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네...

ctypa@naver.com

2008년 10월 서유럽 여행기

사치란 무엇인가의 표본을 보여주는 대표주자, 베르사이유 궁전!
파리(Paris) → 베르사이유(Versailles) → 샹보르성(Chateau de Chambord) → 블로와(Blois) → 투르(Tours)

8부 - 2008년 10월 8일 수요일

오늘 이동거리 : 327 Km, 누적거리 : 417 Km

아침부터 지쳐있는 아이들을 깨워 목욕재개를 한 후 바게트빵에 우유와 햄등으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여기와서 바게트빵에 맛을 들였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며칠 지나 먹어도 질리지 않고 맛이 있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바게트가 있는지 나중에 서울 가면 찾아볼 생각입니다.

어제 밤에 프론트데스크에 가서 우리의 마지막 3일을 머물 곳으로 다시 볼로뉴캠핑장을 예약했습니다. 현재 머물던 방보다 싼 것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파리에서의 숙소는 해결해놓은 상태로 마음도 가볍게 파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베르사이유로 향하는 도로는 복잡하지만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베르사이유는 루이14세가 만든 궁전입니다.
파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하게 만들어 놓았지요. 이 시기가 프랑스로서는 유럽에서 가장 막강한 시기이면서 국내적으로도 전제정치가 극을 달하던 시기입니다.
태양왕으로 불리던 루이14세의 허영과 낭비에 의해 그 아버지인 루이13세가 어렵게 만들어놓은 엄청난 국고를 탕진하면서 만든 호화로운 건축의 극치라고 할까요.
그렇게 엄청나다는 베르사이유 궁전을 직접 확인하러 우리 4식구가 우리의 애마 푸조로 이동을 합니다.

<쌍둥이들이 찍은 베르사이유 궁전 내부의 거울의 방>

베르사이유 궁전이라 하면 한적한 시골속에 자리잡은 궁으로 알았었는데 그게 아닙니다.
베르사이유라는 도시안에 궁전이 있는 겁니다. 덕분에 베르사이유에 도착해서도 찾아야 갈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경내로 들어가면서 박여사와 논의 끝에 아이들만 들여보내기로 했습니다.
박여사는 20년전에 왔을 때 궁전 건물안에 들어가 본 적이 있었고 저는 궁전내부보다는 정원에 관심이 많아 굳이 비싼 관람료를 내고 궁전내부를 들어갈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입장권 사는 곳에서 보니까 아이들은 무료입니다.
그리고 베르사이유 궁전 건물로 들어가는 것은 입장료가 있지만 정원을 관람하는 것은 무료이거든요.
원용이에게 비디오카메라를 맡기고 원정이에게는 카메라를 주고는 찍어오라고 임무를 부여했습니다. 아마도 둘이서 이런 곳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인 듯 부모와 헤어지며 다른 서양 사람들 속에 파묻혀 들어갈 때까지 머뭇 머뭇하다가 들어갑니다.
박여사와 저는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베르사이유 궁전의 그 드넓은 정원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베르사이유 궁전 뒤편의 정원이 시작하는 곳에서>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은 특별합니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거대하게 말끔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마치 도화지에 자로 재어 그림을 그리듯이 정원의 모든 부분이 직선으로 반듯하게 구획이 나누어져 있고 구획별로 특징을 가지도록 꾸며져 있으며 그 모든 것이 조화롭게 가꾸어져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자연적이기 보다는 인공적으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너무나 확실하게……
서울에 있는 비원과 같이 자연상태를 최대한 살리면서 인공미를 가미한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마치 자연적이 아닌 기하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과거의 무한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 몇백년이 지난 지금은 관광자원화하여 이렇게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착잡해집니다.
전 세계의 많은 관광지들이 결국은 당시의 절대자 한 사람을 위해 수많은 백성들이 고통을 겪으며 만들어졌을텐데 그런 것을 보며 즐거워하는 현대인들이 바로 우리 아닙니까?
뭐, 물론 이 화려함 속에 빠져 살던 왕과 왕비는 결국 목이 잘려나가며 죽었지만……
어떻게 보면 한편으로는 한국에는 이렇게 거대하고 엄청난 문화재가 없다는 것이 과거의 사람들을 생각하면 다행이라는 점도 있는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건축물들로 현재 먹고 사는 나라들이 세상에는 숱하게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도 있습니다.
여하튼 몇 백년전 국민들이 고통속에 만든 건축물과 유적지들로 지금의 프랑스인들이 살고있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베르사이유의 정원은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것도 깔끔하면서도 직선으로 말입니다.
궁전 건물속에 들어간 아이들이 나온후 우리 식구들은 한없이 넓은 정원을 돌아다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하학적으로 구성되고 가꾸어진 베르사이유 궁전 정원>

여행사를 쫓아온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의 장점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시간 많고, 다음일정에 쫓기지 않고 언제든지 변경 가능하고, 다른 사람 눈치 안보며 우리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여행이지요. 그러기에 베르사이유 정원을 여유롭게 거닐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마도 패키지여행이라면 궁전 내부를 관람하고 정원이 보이는 곳에서 잠깐 전체 조망을 하고는 떠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또 하나 이번 여행의 장점을 오늘 확인했습니다.
대부분 사라들이 유럽으로 오는 시기는 여름일 겁니다.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장시간 유럽으로 올 수 있는 분들은 대부분 여름에 휴가를 얻어 오는 분들이 대세겠지요.
여름에 온다면 이 베르사이유도 푸르름만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다른 모습은 전혀 알 수가 없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운이 좋게도 바로 가을에 오게되어 가을의 베르사이유 정원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형형색색의 나뭇잎들과 그 나뭇잎들이 떨어져 만들어진 낙엽이 쌓인 길, 그리고 그 낙엽을 치우는 모습까지도 전혀 새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잔디밭에는 물기가 있어 들어가면 신발과 바지 끝 부분까지 모두 젖는 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잔디밭으로 들어가 모여있는 새들을 보기도 하고 궁전의 후원인 이 곳이 마치 자기집 정원인듯 노닙니다.
한가롭고도 평화로운 모습에다 이곳이 무료입장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파리에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전철을 타고 오면 전철 요금만 드는 아주 좋은 공원이라는 점에 새로운 매력을 느낍니다.
이 정원의 장점은 궁전쪽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지만 이 정원 내부 깊숙한 곳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산책을 즐기거나 사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제격이라는 점입니다.
1 ~ 2시간 정도 정원을 거닐다가 다시 우리의 목적지로 향합니다.
베르사이유를 벗어나면 본격적인 프랑스의 고속도로와 시골의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베르사이유 정원의 각이 져서 반듯반듯한 조경과 길, 운하의 모습입니다.>

지금까지는 고속도로나 국도 등을 운전할 일이 거의 없어 저의 머릿속 지리감각으로 운전하였는데 베르사이유시를 벗어나기에 더 이상 감각만으로 운전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표지판들부터가 이제는 영어가 아닌 불어로만 되어 있어 도저히 표지판을 보면서는 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어째 베르사이유를 벗어나기조차 힘이 듭니다.
어렵사리 고속도로표지를 보고 겨우 들어섰는데 그만 인터체인지에서 잘못 진입하는 바람에 반대방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박여사와 저는 한참을 헤매다가 우여곡절끝에 겨우 A10 고속도로를 타게 되었습니다.
A10에 진입한 다음 생각난 것이 그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은 노트북컴퓨터와 GPS입니다.
정말이지 저와 박여사 둘다 네비게이션이라는 것을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던 터라 그 생각조차 못한 겁니다.
휴게소에 들러 노트북을 꺼내 GPS수신기를 연결하고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실행시켰습니다.
세상에 이렇고 좋은 기계를 놔두고 머리만으로 운전을 하고 길 안내를 하려고 했으니 우리 둘다 얼마나 바보인지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진작에 이걸 사용했다면 아마도 첫날 라빌레트도 문제없이 갔을 테고 오늘 이 베르사이유에서 오를레앙 방면으로 갈 때도 큰 무리없이 쉽게 갈 수 있었을 텐데 생각도 못했기에 우리는 1시간 이상을 길에서 허비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방향을 정해야만 했습니다.
베르사이유에서 3시간 가까이 보내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다 되었고 오후 일정상 중세 프랑스의 수도인 오를레앙을 들러 잔다르크의 자취를 보고 가기엔 빠듯한 시간입니다.
실제로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중부 프랑스를 남북으로 긋는 르와르강변에 모여있는 중세 프랑스의 고성들중 하나인 가장 큰 샹보르성을 보고 블로와시내에서 숙박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정관계상 부득이하게 우리는 오를레앙을 지나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샹보르성을 자세하게 보고 가기로 했지요.
이제부터는 목적지까지 달려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가면서 휴게소에 들러 아침에 만들어 둔 주먹밥을 먹었습니다. 아침부터 박여사가 밥을 해서 만든 것이지요. 전기밥솥안에 있어서인지 별로 식지는 않아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도로번호는 크게 3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A, N, D입니다. A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와 같이 Toll Gate가 있고 유료입니다. N은 우리나라의 국도와 같은 것으로 무료이지요. 마지막 D는 일반도로입니다. 우리나라의 지방도로와 같습니다.
물론 다니다 보면 E인 도로번호도 있습니다.
E는 특이하게 프랑스의 도로번호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의 표지판을 보면 A1으로 병기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아시아 하이웨이 1번이라는 뜻입니다.
즉, 아시아 대륙 전체에 대한 도로 1번이라는 뜻이지요.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E로 시작하는 도로번호는 유럽도로번호입니다.
유럽 전체를 하나로 묶는 도로번호체계입니다. 사실 우리 아시아도 A1이 일본, 한국, 중국 등로 이어져 있다면 참 좋을 겁니다. 자기차를 가지고 이웃나라들을 여행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아직 우리 위에 있는 북한을 통과하기는 불가능하고 중국도 외국인들이 렌터카를 빌리기 어렵게 되어있고 다른 나라들도 운전하며 다니기가 쉽지않습니다. 하루빨리 아시아의 A1이 제대로된 도로로 기능을 하기 바랍니다.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 도로도 A10입니다. 또한 유럽 전체 도로망으로는 E05이기도 합니다.
도로를 달리다보면 그 나라의 도로질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쭉 뻗은 고속도로의 풍경은 우리네 고속도로 풍경과는 전혀 다릅니다.
양쪽이 모두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인데 미국 남부의 지평선과도 또다른 모습입니다.
미국의 지평선은 황무지로 구성된 지평선입니다. 허나 이곳은 황무지가 전혀 아닙니다.
아마도 밀이나 옥수수 같은 곡물이 심어져있는 밭으로 이뤄진 지평선입니다.
정말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래서 프랑스가 유럽에서 가장 큰 농업국가이며 확실한 기반이 되는 농업이 있기에 식량도 자급자족될 뿐만 아니라 공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덮혀있어 사실 과거부터 농업을 주업으로 해서는 살아갈 수 없는 나라인데도 집권자들은 항상 농업에 집중하며 농업국가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는 다들 잘 아시는 대로 보리고개라는 소리까지 해가며 굷어 죽는 것을 당연시하게 되었지요.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집권자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농업을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과 집권자 자신의 의지로 농업에서 상공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결과, 우리도 이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살게 되었습니다. 그 덕에 저도 이렇게 가족을 이끌고 유럽까지 자동차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거구요.
이제는 돈이 없어 굶는 사람은 있어도 식량 그 자체가 없어 굶어 죽지는 않지요.
지도자의 리더쉽에 의해 국가라는 커다란 사회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우리나라가 그 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시골을 고속도로로 달리면서 느끼는 점이 참 많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넓은 들판을 가진 나라에서 그것도 우리와 달리 국토의 70%가 경작 가능한 평야인데 18세기에 국민들이 굶어죽다가 결국에는 프랑스대혁명이 발발하여 왕국이 공화국으로 바뀌는 데까지 갔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절대권력과 그에 기생하는 상류층들이 얼마나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살았으면 단두대에 끌려가고국가 체제를 바꿀 정도가 되었을까.
바로 전 베르사이유를 보고나서인지 그런 생각이 더합니다.

자,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밭을 보면서 또한 도로의 상태에 대해서도 감탄을 하게 됩니다.
전혀 흔들림 없는 도로!
평균 시속이 140 ~ 150 Km인데도 전혀 울림이 없습니다. 물론 도로 자체가 구부러짐이 거의 없는 평탄한데다 직선도로이긴 하지만 핸들링을 할 때 전혀 몸이 기울거나 급격한 상태가 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회전을 합니다.
아마도 도로의 설계속도가 200 Km정도에 맞춰놓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경부고속도로는 시속 130 Km만 넘어가면 휘청거리는데 말입니다. 잘 만들었다는 중부고속도로도 150 Km에서는 문제가 발생합니다만 이곳에서는 그러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도로 자체도 깨끗합니다. 중간중간 땜질을 한 흔적도 거의 없고……

1시간 반 넘게 광활한 프랑스의 평야지대를 지나면 드디어 과거 중세 프랑스의 중심지였던 오를레앙(Orleans)이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실제로 오를레앙은 프랑스 국토를 전체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 가운데 위치합니다. 오히려 파리는 상당히 북쪽에 치우쳐 있지요.
그래서 과거에는 오를레앙이 프랑스의 아주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로마시대에도 오를레앙은 동쪽의 리용과 함께 로마제국의 갈리아 지역 중심지였습니다.
그런 오를레앙이 한국에 사는 일반인들까지 이름을 알 수 있게 된 것은 아마도 전적으로 잔다르크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13세기 영국과의 백년 전쟁 당시 망해 가던 프랑스를 구원한 천사, 아니 용사가 바로 잔다르크 아닙니까.
실제로 여자인 잔다르크가 전장에서 직접 싸운 것은 아니라고 할 지라도 프랑스군의 사기를 높여 결국은 영국을 물리치고 대륙에서 영국의 자취를 감추게 한 인물입니다.
이 전쟁후 영국은 두번 다시 유럽대륙에 직접 영토를 가지지 못하게 되었지요. 물론 스페인 남쪽의 작은 항구도시 지브롤터가 있지만 대륙의 내지에 자기 땅을 별도로 마련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잔다르크가 프랑스를 구원하여 함락 직전의 오를레앙을 지키고 당시 국왕의 대관식을 랭스 대성당에서 거행하게 하여 나라를 다시 일으키는 힘이 되게 해주었고 또 마지막에는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해 죽은 곳이 바로 이 오를레앙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이 잔다르크 얘기를 오를레앙을 지나면서 해주고는 살짝 옆으로 비켜갔습니다.

<르와르 강변에 산재해 있는 고성들중 가장 거대한 샹보르성의 모습입니다.>

르와르강은 프랑스 중동부에서 발원하여 프랑스 중부를 남북으로 가르며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길이가 1,000 Km에 달하는 긴 강입니다.
세느강도 상당히 긴 강이지만 르와르강은 그 보다 더 깁니다.
그 르와르강이 오를레앙과 비슷한 곳에 있어 프랑스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지역은 큰 강과 넓디 넓은 평야지대로 곡창지대입니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이 지역이 프랑스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 르와르강변을 따라 고성들이 밀집해 있는데 수도가 이곳에 있다 보니 왕들도 자신이 살 궁전을 이 지역에 많이 건설한 겁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 지역은 고성들이 많이 남아 있어 보통 르와르 고성지대라고 이름붙이고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샹보르성(Chateau de Chambord)은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성입니다. 또한 가장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성이지요.
이 샹보르성이 유명한 것은 사실은 설계자가 바로 그 유명한 르네상스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이기 때문입니다.
네비게이션에서 현재 자동차의 위치와 샹보르성까지의 경로를 보면서 가면 특별히 표지판을 눈여겨 볼 필요도 없습니다. 네비게이션이 알아서 안내를 해주기 때문이죠.
확인할 겸 표지판을 보면 거의 일치합니다. 단지 진입로나 출구 등은 표지판과 비교해가면서 봐야 합니다. 고속도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국도는 약간 상황이 다르지요.
로터리가 많아 빠져나가는 길에서 잘못 보고 나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샹보르성을 옆에서 본 모습입니다.>

샹보르성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베르사이유는 도시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 샹보르성은 도시와는 전혀 동떨어지게 한적한 숲사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당시 국왕의 사냥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상당히 큰 규모의 숲사이로 성이 모습을 보이는데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성의 규모는 베르사이유보다 훨씬 작지만 그 모습은 단순한 궁전이 아닙니다. 요새화되어 적의 침략에도 대항할 수 있는 성격의 성이라는 것이죠.
성 주위로 유럽식 성의 기본 구성인 해자도 파여져 물이 흐르고 있고 성 앞으로는 녹색의 잔디밭같은 풀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 너머로는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구요.
오래된 듯 돌벽은 거무티티한 모습을 조금씩 보이고 있고 첨탑들은 뾰족하게 솟아있고 그런 모습이 우리에게는 지금까지의 도시속에서 보던 프랑스의 모습이 아닌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웅장하면서도 소박한 모습을 풍기고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멋이 같이 풍기는 그런 성입니다.
확실히 오늘 처음이지만 유럽은 도시가 아닌 시골을 봐야 재미있다는 다른 사람들 의견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앞으로 무수하게 프랑스의 시골 모습을 볼 겁니다,

오늘의 계획중 숙박계획을 바꿨습니다.
확실히 네비게이션이 있으니까 별 어려움없이 내일의 일정중 이동하는 시간을 줄일 겸 좀더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어디까지냐구요?
블로와(Blois)라는 도시는 르와르강변에 위치한 작은 도시입니다. 르와르 고성지대가 시작하는 지점에 있는 입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시내에도 블로와성이라는 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블로와를 지나쳐서 이 지역의 최대 도시인 투르(Tours)까지 가서 자기로 계획을 수정했지요.
투르까지 고속도로로 가지 않고 국도로만 지나갈 계획으로 말입니다.
르와르강변의 풍광은 자연하천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고 국도로 가다보면 여러 성들을 보면서 지나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샹보르성을 뒤에서 본 모습입니다. 원용이가 뭐가 좋아 저리도 웃고 있는지요?>

우리가 강변을 따라 조성된 국도를 따라 투르로 가며 또하나의 유명한 성인 앙브와즈성(Chateau d'Amboise)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앙브와즈성은 강변 건너편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어 우리는 또렷하게 볼 수 있었지요.
그 앙브와즈성은 다빈치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성입니다. 그래서 또한 유명하구요. 프랑소와 1세가 살던 왕궁이기도 합니다. 프랑소와 1세는 앙브와즈성과 다빈치가 살던 집을 지하로 연결하여 수시로 만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이 곳부터 프랑스도 이탈리아에서 불던 르네상스의 바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 성을 보면서 우리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려갑니다.
투르는 중부지역의 가장 큰 도시입니다.
우리가 투르에서 호텔을 잡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 전혀 준비를 못했기에 중심가에서 호텔을 물색했습니다.
겨우 4명이 수용가능한 방을 찾아 투숙하여 그동안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버너와 코펠을 꺼내 국을 끓여 맛있는 식사를 하였습니다. 물론 밥은 밥솥으로 하였지요.

오늘 우리는 새로운 기계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네비게이션과 GPS말입니다. 진작에 사용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이제라도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용할 예정입니다.
내일이야말로 우리의 이번 여행중 가장 이동거리가 긴 날입니다.
투르에서 출발하여 선사시대 크로마뇽인들의 동굴벽화로 유명한 중부의 산악지대 도르도뉴(Dordogne)지방의 라스코동굴(Grotte de Lascaux)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에 중간에 르와르강변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쉬농소성을 잠깐 보고는 바로 라스코동굴까지 직행할 예정입니다. 동굴을 보고나면 투숙할 곳을 찾아야죠,
교과서나 책에서만 보던 구석기시대 동굴벽화를 본다는 것에 저는 내일의 일정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