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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서유럽 여행기 얼굴 마주칠 일 없어 좋은 호텔, B&B 툴루즈(Toulouse) 10부 - 2008년 10월 10일 금요일 오늘 이동거리 : 59 Km, 누적거리 : 1204 Km 별 하나짜리 호텔이 뭐 그리 좋겠습니까마는 그래도 곯아 떨어져 자는데는 아무 이상 없습니다. 어제 밤의 악몽은 자고 일어나보니 사라지고 밝은 새로운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씻기만 하고는 바로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가 어제 밤의 힘든 시간을 보낸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우리가 헤매던 거리의 모습을 보면서 여기를 우리가 지나 다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부터 맑고 북쪽과는 달리 우리가 남부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도록 따뜻한 날씨입니다. 도저히 그 호텔에서 아침의 밝은 풍경을 보기 싫어 오늘은 아침도 사먹기로 했습니다. 아침을 맥도널드와 같은 곳에서 먹고 오늘의 일정인 항공우주센터, 즉 시테 드 레스파스(Cite de l'espace)를 가기로 했습니다. 시내 한복판에서 호텔을 잡아서 그런지 우주센터로 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운하를 따라 가다가 주택가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바로 시테 드 레스파스로 향하는 팻말이 나옵니다. 아직 문을 열 시간이 아니라서 우주센터의 입구만 보고는 우리는 해가 쨍쨍하게 내리쬐는 남 프랑스의 가을을 맞으며 맥도널드를 찾아 나섭니다. 우주센터 근처는 온갖 항공기나 우주 관련 산업체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 거리를 얼마 안가 바로 우리가 찾던 반가운 맥도널드가 있습니다. 우리가 맥도널드를 가는 이유는 서울에서 먹던 맥모닝 메뉴가 생각나 그것도 아침으로 먹고 또 지난번 파리에서도 경험한 바와 같이 인터넷이 되기에 이런 저런 이유로 찾아나선 겁니다. 역시나 우리의 예상대로 맥도널드는 배신을 하지 않습니다. 아침 9시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은 듯 내부 청소를 하는 와중에도 우리는 무선인터넷을 하기 위해 들어가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이메일이나 카드사 사이트에 들어가 카드사용내역등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유롭게 맥모닝 메뉴를 시키려고 했는데 이 곳 프랑스에는 맥모닝이 없습니다. 그 아침에 파는 것은 작은 머핀정도였는데 가격이 2유로 정도로 상당히 비싸 할 수 없이 약간만 사서 먹었지요. 프랑스는 상당히 물가가 비싼 편입니다. 우리나라가 물가가 비싸다는데 전 전혀 동의 할 수 없습니다. 몇 가지 물품은 한국이 비싸지만 거의 대부분 이 곳 유럽에 비하면 절반 가격이하에 살 수 있습니다. 특히 서비스가 들어간 품목들, 식당의 음식값, 호텔비, 대중교통비, 식료품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바게트빵, 와인, 커피 등은 여기 프랑스가 싸지만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와 같이 서비스가 추가되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 오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을 생각하면 2배정도 비싸야 정상이겠지만 그보다도 훨씬 비싼 편입니다. 맥도널드도 한국이나 미국에서 싼 편이지 여기서는 햄버거 하나도 파리도 아닌 시골에서도 4유로씩 하는 편이라 이제는 맥도널드에서 간단히 먹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도 눈치가 보여 간단하게나마 사서 먹고 있는데 인터넷으로 조회를 하다가 생각도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3달 전에 서울에서 계획을 세울 당시 파리를 떠나 첫날을 블로와에서 자는 것으로 하여 블로와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가 며칠 뒤 취소를 시켜 확인 메일까지 받았는데 그 호텔이 어제 투숙한 것으로 결제를 한 겁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 어쩌나 하다가 카드사로 연락을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아 결국 인터넷으로 이의 신청 메일을 보냈습니다. 앞으로 어디를 가든 이메일을 확인하여 카드사에서 답변이 오는지 봐야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40유로가 넘는 금액이라 정신없이 연락하고 보내다 보니 우주센터가 문을 여는 9시반을 훌쩍 넘어 10시반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지난 2004년 미국 여행시 플로리다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를 방문하여 투어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프랑스에서 유럽 최대 우주센터를 투어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툴루즈에 있는 우주센터는 유럽 공동의 우주센터입니다. 이곳은 1960년대에 만들어져 그동안 우리에게 알려진 아리안로켓을 우주로 발사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각종 인공위성과 태양계 탐사우주선, 그리고 미국, 러시아와 공동으로 허블 우주 망원경을 설치하고 우주정거장을 만드는 데 크나큰 공헌을 한 우주센터입니다. 우주정거장은 올해 초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씨가 1주일간 머문 곳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 툴루즈 근방에 유럽의 우주산업체들이 모여있고 덧붙여 비행기 제작사들도 있습니다. 이 툴루즈가 전세계 우주항공산업의 가장 중요한 곳중 하나입니다. <시테 드 레스파스 정문 앞에서> 지금은 우리가 미국 보잉사의 F-15K 전투기를 차세대 공군 전투기로 선정하여 들여오고 있지만 선정 당시 그 F-15K와 가장 치열하게 경합을 벌인 비행기가 바로 프랑스 닷소사의 라팔 전투기입니다. 그 다소사는 당시 선정에서 진 가장 큰 이유가 아직 실전 배치가 되지않아 검증이 되지않고 우리 공군이 요구하는 사항인 전튜기로서뿐 아니라 폭격임무에도 사용할 수 있는 폭탄 장착량이 F-15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F-15보다 20년이나 뒤에 만들어져 가장 최신예 전투기임에도 탈락했지요. 거기서 반발을 한 닷소사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고 국내에서도 라팔을 선호하는 사람에 의해 검은 거래가 있었느니 하면서 한참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닷소사도 이곳 툴루즈에 공장이 있고 본사가 있습니다. 하나 더 부연하면 프랑스 회사가 만든 최신예 전투기임에도 프랑스 공군조차도 원래 개발 당시 예정되었던 수량을 절반이나 줄여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어느 나라도 라팔을 구매하지 않아 사실상 이 전투기는 사장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물론 그런 이유중 하나가 한국이 라팔 대신 F-15를 구매하는 바람에 상당수 국가들이 차세대 전투기를 F-15로 구매하게 되었지요. 덕분에 미국 공군, 해군의 주력 전투기 사업에서 F-22, F-35를 만들어낸 록히드마틴에 패하여 F-15공장을 폐쇄하고 전투기사업부를 없애려고 했던 보잉사는 기사회생하여 아직도 전투기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항공우주산업과 관련하여 닷소사 얘기가 여기까지 왔네요. 툴루즈가 바다에서 가깝고 운하와 강이 있고 강 옆으로 습지가 넓게 펼쳐져 있고 연중 비오는 날도 그리 많지 않아 아마도 우주로켓을 발사하기에는 프랑스내에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그 우주센터 옆에 투어를 위한 테마파크라고 보시면 됩니다. 평일 오전이라서인지 주차장도 한산하고 단체관람도 아직은 없습니다. 툴루즈 우주센터는 미국의 케네디 우주센터와는 달리 실제 우주로켓 발사장을 보여주지도, 로켓 제작 공장도 보여주지 않고 단순히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주기위해 만들어진 작은 공원입니다. 그 안에 우주와 관련된 시설과 지구, 우주에 대한 지식을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과 플래니타리움(Planetarium) 등이 실내와 야외에 산재해 있습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실제 우주센터가 있지요. 그래도 프랑스가 주도가 되어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만든 미국의 나사와 같은우주발사기지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설입니다. 그러나 실제 로켓은 이곳에서 발사하지않고 적도 부근의 프랑스령인 남미의 가이아나에서 발사를 많이 합니다. 우주로켓은 주로 적도부근에서 발사해야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물론 러시아나 중국, 미국은 적도부근에 기지가 없어 할 수 없이 주로 적도와 거리가 먼 자국 영토내에서 발사를 하지만, 이 유럽우주국의 아리안로켓은 적도부근인 남미의 프랑스 식민지인 가이아나 등지에서 발사를 주로 합니다. 우리나라의 인공위성들도 이곳 가이아나나 호주에서 많이 발사를 했습니다. <시테 드 레스파스의 야외 전시장 모습> 시테 드 레스파스안에는 미국 케네디우주센터와 달리 좀 더 다양한 체험시설들이 있습니다. 달에서의 중력체험이나 우주선 조종과 같은 재미있는 시설도 있습니다. 우리가 평일에 이곳에 와서 그런지 사람들도 거의 없어 줄을 설 필요도 없이 가는 곳마다 바로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실내의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기에 모두 체험하고 구경하는데에는 1 ~ 2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야외에는 역시 어느 우주센터에서나 볼 수 있는 로켓들과 우주선들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에서부터 유명한 별, 성운들과의 거리가 실제 거리의 축적을 줄여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도록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말로만 듣던 우주에서의 거리인 광년 등에 대한 개념을 일깨워주는 시설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다양한 시설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곳에 있는 카페테리아는 기본 10유로는 합니다. 1인당. 할 수 없이 구경을 하다 점심은 주차장에서 해결하기로 했지요. 주차장 구석에서 물을 끓여 컵라면으로 말입니다. 파리와는 달리 더무나 따뜻하여 오히려 더울 지경입니다. 남 프랑스가 기후가 좋다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우리는 그런 기운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남의 눈은 피하고자 차의 문들을 열어두고 버너와 코펠을 꺼내 물을 끓인후 컵라면을 먹엇지요. 야외에서 날씨좋은 날 먹는 이국에서의 컵라면에 아이들이나 우리나 더 이상 바랄 음식이 없지요. 남은 물로 커피믹스도 한잔씩 하고. 이제 오후 일정입니다. <달에서의 중력 체험시설, 원시적이지만 안내요원이 뒤에서 밀고 다닙니다.> 3D 플래니타리움에서는 여러 가지의 영화를 상영하는데 우리가 본 것은 그중 이집트의 신화와 역사를 통해 우주에 있는 별들과 별자리 이야기에 대한 것입니다. 오리온자리와 이시스, 오시리스 등 이집트의 신화와 파라오에 관련한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것을 감상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우리외에 한국인 남자들이 3명 더 있었는데, 아마도 출장온 분들 같았습니다. 사람이 없어 상영시간을 지키지 않은 덕에 그 분들이 강하게 어필을 하여 결국 책임자가 와서 사과를 하고 그 분들과 우리만을 위해 재미있다며 이 이집트 별자리이야기를 상영하겠다고 하면서 영어로 된 설명을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불어보다는 영어가 낫기에 좋아라 했는데 상영직전 프랑스인들인 2명 더 들어오는 바람에 다시 불어로 설명이 나오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플래니타리움이라 거의 눕다시피한 의자에 앉아 관람을 하는데 천정의 거의 전체가 스크린으로 되어 있어 장관입니다. 시작과 함께 5분도 지나지 않아 저는 곯아 떨어져 잤습니다. 박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여기까지 오는 여정에 상당히 피곤했던 것 같습니다. 하기야 피곤하지 않으면 이상하지요. 말이 통하기를 하나, 글자를 읽을 수가 있나? 또 다니면서 길 찾고 호텔 찾고 쉬운일이 아니지요. 그런데 마침 누워서 보는 영화를 한 시간 정도 상영하니 그야말로 물 만난 제비마냥 그대로 잔 겁니다. 끝나고 얘기를 들어보니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보았다더군요. 다행입니다. 그래도 아이들 보여주려고 온 건데 아이들은 끝까지 봤으니 말입니다. 이곳에는 극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번에는 I-Max영화입니다. 이건 태양계에 대한 영화인데 여기서 다시 우리 가족이 파리에서의 이산가족놀이에 이어 두번째로 이산가족찾기에 나섰습니다. 무슨 얘기냐구요? 비슷한 스타일의 영화를 두 편이나 어른인 박여사와 제가 똑같이 볼 필요가 없어서입니다. 어차피 들어가봐야 또 잠이 들 것은 뻔한 이치고 그래서 박여사와 저는 여기서 그만 나가서 어제의 그 호텔잡기식이 아닌 환한 낮에 미리 호텔을 잡기로 한겁니다. 아침에 맥도널드를 가면서 보니 깨끗하고 싼 호텔들이 이 근처에 몇 군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그 곳으로 가서 방이 있는지 체크인이 가능한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나서 가까운 곳에 있는 까르프 같은 곳을 찾아 장을 보기로 일정을 변경하고 아이들에게는 이제부터 2시간동안 I-Max영화도 보고 다른 곳들도 보라고 알려주었지요. 무전기와 함께……  <유럽우주로켓의 대표격인 아리안 로켓> 우리의 계획은 너무나 성공적이었습니다. 호텔은 근처에서 아주 쉽계, 간단하게 잡았습니다. 낮이라서 카운터는 열어놓지 않은채 무인으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B&B라는 호텔을 우리가 먼저 찾아들어가 계산을 하니 54유로입니다. 방은 복층구조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할 형태입니다. 짐도 옮겨놓고 오늘 저녁 메뉴를 김치찌개로 하기로 했지요. 방이 3층이고 구석이라 냄새가 그나마 적게 날 것으로 생각했고 창문을 열어두면 아침이면 다 빠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늘은 까르프에서 산 전기구이 통닭 한마리와 김치찌개로 배부르게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통닭은 한국에서 먹던 닭과는 비교도 되지않을 만큼 크기가 엄청납니다. 먹어도 먹어도 양이 많아 결국 일부는 남기는 바람에 김치찌개를 많이 먹지 못했지요. 대신 내일 아침은 해결했습니다. 남은 김치찌개로 말입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3층이라 다른 투숙객들도 없고해서 냄새가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B&B호텔은 여러가지로 좋은 점이 많습니다. 저녁시간 4시간정도와 아침 4시간 정도만 유인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시간은 무인으로 운영되어 방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고 무선 인터넷도 되며 거기에 시설도 그만하면 수준급입니다. 더 좋은 점은 아주 싸다는 점입니다. 어제의 호텔과 비교하면 시설은 특 A급이면서 가격은 절반에 가까우니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지요. 앞으로 B&B를 자주 이용해야겠습니다. 프랑스내에서는…… 이제 내일은 우리가 새로운 나라로 이동합니다. 피레네산맥에 있는 작은 소국, 안도라를 거쳐 스페인의 바로셀로나까지 입니다. 오늘 아침에 바르셀로나에서의 방은 미리 예약했습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으로 3일정도를 예약했기에 그 집으로 찾아가면 됩니다. 그동안 약간은 익숙해지던 불어를 떠나 또다른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이동하게 되어 걱정입니다. 그래도 내일 일은 내일의 해가 뜨면 생각하면 됩니다. 오늘은 플래니타리움에서 마지막에 보았던 오늘 저녁 툴루즈의 하늘 속 별자리와 은하수를 맑은 하늘에서 보며 밤을 보냅니다. <미르 우주정거장, 아리안로켓 등 많은 로켓들과 지구 돔과 같은 시설이 있는 야외 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