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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서유럽 여행기 대도시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파리(Paris) 7부 - 2008년 10월  7일 화요일 오늘 이동거리 : 13 Km, 누적거리 : 90 Km 이번 여행들어 우리는 결국 뮤지엄패스도 없이 이것 저것 잘 구경했습니다. 뭣 모르고 뮤지엄패스를 샀다가는 큰 낭패를 볼 뻔 했습니다. 일단 일정에 변경이 생기다 보니 문 닫는 날을 잘못 맞추기도 했고 아이들의 경우 무료인 경우도 있으며 일요일은 아예 입장 자체가 프리인 경우도 있었지요. 그래도 4명 합치면 180유로라는 거금입니다. 거기다 지하철 요금도 많이 절약했구요. 단 하나, 캠핑장에서 포르트 메이요까지 가는 셔틀버스 요금은 별 수 없이 매일 냈습니다. 하루에 우리식구가 10유로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찍 들어올 예정이기에 이 10유로도 아껴보자는 생각에 차를 가지고 포르트메이요 근처에 주차하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셔틀버스는 오후에는 6시이후에만 운행을 하기에 일찍 들어오는 날엔 차를 탈 수가 없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어제밤에 새로 결정했습니다. 에펠탑 올라가기, 파리자연사박물관 가기, 맥도널드를 찾아 인터넷 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저께 가지 못했던 팡테옹 가기, 시간이 되면 아이들과 박여사는 그랑팔레에 있는 발견의 전당 가기와 저는 혼자 모노프리에 가서 물 등을 사면서 내일 이동할 준비하기, 마지막으로 캠핑장에서 빨래하고 탈수하기입니다. 탈수가 거의 1시간 정도 걸려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쉽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동안 탈수를 하지 않고 빨래만 저녁에 하고 방에서 히터에 널어 말리느라 간단하게만 했는데 오늘은 마지막이라 빨래도 전체적으로 다 하고 탈수까지 할 예정인 것이죠. <우리의 보금자리 볼로뉴캠핑장> 우리가 머물고 있는 볼로뉴캠핑장이 이제는 우리의 보금자리가 되었습니다. 내일 이곳을 떠나 보름간 다른 곳을 헤매다가 다시 마지막을 이 볼로뉴캠핑장에서 보내고 서울로 향할 예정입니다. 캠핑장이라고 텐트에서 자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는 캠핑에 대한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도 예전에는 텐트를 가지고 다니며 캠핑을 하는 문화가 있었지요. 물론 시설이 잘 갖춰진 캠핑장은 아니고 산이나 계곡, 바닷가, 강변에 아무렇게 텐트를 치고 먹고 마시는 문화였지만. - 80년대 이후 자연보호문제가 대두되어 아무데나 텐트를 치고 취사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캠핑이라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캠핑 자체를 즐길만한 캠핑장이 많지도 않고 텐트를 칠만한 곳도 찾기가 어렵게 됐지요. 그러나 유럽은 다릅니다. 캠핑장도 곳곳에 산재해 많고 누구나 캠핑장내에서는 쉽게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 일정한 금액만 내면 됩니다. 전기, 수도물 등을 사용하고 샤워장도 이용하고 텐트 칠 공간에 대한 약간의 자릿세가 포함된 가격입니다. 그래도 일반 호텔, 모텔에 비하면 월등할 정도로 싸고 취사도 할 수 있어 숙식이 간단히 해결되니까요. 그래서 학생들의 수학여행도 우리와 달리 캠핑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유럽에는 이외에도 숙박시설이 다양합니다. 유스호스텔과 같이 개인이 침대만 빌려 여러 사람이 같이 한 방에 투숙할 수 있는 도미트리도 많습니다. 아마도 프랑스만 하더라도 10,000여개의 캠핑장이 전국 곳곳에 있어 캠핑이라는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캠핑장에서의 캠핑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 텐트를 치거나 캠핑카를 가지고 가서 캠핑을 하거나, 아니면 캠핑장에 설치되어있는 모빌홈 - 모빌홈은 컨테이너 박스와 같이 네모난 나무로 지은 간단한 숙박시설입니다. 그안에 침실, 부엌, 화장실, 샤워실, 거실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 이나 캐러밴 - 캠핑카의 자동차를 제외한 부분만 캠핑장내에 가져다 놓은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내에서도 동해안의 망상 오토캠핑장에 이 시설이 있습니다. - 에서 캠핑을 하는 형태입니다. 캠핑장들은 이런 모든 시설을 다 갖추고 있지 않고 규모에 맞게 일부 시설만 운영합니다. 큰 캠핑장의 경우는 위의 3가지 형태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볼로뉴 캠핑장은 규모가 상당히 커서 파리 근교에 있는 3개의 캠핑장중 가장 규모도 크고 파리시내에 자리잡고있는 캠핑장입니다. 그래서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볼로뉴 캠핑장에서 투숙을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년 내내 예약하기가 어렵습니다. 텐트나 캠핑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그나마 쉽게 할 수 있지만 모빌홈은 예약을 미리 하지 않으면 비싼 모빌홈을 배정받거나 없기가 쉽습니다. 우리도 처음에 예약을 하려고 한 것은 모빌홈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작고 싼 것이었는데 예약이 안되어 할 수 없이 그것보다 비싼 곳으로 예약했습니다. 볼로뉴 캠핑장은 파리시내에 있는 곳으로 가격은 좀 비싼 편입니다. 볼로뉴 캠핑장이 자리잡고 있는 볼로뉴공원은 예전 왕조시대때는 왕의 사냥터였습니다. 그러다 프랑스 대혁명이후 공화국으로 오면서 시민공원으로 바뀌어 지금은 파리 서쪽에 자리잡은 거대한 숲과 운동장 등으로 되었습니다. 아마도 테니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세계 4대 테니스대회중 하나인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파리의 롤랑가로 경기장이 바로 볼로뉴숲의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캠핑장을 출발하면서 오랜만에 핸들을 잡고 그동안 셔틀버스가 다니던 길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포르트메이요 근처까지 가서 지하철역 가장 가까운 도로변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서 혹시나 해서 4시간 주차요금을 냈습니다. 오늘의 필수 준비물은 노트북과 무전기입니다. 오후에 서로 헤어져서 다시 만나 캠핑장으로 들어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서로 연락할 수 있는 무전기입니다. 가장 먼저 원용이가 무척이나 가고 싶어하던 에펠탑을 아침부터 일찌감치 올라갔습니다. 화요일 아침일찍이라서인지 의외로 에펠탑주위에 사람들이 없어 표를 살 때부터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전혀 기다림없이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파리시내를 내려다보기에 에펠탑만큼 좋은 곳은 없습니다. 서울은 산과 언덕이 많아 400m가 훨씬 넘는 남산타워 꼭대기에 올라도 서울시내의 전경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곳만 보게 되지요. 허나 파리는 언덕이 없어 300m정도밖에 되지 않는 에펠탑에서도 잘 보입니다. 물론 파리와 서울의 시 전체 규모 자체가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서울이 아마도 4배 정도 더 크기때문에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에펠탑위에서 내려다보는 파리시내는 개선문이나 몽마르트르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3층으로 이루어진 에펠탑의 마지막 3층에서 내려다보는 파리 시내가 시원스럽습니다. <에펠탑에서 내려다본 샤이요궁과 앵발리드> 파리자연사박물관은 여러 개의 건물과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파리 동쪽 세느강 남단에 있으며 이 곳에서 팡테옹이 가깝습니다. 인터넷이나 책에서 본 자연사박물관의 모습에 아이들이 무척이나 가고 싶어했지요. 우리 아이들은 자연사박물관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물론 스페이스센터도 좋아하지만 자연사박물관은 어느 도시에서나 꼭 가려고 하지요. 미국에서도 LA,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뉴욕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사박물관들은 거의 대부분 갔습니다. 이제 유럽에서도 가게 된 겁니다. 파리자연사는 마치 모든 동물의 뼈를 한데 모아 놓은 모습의 사진을 본 지라 오늘 그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려고 했는데 정말이지 이번 여행에서 우리의 일정은 너무 달라졌습니다. 서울에서 만들어온 일정표대로 움직이지 않고 변화를 주어 순서를 여러 번 바꿨는데 바뀔 때마다 휴일 체크를 하지 않은 제가 잘못이지요. 이 자연사박물관도 건물을 찾아갔지만 아니나 달리 화요일이 장날입니다. 진화관, 고생물관 등 중요한 건물들이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아, 이런 실수를 이번 파리에서 거듭하다니! 다행히 정원은 열려 있습니다. 공원이니까요. 고생물관의 입구를 겨우 찾아 - 어쩐지 입구가 닫혀있어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 문을 밀고 들어갔더니 내부의 큰 방에 사진으로 보던 동물뼈들이 잔득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건물도 상당히 낡았고 뉴욕자연사박물관이나 스미소니언박물관은 고사하고 LA자연사박물관보다도 훨씬 작은 규모이고 한눈에 그 전시실이 다 보이는 겁니다. 그러더니 안내원이 나와 오늘은 문을 닫았으니 내일 다시 오라는 군요.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나가지 않고 눈으로라도 내부를 좀 더 훑어보고는 나왔습니다. 그런데 만일 오늘이 휴일이 아니어서 입장료 내고 들어갔으면 정말이지 크게 실망할 뻔 했습니다. 관리도 그렇게 잘되는 것 같지 않고…… 파리자연사박물관은 한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옆에 우리가 그렇게도 고대하던 맥도널드가 있습니다. 캠핑장의 최대 단점중 하나가 인터넷이 마음대로 되지않는다는 겁니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구역은 입구에 있는 오피스내의 PC에서만 가능하고 이 PC는 사용요금을 별도로 받고 있습니다. 5분에 0.5유로입니다. 엄청 비싼 요금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빠르지도 않은, 무지하게 느린 속도로 인터넷을 했다가는 아마도 수십 유로를 쓰지 않을까 합니다. 그나마도 PC가 3대밖에 없고 해서 한번도 인터넷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메일까지도…… 그런데 여기서 아주 쉽게 맥도널드를 발견했으니 저희에게는 다행이지요. 생각보다 파리에서 맥도널드와 같이 인터넷을 할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참고로 한국에서는 모르겠는데 전세계적으로 맥도널드는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각 나라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지요. 만일 급하게 인터넷을 통해 메일을 주고 받을 일이 있다면 일차적으로 맥도널드를 찾는 것이 효과적일 겁니다. 여하튼 우리는 맥도널드에서 점심도 먹고 오랜만에 인터넷에 연결하여 필요한 이메일도 받고 보내기도 했습니다. 제가 필요해서 한 것인데 아이들이 더 열심입니다. 이제 6학년이라서 그런지 자기들이 더 이용합니다.  <맥도널드에서 인터넷을 하고있는 원정이> 한참을 지나 다시 오늘의 일정에 돌입합니다. 다음은 세번째 일정인 팡테옹입니다. <팡테옹 앞에선 우리의 쌍둥이들> <팡테옹 내부 중앙홀의 모습> 아마도 서구에서 돔형 건물이 처음 지어진 것은 로마공화국 말의 로마에 있는 팡테옹입니다. 제국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가 사비로 지어 국가에 기증한 팡테옹은 현재까지도 그대로 남아있는 로마의 유적중 몇 안되는 유적입니다. 그 팡테옹과 영국의 세인트폴 교회를 모델로 개선문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거대하게 만든 곳이 팡테옹입니다. 완공된 시기는 프랑스대혁명이 발발한 1789년입니다. 팡테옹은 프랑스를 빛낸 프랑스인들을 위한 일종의 국립묘지입니다. 일반적인 국립묘지는 아니고 위대한 프랑스인들을 모신 곳이지요. 이곳에는 계몽사상가로 유명한 볼테르, 장 자크 루소 등과. - 파리코뮨 때의 지도자 감베타, 프랑스의 대문호로 알려져 있는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과학자로는 퀴리부부 등 수백명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팡테옹은 또 하나 지구가 자전한다는 것을 증명한 푸코의 진자실험으로도 유명합니다. 지구의 공전은 모두들 이해하고 증명이 되었는데 지구의 자전은 그 당시까지 어느 누구도 증명하지 못한 것을 푸코가 진자를 이용한 실험으로 증명하였습니다. 그러자 나폴레옹이 - 여기서도 나폴레옹이 나옵니다. - 푸코에게 그 실험을 공개적으로 하라고 요구하여 결국 푸코는 팡테옹에서 하겠다고 하여 팡테옹 천정의 중앙에 매달고서 실험을 하여 지구는 자전한다라는 가설을 증명했지요. 그리고 이후 실제로 진자로 인해 지구가 자전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영구히 팡테옹의 중앙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 저런 이유로 쌍둥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겁니다. 팡테옹에 들어서니 천정까지의 높이가 성당들만큼 높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내부가 겉에서 보기보다 엄청난 규모입니다. 모든 것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고…… 팡테옹의 중앙에는 황금빛의 동그란 진자가 놓여있는데 하필 공사중이라 천정에 매달려있지는 않습니다. 이번 여행이 시작한 이후로 예정 일정과 타이밍이 여러 번 맞지 않네요. 이런 중요한 것도 공사중이라 제대로 보지를 못하고 말입니다. 팡테옹 지하에 위인들의 유해가 모셔져 있지요. 실제로 대리석관이 놓여져 있습니다. 상당히 크게 만들어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일부는 별도의 방으로 모셔져 있습니다. 1871년 보불전쟁에서 패하면서 파리시민들은 왕당파인 정부와 달리 항복을 거부하고 시민들로 방위대를 구성하여 마지막까지 저항을 했지요. 남녀평등, 최저임금제 등 당시로서는 혁명이라 할 만한 구호를 내건 사건입니다. 소비에트와 같은 자치 조직이 생겨나 그 조직을 중심으로 파리치안과 방위를 유지했지요. 이 사건을 역사에서는 파리코뮨이라고 하지요. 한국에서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파리코뮨은 어찌보면 최초의 사회주의 실험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 사상적 기반 때문에 우리에게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감베타라고 하는 인물이 중심이 되어 타 지방에서 독일군에 승리하면서 파리를 탈환하고자 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국민들의 지도자가 바로 감베타입니다. 그러나 결국 프러시아군, 아니 독일제국군에 의해 파리가 함락되면서 왕당파와 독일군에 의해 엄청난 학살도 발생하였고 굶어 죽은 사람도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이후 프랑스는 감베타와 같은 인물이 중심적 인물로 떠오르면서 다시는 왕정이나 제정으로의 복귀는 사라져 공화국체제가 굳건하게 되었고 또 그 보불전쟁 패배에 대한 반발로 프랑스와 독일은 대결구도로 가게 되어 종국에는 1, 2차대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당시 자치정부의 수반과 같이 활동한 사람이 바로 감베타입니다. 또한 잔다르크와 같은 인물로 받들여질 만큼 대단한 인물입니다. 우리에게는 볼테르나 장자크 루소보다 훨씬 덜 알려진 인물인데 그 인물이 팡테옹으로 내려간 지하입구 바로 옆에 한쪽 벽 전체를 차지하며 자리하고 있습니다. 계속 안으로 들어가 보면 가장 안쪽에 프랑스의 대문호이면서 사회사상가인 에밀 졸라의 유해와 전시실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목로주점”, “나나”, “제르미날” 등의 작품으로 유명하고 특히 사회주의자로서 당시 유대인 차별로 인해 무고한 한 유대인 청년을 죄인으로 몰아넣었던 사건인 드레퓌스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한다며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신문에 실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지요. 그가 죽은 후 결국 드레퓌스에 대해서 무죄가 판명됩니다. 실제로 그의 무덤이 어느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졸라의 유해가 있는 방이 팡테옹에서는 가장 큰 방이라는 사실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에밀 졸라는 몽마르트르에 있는 묘지에서 이 팡테옹으로 이장된 지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방은 유해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의 생애 전반에 대한 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퀴리부인의 석관> 빅토르 위고, 장자크 루소, 볼테르 등은 작은 방에 있거나 관만 놓여있는데 반해 에밀 졸라와 감베타는 상당히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상당한 존경을 받는 인물인가 봅니다. 이 팡테옹 내부에 또한 우리가 잘 아는 부부가 공동으로 모셔진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과학자인 퀴리부부입니다. 남편인 피에르 퀴리와 부인인 마리 퀴리입니다. 우리에게는 남편보다 부인인 마리 퀴리가 훨씬 유명하지요. 그런데 마리 퀴리가 여기 묻힌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프랑스로 귀화했고 노벨상을 수상해서 모셔졌는지 모르지만 본질적으로 폴란드인인데 말입니다. 외국인을 모시지는 않는다는 팡테옹인데…… 팡테옹 내부를 자세히 보고 나니 오늘의 일정은 거의 마쳤습니다. 발견의 전당으로 아이들과 박여사를 데려다주고는 저녁 5시반에서 6시사이에 포르테메이요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는 혼자 먼저 가서 주차한 차를 끌고 장을 보고 캠핑장에 갔다 놓은 후 포르트메이요 근처에 가 있으면 나머지 식구들이 발견의 전당을 구경하고 그 부근에 와서 무전기로 연락하기로 하고 헤어졌지요. 무전기가 없었으면 상당히 불편했을 텐데 반경 2 ~ 3 Km짜리 무전기가 이런 곳에서 효과적인 기계가 됩니다. <발견의 전당에서> 발견의 전당에서 그래도 약 2 ~ 3시간 정도 구경하기는 잘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사박물관에 가지 않은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깁니다. 이 곳이 훨씬 재미있다는군요. 그래서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짐싸고 빨래하기를 제외한 모든 일정을 마쳤고 아직 해가 지지않아 환한 상태에서 우리의 애마 푸조로 자연스럽게 캠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베르사이유를 거쳐 오를레앙, 블로와까지 가는 일정입니다. 프랑스의 옛 고성들, 과거의 왕궁이었던 고성들이 모여있는 르와르(Loire)강 지역으로 가는 일정입니다. 이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프랑스의 고속도로와 시골을 보러 갑니다. 제가 듣기로 유럽은 도시보다 시골을 가봐야 예쁘고 재미있고 그 나라들의 생활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내일부터 우리는 그런 여행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