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떠나는 유럽으로의 여정!
그 시작일 아침부터 들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일어났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준비한 배낭과 가방을 들고 우리 네 식구는 공항버스를 타러 걸어갔습니다. 공항버스로 인천공항으로 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의 여행은 버스가 아닌 승용차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우리끼리 처음부터 버스로 공항을 가게 된 것입니다.
박여사와 아이들도 이번 여행에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1년 반만의 해외여행이고 또 유럽으로의 첫발을 내딛는 여정이라서인지 아침부터 소란스럽습니다. 물론 박여사는 벌써 옛날에 유럽을 한번 가본
경험이 있다지만 워낙 오래전 일이라 모든 게 생소할 겁니다.
그래도 해외여행에 대한 경험이 여느 어른 못지 않게 많다 보니 여유는 있는 모습입니다. 단지 이제는 꽤나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여유가
있어서인지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장난기가 버스 안에서부터 발동을 하지요.
<인천공항의 크리스마스 분위기>
이번 여행에 대한 준비는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험이 풍부한(?) 쌍둥이들이 여러 가지 이탈리아에 대한 정보를 책을 통해서, 인터넷을 통해서 조사하고는 각자의 여행기를 담을 공책에 정리하고
간단한 이탈리아어도 정리하여 외우고...
하여간 엄마와 아빠가 했던 여행준비를 이제는 저희들끼리 잘합니다. 앞으로 좀 더 크면 둘이 알아서 준비하겠지요.
네덜란드 KLM항공사의 보잉 747기를 타고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까지 가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까지
약 15시간이 걸리는 지루한 비행을 하려니 걱정이 앞섭니다.
해외 장거리여행을 다니기에 가장 힘든 부분이 지루한 비행시간입니다. 항상 그렇듯 비행기 안에서 아무 하는 일없이, 좁디 좁은 비행기좌석에 앉아
10시간 이상을 간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갑갑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태평양이 아닌 중국, 몽고, 시베리아를 거쳐 가니까 혹시 비행기 창 밖으로 땅이 보이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또 떠나갑니다.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유럽은 이제 하나의 연방으로 통합하려는 시점에 있습니다. 그래서 각 나라별로 입국을 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한 곳에서 입국수속을 마치면 나머지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국내공항을 이용하는 것처럼 수속이 간단합니다.
우리는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에서 입국수속을 마쳤기에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별도의 수속이 없습니다.
30여 개국이 모여 사는, 언어도 다르고 관습도 다른 이 유럽이 하나로 통합되어 가는데 반해 몇 나라 되지 않는 동북아시아는 아직도 통합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서로간에 이전투구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중국, 일본, 한국, 북한 등으로 서로간에 이익만을 취하고 서로간에
다툼만 벌이는 이 동북아시아 지역은 언제쯤 유럽과 같이 자유스럽게 서로의 나라들을 여행하고 다닐 수 있을 지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드디어 우리는 하늘을 통해 루비콘강을 건너 갔습니다.
네덜란드에서 프랑스로 그리고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영토로 비행하면서 2000여 년 전 저 유명한 쥴리어스 시저의 본국 이탈리아로의 침략과 같이
드디어 우리도 이탈리아로 여행을 시작한 겁니다. 다만 우리만의 여행이 아닌 여행사 프로그램에 의한 단체 패키지여행이라는 점이 그동안의 우리
여행과는 다른 스타일이지요.
로마의 다빈치공항은 상당히 규모가 작은 공항입니다. 저녁 9시경에 도착하여 잘은 보이지 않지만 인천공항이나 스키폴공항과는 크기부터가 작고 좁은
공항입니다. 유럽에서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공항, 프랑스의 파리의 샤를르드골공항, 영국의 히드로공항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작은 규모입니다.
아담하다고나 할까요...
여기서 우리는 대형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합니다.
버스로 이동하여 도착한 숙소는 로마시내가 아닌 서쪽 해안가 근방의 외곽에 위치한 곳에 있는 별 네 개짜리 호텔입니다.
유럽에서 호텔은 별 다섯 개짜리가 아닌 이상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배정받은 우리의 방 2개는 서로가 연결돼있는 방입니다. 방은 2개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방인 겁니다. 여기서 우리는 앞으로 3일간을 지내게 됩니다. 미국의 모텔들과는 너무 다른 스타일의 방이고 물
잘 나오고 따뜻하니 금상첨화이지요. 참고로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4인 가족이 한방에 묵을 수 있는 방이 유럽에는 많지 않습니다. 고급 호텔이라야
가능하지 작은 호텔들은 거의가 2인 1실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탈리아하면 너무나 많은 역사적인 기록들과 역사적인 유적들, 그리고 현대에 이르는 서양문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커다란 나라입니다.
다름 아닌 로마제국이라는 거대한 고대제국과 르네상스시대의 핵심지역이 되는 나라이지요.
로마를 모르고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없고, 르네상스를 모르고는 근현대 유럽을 알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라는 이 두가지 세계적인 유적들을 보러 내일부터 바쁘게 움직일 겁니다.
오늘은 새로운 대륙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 루비콘강을 멋지게 건넜습니다.
내일은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를 외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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