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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탈리아 여행기 중세와 르네상스시대를 지나며...     로마 -> 아시시 -> 페루자 -> 피렌체 -> 몬테카티니 6부 - 2005년 12월 23일 금요일 이제 로마에서의 호텔생활은 끝났습니다. 그래도 호텔시설이 괜찮았는데... 오늘은 로마를 떠나 북 이탈리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날입니다.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관광을 한다는 이유로 아침 7시 반에 출발합니다. 짐은 어젯밤에 거의 다 정리하여 아침에 별도로 짐 싸는 수고는 덜 수 있었습니다.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우리의 여정은 내일 베네치아에서 숙박입니다. 기대가 되는 일정입니다. 난생 처음 이런 이름 붙은 날을 해외에서 보내게 되었으니... 아 참, 그리고 보니 2004년 여름 미국여행 시에도 미국 독립기념일에 미국 남부 뉴올리언즈에 있었습니다. 다만 호텔방을 도시와는 거리가 먼 곳에 잡느라 그날 밤의 불꽃놀이도 보지 못했지요. <아시시의 성프란체스코성당을 배경으로...> 오늘의 일정은 중세 풍의 도시 "아시시"로 가서 구경하고 오후에는 토스카나 구릉지대를 지나 피렌체까지 가서 피렌체를 관광한 후 숙박하는 일정입니다. 아마도 총 이동거리는 5시간 정도 될 겁니다. 아시시는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에 자리한 언덕 위에 있는 자그마한 도시입니다. 물론 현대적인 도시는 평지에 있지만 산 위에 중세시대의 건축물들 그대로 현재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아마도 전라남도 낙안읍성과 같다고 하면 딱 들어맞는 도시입니다. <아시시 거리의 모습,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아시시는 13세기 로마가톨릭의 성인 중 하나인 프란체스코 성인이 태어나 자라고 살았던 도시입니다. 성 프란체스코는 당시 제 2 의 예수 그리스도로 추앙을 받을 정도로 청빈과 겸손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사람입니다. 원래 부유한 집안 출신이던 그가 자신의 재산을 모두 버리고 무소유와 무욕의 생활을 하면서 교회내부에 새로운 수도회를 결성하게 됩니다. 그 수도회가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이며 이 곳 아시시에 수도원을 건설합니다. 초기에는 무소유라는 청빈사상이 주였지만 신도가 늘어나고 특히 성 프란체스코 사후 수도회는 본래의 사상으로 가자는 파와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소유는 필요하다는 파로 나뉘어졌고 현재에는 여러 파로 분파되어 있습니다. 그 프란체스코 수도회가 관리하고 있는 도시가 바로 우리가 가려는 아시시입니다. 수도회가 관리하다 보니 도시의 모습이 중세시대의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시시에 도착하여 돌로 된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면 바로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 나옵니다. 이 성당에서 유명한 것은 지오토가 그린 프란체스코 성인의 일대기 그림과 프란체스코 성인의 유해입니다. 그리 크지도 않고 다른 성당들에 비해 특별한 것도 없는 성당입니다. 오히려 첨탑이나 돔 등의 특별한 것이 없는 단순한 구조의 간결한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시시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입니다. 성당에서 나와 도시 내부를 걷다 보면 작고 좁은 길 양쪽으로 중세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단지 언덕위로 곳곳에 나 있는 골목길을 걷다 보면 일반적인 도시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다가옵니다. 실제로 민속촌과 같이 모형만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재도 사람들이 현재 시점에 맞게 살아가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을 뿐이죠. 우리나라에도 전라남도 승주에 있는 낙안읍성만이 유일하게 조선시대의 성곽안에서 당시의 모습 그대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어 100여 년 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데 이 곳이 그렇습니다. 전기와 가스, 수도, 자동차 등 현대문명의 이기와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도시의 외형과 모습은 1000년 전의 모습입니다. 더욱이 오늘 우리의 일정은 파란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회색과 하얀색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상당히 멋진 모습입니다. 아담하면서도 글이나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모습을 간직한 곳입니다. 이 곳, 아시시에서 내려다보는 움브리아 평야의 넓은 모습도 또 다른 풍경을 제공하고 있지요. <아시시의 건물과 하늘빛깔의 조화> <아시시 골목> 이제 이 곳 아시시에서 오전을 보내고 다음 일정으로 넘어갑니다. 피렌체까지... 가는 경로 중간에 페루자를 거쳐 가게 됩니다. 페루자는 2002년 월드컵 당시 축구선수 안정환이 선수로 뛰었던 축구팀의 홈구장이 있는 곳입니다. 뭐 지금은 프랑스에서 뛰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페루자라는 이름은 친숙한 편입니다. 움브리아주를 벗어나면 피렌체가 있는 토스카나주입니다. 토스카나주는 주로 구릉지대입니다. 평야도 아니고 그렇다고 높은 산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닙니다. 낮은 산이라고도 할 수 있고 언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구릉이 계속 이어진 모습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포도재배와 포도주 생산으로 유명합니다. "키안티"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포도주가 바로 이 곳, 토스카나의 키안티산맥 근처에서 생산됩니다. 또한 피렌체 근방의 곳곳에 유리공장들이나 가죽공장들이 발달해 있습니다. 유명한 페라가모, 프라다, 구찌 등의 가죽공장들이 이 곳, 피렌체에 인근에 있어 피렌체가 가죽에 관한 한 세계적인 지역임을 보여준다. 물론 예로부터 발달된 것이지만... 피렌체! 아마도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 무수하게 본 이름이지요. 중세가 끝나고 근대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문화의 중심지가 바로 이 피렌체입니다. 마사초, 지오토, 보티첼리, 단테, 벨리니, 라파옐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등 무수히 많은 예술가, 작가들이 탄생했고 활약했던 곳입니다. 피렌체가 그 르네상스의 중심이 된 이유는 바로 메디치라는 명문 금융집안 때문입니다. <피렌체 전경,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14세기 ~ 18세기까지 존립하였던 메디치가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보호자로서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 굴지의 금융업자로서, 또 피렌체공화국과 토스카나공국의 지배자로서 유명합니다. 초기 메디치가는 상업으로 성공하여 14세기부터 피렌체의 정치계에 등장하였고 14세기 후반 치옴피의 폭동 때, 시민편에 가담하여 지배층을 공격하는 데에 앞장섬으로써 시민들의 신망을 얻어 피렌체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했다고 합니다. 그 후 민중의 지지와 상업자본에 힘입어 정권을 장악하고 교황청의 재정을 장악하여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으며, 사재를 투입하여 예술과 문예를 보호, 장려하여 문예부흥, 즉, 르네상스시대를 열게 됩니다. 특히 로렌초 데 메디치 때에 피렌체와 메디치가의 번영은 정점에 달하였고, 그의 뛰어난 외교수완으로 피렌체가 이탈리아 정치의 중추적 지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피렌체의 르네상스문화가 최고조에 이른 것도 이 때입니다. 그 후 2명의 교황까지 배출하고 유럽 각국의 왕가들과 혼인에 의한 인척관계도 만들었지만 메디치가는 점차 세력이 약화되다가 18세기에 결국 가계가 단절되고 맙니다. 아무튼 피렌체는 메디치가를 모르고서는 볼 수 없고 얘기가 통하지 않는 곳입니다. 메디치가에 대해서는 서점에 가면 몇 가지의 책이 있습니다. 그 가문의 흥망성쇠에 관한 책입니다. 이 메디치가의 절대적인 후원을 받은 예술가와 문인들이 이 곳, 피렌체에서 경제적인 고통이나 어려움 없이 활동을 했기에 르네상스가 시작되었고 곧이어 전 유럽으로 전파되어 중세에서 근대사회로 변모하게 됩니다. 드디어 역사책 속에서나 보았던 그 역사의 중심지, 피렌체에 우리 4식구가 발을 들여 놓게 된 겁니다. 문제는 쌍둥이들입니다. 저와 박여사는 그러한 역사적인 점이라든지 혹은 예술적인 면을 알고서 피렌체를 보지만 아이들은 그런 감각이 많지 않지요. 단지 아는 것이라고는 미켈란젤로, 단테, 지오토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과연 이 아이들이 흥미 있어 할 지가 의문입니다. 현재의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일본 영화인데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보다 영화 속에 나오는 피렌체 시가지의 모습이 참 아릅답습니다. 아르노강과 두오모성당을 배경으로 한 풍경은 바로 피렌체의 본 모습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그 영화를 한국에서 미리 봤다면 아마도 피렌체의 모습을 상상하며 영화에서의 모습과 비교를 했을 텐데 아쉽게도 우리 식구들은 어느 누구도 그 영화를 보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한국으로 돌아가 보게 됩니다. 피렌체 하면 아르노강과 우피치미술관, 그리고 피렌체 두오모성당인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강이라고 하지만 한강과는 전혀 다른 아마도 폭이 100m 도 안 되는 자그마한 강입니다. 유럽에서야 그런 것들도 모두 강이라고 하니까 일단 강이라고 하지요. 사실은 "아르노천"인데. 그리고 우피치미술관, 이곳은 르네상스시대의 각종 회화, 조각품들이 모여 있는 필수적으로 봐야 할 미술관이라는 군요. 박여사의 말에 의하면 말입니다. 또 하나, 거대한 작품인 성당입니다. 도시마다 몇 개씩은 있는 성당이지만 이곳 이탈리아에서는 "두오모(duomo)"성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단어상으로 Duomo는 영어의 Dome입니다. 즉, 돔이 있는 성당입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그 본래의 뜻 말고도 다른 뜻이 하나 더 있습니다. <피렌체 두오모성당,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초기 교회 당시부터 기독교는 도시마다 주교를 하나씩 두고는 그 주교를 중심으로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주교회의는 상당히 중요한 결정을 하는 회의로 자주 소집되지는 않습니다. 콘스탄티누스대제 시절 유명한 니케아 공의회도 각 도시의 주교들을 소집하여 성상숭배에 대한 결정을 위한 공의회였지요. 물론 이때부터 서서히 로마가톨릭과 그리스도 정교회(현재의 러시아정교회)로 나뉘게 되는 시발점이 됩니다. 당시 로마제국의 수도인 로마에도 주교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 로마주교가 전체 교회의 주교들의 대표자인 가톨릭의 교황으로 추대된 것입니다. 그리고 각 도시의 주교들이 있는 성당을 이탈리아에서는 바로 "두오모성당"이라고 부릅니다. 나중에 가는 밀라노에도 두오모성당이 있지만 돔은 없습니다. 그 곳에는 주교가 있습니다. 피렌체는 돔도 있고 주교도 있습니다. 저도 천주교신자가 아니라서 주교가 어떤 역할을 하는 지는 잘 모릅니다만 높은 위치에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 서울이나 부산 등지의 각 도시에도 주교가 있나요? 궁금합니다. 각설하고 위의 3가지가 핵심적으로 봐야 할 피렌체입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피렌체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언덕입니다. 이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피렌체의 전경은 아르노강이 시내 중앙을 흐르고 베키오다리(Ponte Vecchio)를 비롯한 갖가지 다리들, 강 건너 우뚝 솟은 둥그런 주황색 돔을 가진 두오모 성당, 성당 옆 지오토의 종탑도 보이고 곳곳에 솟아 있는 성당들과 피렌체의 온 시가지를 뒤 덮은 주황 빛깔의 지붕들이 한 눈에 보여 그야말로 장관을 이룹니다. 여기서 보는 피렌체와 실제 시가지는 다르겠지만 멋진 모습을 간직한 피렌체입니다. 첫번째 볼거리인 아르노강은 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잘 보입니다. 그러면서 시내로 진입하는 동안 버스안에서 다시 간단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으로 아르노강은 모두 보았습니다. 정말 다 보았을까요? 궁금합니다. 패키지여행이라는 맹점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요. <피렌체 두오모성당 전경,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피렌체는 대형버스가 진입하기가 어려운 도시입니다. 좁은 골목들 사이사이로 성당들과 볼 거리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피렌체 시내를 도보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피렌체 시가지는 아시시나 로마와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돌바닥으로 만들어진 좁은 도로며 도로 양 옆으로 비슷한 높이로 줄지어 늘어서 있는 건물들 하며 옛날 모습에서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영화를 많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유럽을 배경으로 한 수 많은 영화들의 장면들이 이런 도시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만들어져서 우리에게 소개가 많이 된 덕분이지요. 가장 먼저 우리는 산타크로체(Santa Croce)광장에 도달합니다. 여기서 이번 여행 최고의 망신스러운 말을 합니다. 산타크로체 성당을 두고 아이들과 박여사에게 "어, 저건 두오모 성당이야." 어쩐지 말을 하면서도 뭔가가 찜찜했었는데 - 생각보다는 작다는 느낌, 그리고 이탈리아 4대 성당이라고 하면 뭔가가 다를 텐데 그냥 그런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 역시나 가이드의 말 한마디에 뒤통수를 맞았지요. "여긴 산타크로체 성당이구요, 이제 이 근방에서 가죽제품을 파는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시뇨리아광장으로 이동합니다. 그런 후 두오모성당으로 갑니다." 어쩐지 두오모성당 치고는 볼품이 없더라니...   <산타크로체 성당과 광장> 광장에 있는 카페에서 카푸치노도 한잔 하면서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며 다른 일행이 쇼핑이 끝날 때를 기다렸습니다. 이탈리아에 와서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는 정말 많이 마시게 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한잔씩 사서 마시게 됩니다. 에스프레소는 아주 작은 잔에 따라주는데 맛이 진한 대신에 뒷맛이 개운합니다. 입안이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카푸치노는 크림 속에 있는 커피향이 크림과 섞이면서 독특한 향을 내지요. 아무튼 이탈리아니까 이런 카푸치노, 에스프레소나 많이 마셔야지요. <베키오 궁전의 모습,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다시 시뇨리아 광장을 향해 시가지를 걸어갑니다. 시뇨리아 광장에는 옛날 피렌체 공화국 청사로 쓰였던 베키오 궁전과 우피치미술관이 있습니다. 또한 실물은 우피치에 있지만 누구든지 볼 수 있도록 광장에 모조품으로 설치돼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있습니다. 확실히 주위를 둘러싼 궁정이나 건물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폐쇄적인 공간의 광장인 이 곳 시뇨리아 광장은 공화국 당시 시민들이 모여 도시의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하던 곳입니다. 고대 로마의 포로 로마노지역이 그런 직접 민주주의의 장이었다면 바로 이 시뇨리아 광장이 피렌체의 직접 민주주의의 장입니다. 베키오궁전은 외부로부터 적을 방어하기 쉽도록 창문과 같은 외부와의 접촉장소가 상당히 조그맣게, 그리고 적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엄청난 외형의 석조 건물임에도 바깥 세상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듯합니다. 드디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바빠집니다. 신곡의 저자 단테의 생가와 박물관이 있는 곳을 지나 아주 좁은 골목길을 나서는 순간 앞에 거대하게 솟은 건물이 눈이 확 들어옵니다. <단테의 생가> <시뇨리아광장에 있는 다비드상> 바로 피렌체 시내로 들어오기 전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보았던 주황색 돔으로 이루어진 두오모성당입니다. 한마디로 입을 벌릴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날이 어두워져 약간은 컴컴한 가운데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하얀색의 대리석 건물, 아니 건축물이 상상하기 어려운 크기로 보인 겁니다. 하얀색 바탕의 대리석 건물 중간중간에 갈색과 쑥색 - 실제 분홍색과 초록색인데 어두워져서 갈색과 쑥색으로 보입니다. - 의 대리석을 섞어서 만든 모습입니다. 이 대리석들은 이 지역, 토스카나지방의 대리석들입니다. 즉, 3색의 대리석을 섞어 만든 건축물입니다. 이 피렌체 두오모성당의 본명은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Santa Maria del Fiore) 성당입니다. 우리 말로 하면 "꽃의 성모마리아"성당입니다. 아마도 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밤의 성당 외관을 바라다본 것인데 역시 이탈리아에서도 손꼽히는 대성당인지라 규모 면에서도 그렇고 만들어진 솜씨나 외형상으로 풍기는 당시 최고의 기술과 자본, 건축자재를 사용한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성당의 돔은 바티칸과는 달리 8각형으로 되어있습니다. 돔까지는 460 여 개의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일본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이 곳 성당 돔 꼭대기에서 10년 뒤에 만날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서로 지키려 돔까지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서로 만나게 됩니다. 오늘은 너무 늦어 올라갈 수도 없지만 올라가도 밤의 도시의 불빛만 보일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겠지요. 아마 밤의 풍경은 이 곳 이탈리아 보다는 서울이나 뉴욕과 같은 현대적인 도시들이 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번에 다시 방문하게 될 때를 대비해서 돔까지 올라가 보는 것은 남겨놔야지요. <피렌체 두오모성당의 야경> 이 피렌체의 두오모성당은 성당만이 아니라 종탑, 그리고 세례당의 유명한 건축물들이 같이 모여 있습니다. 성당의 정문 앞에서 성당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 있는 높은 사각형의 종탑이 그 유명한 지오토의 종탑입니다. 성당의 돔보다는 몇 계단 낮게 만들어졌지만 이 지오토의 종탑도 유명한 건축물입니다. 지오토가 설계하여 만들어진 이 종탑은 성당과 같은 대리석을 사용하여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높이 솟은 종탑과 성당의 외관이 상당히 어울린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성당의 종탑과 달리 도시가 형성된 이후에 만들어져서 인지 좁은 곳에 만드느라 성당과 바짝 붙어 서있습니다. 마지막, 성당 정문 앞에 팔각형의 건물이 있습니다. 이곳이 유명한 피렌체 산조반니 세례당입니다. 이 곳 이탈리아의 성당들은 대부분 세례당을 별도로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종탑도 별도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조반니 세례당은 사실은 두오모성당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입니다. 현재의 건물은 15세기에부터 만들어진 두오모성당이나 지오토의 종탑보다 1000년은 먼저 만들어졌던 건물입니다. 4세기경에 만들어졌다가 11세기에 재건된 건물입니다. 원래는 이 곳도 성당입니다. 두오모성당이 이탈리아 고딕양식이라면 산조반니 세례당은 로마네스크양식입니다. 또한 대리석도 분홍색은 빠진 흰색과 녹색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출입문은 3개가 있는데 그 중 동쪽문은 "천국의 문"이라고 부리는 르네상스 청동조각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캄캄한 밤에 보았기에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이 산조반니 세레당에서 유명한 단테와 같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산조반니 세레당의 "천국의 문"> 이제 앞에서 얘기한 피렌체의 3가지 볼거리 중 2가지는 보았습니다. 마지막 볼거리인 우피치 미술관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술관은 시뇨리아 광장에서 살짝 옆 모습만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을 기약했지요. 그래도 보기는 본 겁니다. 아르노강을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내려다보고 버스로 지나가며 본 것처럼... 오늘 본 두 도시, 아시시, 그리고 피렌체... 특히 저에게 피렌체는 천천히 걸으면서 도시의 곳곳을 헤매고 다니고 싶은 충동이 이는 도시입니다. 다음에는 낮에 와서 밤에 본 피렌체와 비교를 해야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피렌체를 뒤로 하고 피사가 있는 곳을 향해 떠나 중간에 있는 몬테카티니에서 밤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을 내일 보게 됩니다. 원용이나 원정이는 피사의 사탑은 책에서 많이 듣고 보고 해서인지 관심이 많습니다. 내일 그 탑에 올라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물의 도시, 수상도시 베네치아로 떠나갑니다. 기대가 되는 내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