착한 곳은 아메리카대륙앞 카리브해에 있는 지금의 자마이카섬입니다.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 다시 항헤하여 그는 쿠바, 코스타리카 등을 발견했지만 그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그곳을 동방의 인디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곳은 새로운 대륙, 아메리카라는 것으로 판명됐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스페인은 그 덕분에 더욱 신대륙에의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당시 남미에 존재하던 잉카제국과 중미에 있었던 마야제국을 멸망시키고 그 땅을 지배하며 수많은 금은보화와 새로운 농작물들을 가져와 구대륙에 보급하게 됩니다. 스페인과 인접한 포르투갈은 당시 서구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하며 150년간 유럽에 그들의 힘을 과시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지만…… 컬럼버스동상을 바라보면서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흥하면 쇠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도 한번 흥해 봤으면 합니다. 단 한번도 흥해 본 적이 없는 나라, 그러면서도 단일민족이니 5000년 역사니 하면서 떠들어대는 나라, 그런 나라 말고 진정으로 세계사에 굵은 족적을 한번이라도 남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달빛과 해변 쇼핑몰의 불빛으로 빛나는 바르셀로나의 수많은 요트가 있는 해변을 바라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오늘은 늦은 밤까지 바르셀로나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평생 보기 어려운 새로운 것들을 보며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지역들에서 또 어떤 새로운 것들을 보게 될까하는 생각으로 민박집으로 돌아갑니다. 내일도 바르셀로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보러 다닐 예정입니다. 가우디와 상관없는 바르셀로나의 맨 얼굴을 바라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